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는 녹색 농촌 만들자 5- 이웃나라 일본의 자전거 문화 - 중
자전거 타는 녹색 농촌 만들자 5- 이웃나라 일본의 자전거 문화 - 중
  • 박재범 기자
  • 승인 2009.10.19 18:11
  • 호수 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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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거리(?)가 된 자전거

급격한 자동차 보급 등 산업화에 따른 환경문제가 심각해지자 세계적으로 탄소배출 제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를 비롯한 각 지자체 역시 그 대책 중 하나로 자전거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자전거 활성화의 필요성과 추진 중이 정책의 문제점 등을 분석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쿠사츠시 자전거 전용주차장
일본에서 자전거가 생활의 필수품이 되다 보니 대형마트는 물론 시에서도 그에 발맞춰 자전거 전용주차장을 세워 운영중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시가현 남부에 위치한 쿠사츠시다. 총 인구가 약 12만 6천 명인 쿠사츠시는 67.92km²의 면적에 인구밀도는 km²당 1,850여 명으로 시가현 중 시중에서 가장 밀도가 높다.

1960년대 이후 공업입지의 급증으로 농촌지역에서 공업지역으로 전환된 쿠사츠시는 주변시·읍과 같이 90년대에 들어 거품 경제에 의한 지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개발업자에 의해 맨션이나 교외주택 등이 세워졌고 여기에 교토나 오사카 등의 대도시보다 비교적 교통 조건도 좋아 도시민들이 퇴직 후 전원생활을 하는 전형적인 시골도시여서 현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구였다.

여기에 1994년 시가현이 도시정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약 611㎡의 면적을 무상으로 제공해 리쓰메이칸대학 BKC캠퍼스(立命館大学)가 들어섰고 점차 인구가 늘어 현재의 높은 인구밀도를 보이고 있다.

리츠메이칸대학BKC캠퍼스에서 마을로 통하는 자전거 전용도로
▲자전거 전용주차장 ‘미나미쿠사츠역 자전거 주차장’
1990년대 말 인구 증가로 쿠사츠시에서 세운 미나미쿠사츠역 주차장은 지하 1층을 포함한 4층의 건물로 애초 2.300여 대의 자동차와 350여 대의 오토바이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도록 세워졌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자전거가 도로 곳곳에 불법으로 세워져 도시미관과 보행자의 불편을 초래해 지난해부터 지상 1층을 자전거 전용 주차장으로 올해부터는 2층까지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

하루 이용요금은 120엔, 한화로 계산하면 약 1,600원. 물론 주변에 2시간 동안 무료로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는 대형마트의 주차장도 있지만 2시간이 초과하면 150엔(한화 2,000원)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쇼핑을 제외한 모든 자전거 이용자들은 미나미쿠사츠역 주차장을 이용한다.

24시간 운영하는 자전거 주차장은 헬스클럽이나 쇼핑몰, 식당 등의 주변 상가를 이용하는 주민들에겐 무료로 제공된다. 쿠사츠시에서 주변상가 활성화를 위해 상가에서 주차증에 확인도장을 받아오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한 달에 한 번씩 상가를 대상으로 주차 자전거 수량에 따라 소정의 주차료를 징수한다.

하루에 자전거 전용주차장을 이용하는 주민은 평일은 2천여 명이며 토·일요일과 축일(기념일)은 1,500여 명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주민이 이용하다 보니 월정액요금도 옥내에 옥외에 주차하느냐에 따라 400엔(5,300원)가량 차이가 있다. 또한, 요금이 미납된 체 방치된 자전거가 1년간 200여 대가 속출하고 있다.

주차장 관리원은 3개월 이상 방치된 자전거에 대해 주민이 자전거를 구입해 경찰당국에 500엔(한화 6,200원)을 주고 등록했던 등록번호를 확인 후 연락을 취해 미납요금 징수를 통보하고 그 외에는 전문 처리 업자를 통해 처분하고 있다.

리츠메이칸대학BKC캠퍼스에서 올해부터 자전거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다.
▲자전거도 통제한다
쿠사츠시의 높은 인구밀도의 주요원인인 리쓰메이칸대학 BKC캠퍼스(立命館大学), 시가현쿠사츠시노지히가시 1-1-1에 소재해 경제학부, 경영학부, 이공학부, 정보이공학부, 생명과학부, 약학부 등의 학부에 1만 8천여 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다.

재학생 중 자전거를 이용해 등교하는 학생은 약 1만 2천여 명으로 나머지 학생은 대부분 소형오토바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학에서는 1,600여㎡(약 500평)의 입구 쪽 부지 2곳에 자전거전용주차장을 마련하고 대학내부에는 자전거를 운행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리츠메이칸대학BKC캠퍼스의 자전거 전용주차장
또한,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자전거의 정확한 수량과 외부자전거의 출입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자전거 이용 학생(임직원 포함)을 대상으로 자전거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다. 자전거에 센서를 부착해 학교입구에서 등록되지 않은 자전거를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일본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려면 가장 기본적으로 경찰당국에 등록해야 하고, 학교나 아파트, 맨션, 회사 등 소속된 곳 모두 자전거를 등록해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일본에서는 경찰관을 도로 곳곳에 배치돼 지나가는 자전거 이용주민을 대상으로 검문검색을 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자전거를 검문검색을 위해 근무중인 경찰관
경찰관의 주요 검문검색 목적은 자전거 한 대마다 이용주민과 등록자가 일치하는지 확인해 도난자전거를 색출하고 또한, 1인승(유아 탑승 제외) 자전거에 추가적인 탑승을 엄격히 제한하기 위해서다.

쿠사츠시의 경우 1일 평균 15건의 자전거 도난신고가 접수돼 경찰당국의 검문검색으로 절반가량의 자전거를 주인에게 되찾아 주고 있다. 찾지 못한 나머지 자전거는 불법주차 등으로 인한 철거대상이 대부분이다.

자전거 전용도로에 자전거 이용객들에게 당부하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즐비하다.
▲자전거를 타려면 ‘매너’ 갖춰야
전형적인 시골도시인 쿠사츠시는 대학교 주변에만 자전거 전용도로가 개설됐을 뿐 나머지는 도로와 인도, 자전거 도로가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은 자전거를 이용한다.

심지어 차량 2대가 교행하기 어려운 상황인 마을 도로에도 차량운전자보다 더 여유롭게 자전거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차량운전자가 애초 차량을 소유하기 전에 자전거를 이용했기 때문에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에 대한 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 모두가 자전거 문화가 급성장하지 않고 밑바닥에서부터 정착해 왔기 때문이다.

자전거 이용자에게도 보행자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신도심에 개설된 자전거 도로에는 ‘속도를 줄이고 라이트를 켜라’, ‘매너~업’, ‘보행자도 운전자도 교통 규정을 지키자’ 등의 안내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있다.

여기에 좁은 마을 도로마다 ‘이 통로는 마을의 생활로이기 때문에 자전거 통행시 자숙해 주십시오’라는 마을반상회, 경찰당국의 부탁문구를 적은 표지판도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자전거를 탔을 때 금전적인 면을 떠나서 안전적인 면에서 보장받을 수 있는 게 적었다.

자전거를 도난을 당했을 경우도 일본에서는 모든 자전거를 등록해 관리하다 보니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지만, 한국은 제도적으로 먼저 포기하고 만다.

유학생들을 사이에 자전거를 물려주는 새로운 풍속도가 생겼다. 2-3대까지 물려주다 보니 애초의 자전거를 등록한 선배들의 이름을 몰라 경찰당국의 검문검색에 걸려 4시간가량 취조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금전적인 면에서도 자전거는 필수품이다. 한국은 (지하철)역과 역사이의 거리가 짧지만 일본은 거의 2~3배 거리다. 버스요금도 시내 전 지역 요금이 동일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정거장별 거리에 따라 요금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왕복 요금이 3~4 정거장 정도의 기본요금인 170엔(한화 2,300원)인 반면에 시내 역에서 학교까지 버스로 여섯 정거장 (10여 분) 걸리는 거리의 버스요금은 무려 220엔(한화 2,940원)으로 하루 6천여 원의 비용이 지출되다 보니 자전거는 생활의 필수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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