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유치, 돈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다
민자유치, 돈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09.10.28 15:12
  • 호수 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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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민자유치는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지역의 경제활성화를 도모하는 일이다. 하지만 민자유치가 자본을 유치하는 것으로 끝나면 그 자본은 묻혀버리게 되고, 민자 유치의 효과는 미미하게 나타나다 곧 사라지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이 민자유치에 성공하려면 민간자본의 투자자가 투자의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협력해야 한다. 아울러 투자자는 민간자본이 지역 주민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상생의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흔히 민간자본이 지역에 투자하려해도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지나친 개발 중심의 민자 투자가 환경 파괴를 불러오고 주민들의 삶의 터전만 빼앗는 결과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와 주민간의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투자자는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에 이익을 주어야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주민은 투자자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신뢰가 쌓이게 된다.
코리아캐릭터박물관 주식회사가 2년여 동안 주민들을 접촉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개발계획의 수립이 끝나고, 이를 실천하는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을 참여하게 한 것은 바로 주민과의 신뢰를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환경파괴를 최소화할 것과 마을 주민들이 함께 모여 살 수 있는 장소, 그리고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을 원했고, 투자자는 이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노력했다.
민간자본의 유치는 상호간의 신뢰와 발전 가능성을 함께 끌어온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10년 아니 20년 후를 내다보라

지방자치단체의 민자유치 가운데 주 대상은 관광, 레저 그리고 산업단지 유치가 대부분이다. 이 가운데 골프장, 콘도, 호텔 등과 첨단 산업단지 유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과도한 유치경쟁은 골프장 건설의 중단으로 인한 주민 피해와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하고도 기업을 유치하지 못해 일반 산업단지로 전환하는 등의 폐단이 속출하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를 염두에 두고, 투자유치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무리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거나 부풀려 홍보한 탓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미래를 내다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졸속 추진한 결과다.
코리아캐릭터박물관 주식회사 김양수 대표는 “오늘날은 IT(정보기술, information technology)산업에서 BT(생명공학, bio technology)산업으로 앞으로는 CT(문화기술, Culture Technology)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그런데도 지방자치단체에서는 IT와 BT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년은커녕 10년 후도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제주도에는 22개의 골프장이 운영 중에 있는데 18개의 신규 골프장 허가가 나서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제주도 골프장의 회원권은 3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하락했고, 이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은 이미 투자의 메리트를 잃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는 환경 파괴의 우려를 무시하고, 눈앞에 보이는 세수(稅收)와 관광 효과에 기대어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자연보다 좋은 관광자원은 없다

제주도는 60층의 초고층 호텔 건립을 위해 조례 등을 개정해서라도 이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 랜드마크를 마든다는 것이 제주도의 추진 배경이다.
하지만 한라산을 가리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제주도의 가장 소중한 랜드마크인 한라산을 잃어버릴 것이 분명하다.
최근 들어 제주도는 올레길로 관광객들이 몰려오면서 주변 민박집과 맛 집 등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활용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제주를 찾고 올레길을 걷는다.
축령산과 장성호의 관광 개발 계획서에 따르면 장성호 주변에 테마 전원 단지를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10여년 전부터 시작했던 장성호 순환도로가 완공되었다면 테마 전원단지 조성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파괴된 자연은 쉽게 복구할 수도 없을 것이며 그 곳에 아무리 좋은 시설물을 세워놓는다고 하더라도 도시에 시설물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따라서 관광 레저 시설은 그 무엇보다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발되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인터뷰// 코리아캐릭터박물관 주식회사 김양수 대표

김양수씨는 한국 캐릭터협회 이사로 제주도 성산읍 삼달리에 조성 중인 코리아캐릭터박물관 주식회사 대표로 있다. 김대표는 캐릭터박물관을 짓기 위해 3년 전부터 제주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주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기 위해서다.
김대표는 “민자유치의 성공을 위해서는 투자자와 지방자치단체가 T.F팀을 구성해서 계획부터 함께 논의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자유치가 지자체와 투자자 모두가 윈윈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의 구상이나 기획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관광자원에 대해 “과거에는 사찰이나 고궁 등이 관광 자원이 되었지만 이젠 아니다. 지금은 대상이 움직이고, 이야기가 있으며 관객이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것을 바란다”고 했다.
이는 21세기 장성아카데미에서 김영한 소장이 순천만 프로젝트에서 강의한 내용과 다르지 않다. 순천시는 6-70년대에는 송광사, 80년대 들어서는 낙안읍성이 관광 자원이 되었지만 이제는 순천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자체가 사업을 추진하면서 흔히 수천만 원에서 수 억 원을 들여 위탁하고 있는 용역에 대해서도 따끔한 충고를 했다.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의뢰하는 용역이란 것이 짜깁기나 불필요한 내용으로 꽉 차있다. 투자하려는 회사는 실질적이고, 실현 가능한 내용으로 보고서를 작성한다”며 용역에 대한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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