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는 공돈이 아니다
국비는 공돈이 아니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09.10.14 17:22
  • 호수 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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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유치보다 국비 타는데 올인>

2012년에 열리는 여수세계박람회는 호텔 등 숙박시설을 민자유치를 통해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박람회가 2년 반 밖에 남지 않은 지금도 민자유치는 성사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투자자의 기본을 무시했기 때문에 일어난 안이한 사고의 결과다.
이익이 남지 않는 사업에 투자할 투자자는 아무도 없다. 박람회가 끝나고, 관광객 등 숙박 시설을 이용할 고객을 얼마나, 어떻게 확보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백억 원의 돈을 묻지마 투자할 수는 없다.
물론 예외는 있다. 바로 국비라는 것이다. 수백 억이 아니라 수천 억, 수 조원을 낭비해도 아무런 탈이 없는 돈이 바로 국비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민자유치를 위한 기반 조성사업을 하겠다며 국비를 요청한다. 하지만 수십 억, 수백 억 원의 국비를 받아 기반시설을 조성하고도 민자가 유치되지 않아 마냥 기다리고 있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안동문화관광단지는 안동을 중심으로 주변에 흩어져 있는 유교, 전통문화 자원을 연계`활용하여 관광 휴양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2002년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국비 763억, 지방비 763억을 투입되는 사업으로 기반시설이 거의 마무리되어 가고 있지만 숙박 시설 등 민자 유치는 거의 성사 되지 못하고 있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지면>

안동문화관광단지는 한국관광개발공사가 사업을 위탁받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처음부터 안동시가 중심이 되어 추진한 사업이 아니고, 중앙정부에서 주도하여 비롯된 사업이다. 
안동시의 사업은 누구보다 안동시가 잘 알고 있고, 민자를 유치하기 위한 사업 추진은 처음부터 투자자와 함께 그림을 그려가야 한다.
민자유치를 성사시키려면 투자자가 원하는 장소와 기반시설 등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안동시는 국비를 받기 위해 안동문화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TF팀(테스크 포스)을 만들었지만 가장 중요한 민자유치가 성사되지도 않았는데 팀을 해체시켰다. 민자유치는 관광개발공사가 담당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민자유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관광단지에 가장 핵심 시설인 유교문화체험센터가 죽은 시설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속박물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거제시가 지세포 마리나 조성을 위한 외자 유치를 위해 기반공사를 하기 전부터 투자자와 협의를 한 것은 민자유치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거제시는 지세포 다기능 어항을 조성하기 위해 대포 마리나 조성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보조 마리나를 만들어 지세포 마리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다. 투자자와 함께 논의하고, 투자자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민자유치 대부분이 관광,레저부분에 치우쳐>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민자유치가 대부분 대중골프장과 관광호텔, 리조트, 테마파크 등에 치우쳐 있다는 것도 민자유치 실패의 원인이 된다.
제각각 용역을 발주하다 보니 예산낭비도 심각하다. 각 지자체들은 수천만 원에서 3억 원 안팎의 용역비를 지출하고 있다. 심지어 수십 킬로미터 내에 있는 지자체가 똑같은 사업을 유치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경우도 없지 않다.
여수시와 통영시 그리고 거제시는 남해안 관광벨트를 이루는 천혜의 여건을 갖추고 있지만 각 지자체마다 서로 협력하거나 함께 발전하려는 노력보다는 비슷한 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거제시가 지세포 마리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여수시도 화정면 백야리 일대 약 50만 제곱미터에 사업비 3천 5백억 원을 들여 백야리조트 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 달 25일 투자협약을 맺었다. 주요 시설 계획을 보면 콘도 1천여 실과 컨벤션 센터, 워터파크, 고급 빌리지형 콘도타운, 클럽하우스, 마리나센터, 옥외스포츠 운동장 등이다.
부산시, 거제시, 통영시, 남해군 등이 추진하고 있는 민자유치 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아 중복 투자와 이에 따른 사업 추진 실패 등이 예견된다.
따라서 지역의 특색을 살려 인접 시`군과 함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인터뷰// 정거룡 거제시청 투자유치 담당-------------------------
거제시가 해양관광 사업을 위해 민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세포 마리나 다기능 어항 조성을 담당하고 있는 정거룡 투자유치 담당에게 민자 유치에서 가장 어려운 점을 물었다.
 
해양관광 사업을 추진하는데 자연공원법, 수산자원보호법 등에 묶여 실제로 개발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더구나 해변은 경사도 등이 심해 활용할 수 있는 땅이 절대 부족하다.
공유수면 점용 허가 기간이 3년으로 묶여 있어서 투자자가 최소한 30년 내지 60년은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했을 때는 난감했다. 투자자에게 30년은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다행히 국토해양부에서 법률을 개정하기 위해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했고, 남해안특별법이 제정되어 법적인 제한에서는 많이 벗어나게 되었다.
실제로 민자유치에 가장 큰 어려운 점은 땅값 상승에 따른 투자자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지세포의 경우 자연녹지였던 곳이 평당 15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상가지역은 1천만원이 넘는다. 이렇게 되면 지역발전은 물론 토지 소유자들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자 유치 지역이 투기꾼들의 이익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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