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은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었다.
경칩은 24절기중 입춘(立春), 우수(雨水)에 이은 세 번째 절기로 태양의 황경이 345도에 이르는 때이며 동지 이후 74일째 되는 날이다. <동의보감>에는 ‘동면하던 동물은 음력 정월에 활동하기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경칩에 해당하며 음력 9월에 동면을 시작하는 절기로는 입동에 해당한다’고 씌여 있다.
조선 왕실에서는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나 갓 자란 풀이 상하지 않도록 불을 지르지 못하게 금령을 내리기도 했다. 성종실록에는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전하기도 한다.
이 시기에는 농촌에서 개구리 알이 몸을 보한다 해서 생으로 건져 먹기도 했다. 흙일을 하면 일년내 탈이 없다하여 담을 쌓거나 벽을 바르기도 했다. 이 시기 고로쇠 물을 마시면 위병과 속병에 효과가 있다고 여겼다. 경칩이 지나면 고로쇠 수액은 잘 나오지 않으며 약효도 떨어진다.
또한 농가에서는 장 담그기를 한다. 우리 조상들에게 장 담그는 일은 일년 농사를 짓는 것 만큼 중요했다. 경칩때는 화장실을 푸기도 했는데 인분을 퇴비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대동강 물도 풀리고 만물이 약동하는 경칩은 생명력이 소생하는 희망의 절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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