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없는 사회
염치없는 사회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1.09.02 08:50
  • 호수 3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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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의 환공(桓公)은 자신을 죽이려고 활을 쏜 관중(管仲)을 스승인 포숙아(鮑叔牙)의 청에 의해 재상에 임명했고, 관중 또한 자신을 믿어준 제환공을 도와 제나라를 강국으로 만들었다. 광중과 포숙 두 사람은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고사성어로 더 유명하다.
관중이 병이 들어 죽어 갈 때에 제환공은 관중의 병상에 와서 문병을 하였는데 관중은 죽음을 앞두고 환공에게 간신들을 나열하며 그들을 멀리하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관중이 죽은 후 제환공은 인정에 끌려 그들 중 일부를 중용하였고 결국 강국이었던 제나라를 몰락하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관중은 재상이 되어 환공에게 나라의 기강을 튼튼히 하는 네 가지 근간(四維)을 말하고 이를 실천하도록 했다.
관중이 말한 4유는 예(禮), 의(義), 염(廉), 치(恥)로 관중은 “이 중 하나가 없으면 나라가 기울어지고, 둘이 없으면 위태로워지며, 셋이 없으면 뒤집어지고, 모두 없으면 나라가 파멸을 면치 못 한다”고 했다.
기러기나 까마귀는 날아가고 앉는데 질서가 있고, 맹수들은 먹이를 먹을 때 순서가 있으니  짐승들도 예의와 질서가 있기 때문이다.
짐승들 가운데도 같은 종족은 절대 잡아먹지 않으니 이는 곧 의리가 있는 것이고, 먹이를 잡았을 때 혼자 먹지 않고 나누어 먹는 것은 청렴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짐승이 사람과 달리 갖지 못한 것이 있으니 바로 부끄러움 즉 수치심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인간의 잣대로 짐승의 수치심을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점이 없지 않지만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알고, 이를 부끄럽게 생각하지만 짐승은 그렇지 못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체면 때문에..’라는 말은 곧 부끄러운 일을 저질렀을 때 오는 수치심을 말하는 것으로 때론 이 수치심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고, 높은 벼슬을 던져 버리기도 한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지만 버리고 그칠 수 있는 것도, 바로 체면 때문이었으며 조선의 선비들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체면을 가장 중히 여긴 것도 도덕을 지키는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언제부터인가 ‘체면이 밥 먹여주냐?’는 천박한 이기주의가 만연하면서 체면이고 뭐고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장·차관 등을 임명할 때 능력 위주의 발탁이라는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탈세와 병역 기피, 부동산 투기라는 특기와 능력 하나 쯤 갖지 않은 사람은 눈을 씻고 보아도 없게 되었고, 이러한 풍토는 국민의 가치관 혼동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훌륭한 임금의 곁에는 충언과 고언을 하는 충성스런 신하가 적지 않다. 하지만 포악한 임금의 곁에는 아첨하며 자신의 잇속만을 챙기는 신하 뿐이다.
훌륭한 임금이 살던 사회나 포악한 임금이 살던 때나 충성스런 신하와 간사한 신하는 있게 마련이지만 훌륭한 임금은 자신의 허물을 꾸짖어주는 신하를 내치지 않았을 뿐이고, 포악한 임금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제환공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것이 신하 몇 명을 중용하였는지 아니면 멀리하였는지 하는 작은 것에서 비롯되었듯이 장성군의 미래도 이와 다르지 않다.
체면도 없고, 수치심도 모르는 사람들이 군정을 좌지우지한다면 장성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어찌되었든 모든 책임은 최고 경영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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