'정치쇼'보다 나쁜 '사기정치'
'정치쇼'보다 나쁜 '사기정치'
  • 변중섭 기자
  • 승인 2011.09.16 17:38
  • 호수 3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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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의 窓

얼마전 우리는 한 ‘아름다운 양보’를 보았다. 여론조사에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도와 신뢰를 받았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고 자신은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기존의 정치판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현실로 벌어졌다. 그의 등장에 환호했던 지지자들에게는 당황스런 결과였지만, 분명한 것은 두 사람이 과거의 정치문법을 떨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서로 물고 물리는 싸움 대신 지지도가 훨씬 높은 안철수 원장이 흔쾌히 양보를 선택한 것은 새로운 정치현상이라고 이해되면서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국민 배우’나 ‘국민 가수’에 이어 대중의 인기를 모을 수 있는 ‘국민 정치가’가 등장하는 이 새로운 흐름은 기존 정치권의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여권은 이를 두고 ‘정치쇼’라 비하함으로써 안철수가 지적한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집권세력’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다. 기존 정치권의 이기주의와 아전인수격 정치판 해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10월 치러질 도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입후보 예정자들의 행보가 눈에 띈다. 민주당 소속 한 군의원이 출마에 앞서 당을 탈당했다. 그는 민주당이 도의원 후보 공천과정에서 보여준 공정성을 상실한 행태에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미 당 내부적으로 공천을 결정해 놓고도 공천신청을 받는, 군민을 속이는 ‘사기정치’에 환멸을 느껴 더이상 민주당에 몸담고 싶지않다는 심정을 털어놨다.

민주당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군민의 기대와 열망을 외면하고 말았다. 이는 ‘정치쇼’보다 더욱 질이 떨어지는 ‘사기정치’다. 아직도 당리당략이 우선하고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정치권의 낡은 사고가 팽배한 지역 정치판에서는 안철수의 아름다운 양보가 불러온 새로운 정치흐름, 신선한 충격이 빛이 발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한편, “군민을 먼저 생각하고, 군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군민이 열망하는 자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무소속으로 새로운 정치에 도전해 보겠다는 한 군의원의 각오가 메아리 없는 외침이 아니길 바란다.

아름다운 양보가 불러온 ‘안철수 현상’을 주목하자. 이는 화합의 정치,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적 기대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거울삼아 기존 정치권이 자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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