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정월대보름을 맞아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풍습에 따라 장성관내 곳곳에서 마을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다채로운 놀이와 행사가 풍성하게 열렸다.
정월대보름 하루 전날인 지난 16일 장성읍 상오1리에서 열린 기원제를 첫 시작으로 17일까지 양일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당산제,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등 전통놀이가 열렸으며 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했다.
행사가 열렸던 이틀간은 비와 눈 등으로 인해 춥고 궂은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자신과 가족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했다.
▲ 기원제(祈願祭)
제액초복(除厄招福), 즉 액을 막고 복을 부르는 의미의 기원제는 마을주민의 단결, 화합, 협동을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민들이 신께 원하는 것을 빌면서 하나의 공동체의식을 갖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심리적 안정을 가지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당산제(堂山祭)마을의 조상신・수호신에게 마을사람들의 연중무병과 평온무사를 비는 제사를 말한다.
동제(洞祭)・동신제(洞神祭)・대동치성(大洞致誠)・산제(山祭)라고도 불러지며, 대개 마을 입구에 있는 제단이나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사당에서 제를 올린다.
이때 제단은 미리 청결하게 닦고 주변에 황토를 깔아놓으며, 솔가지를 끼운 금줄을 쳐 잡인의 출입을 막는다. 당산제를 올리기 위해 제주는 1주일 전부터 목욕재계하고 육류를 먹지 않으며, 상인(喪人)이나 병자를 만나지 않는 등 몸과 마음가짐을 청결하고 바르게 했다.
▲ 달집태우기
정월 대보름 무렵에 생솔가지나 나뭇더미를 쌓아 ‘달집’을 짓고 달이 떠오르면 불을 놓아 제액초복(除厄招福)을 기원하는 풍속으로 지역에 따라 달집불・달불놀이・달끄실르기・망우리불(망울이불)・달망우리・망월・동화(洞火)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달집태우기는 달을 불에 그슬려야 가뭄이 들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풍농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사악한 기운과 부정을 살라 없애는 불(火)이 지닌 정화력을 적극 차용한 액막이 의식으로 알려져 있다.
보름달이 떠오를 때 거대한 달집을 불태우는 것으로 마을에 깃든 모든 악귀가 소멸될 것이라는 염원과 새봄을 예축하는 역동적인 의례로서 달과 맺어진 다양한 대보름 세시풍속의 의미가 종합적으로 녹아든 대표적인 민속놀이이다.
▲ 쥐불놀이
논・밭두렁에 불을 놓는 정월의 민속놀이로 해마다 첫 쥐날 또는 정월대보름 전날 농촌에서 논・밭두렁 등의 마른 풀에 불을 놓아 모두 태우는 풍습으로, 논두렁 태우기라고도 한다.
이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쥐를 잡고 들판의 마른 풀에 붙어 있는 해충의 알을 비롯한 모든 잡충(雜蟲)을 태워 없앨 뿐만 아니라, 타고 남은 재가 다음 농사에 거름이 되어 곡식의 새싹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한 소망이 담겨 있다. 또 민간신앙으로 이날 불을 놓으면 모든 잡귀를 쫓고 액을 달아나게 해 1년 동안 아무 탈 없이 잘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
이외에도 정월대보름에는 지신밟기, 복조리 걸어두기, 더위팔기 등의 다양한 놀이와 함께 잣・호두・밤・은행 등을 깨무는 부럼, 오곡밥, 귀밝이술, 약식 등의 음식을 먹으며 한 해의 안녕과 가족, 마을 등의 번영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