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뜯은 푸성퀴에 고추장 비비고,

고추에 된장 찍어 보리밥 한 술 뜨고"
"갓 뜯은 푸성퀴에 고추장 비비고,

고추에 된장 찍어 보리밥 한 술 뜨고"
  • 김은정 기자
  • 승인 2009.10.08 11:08
  • 호수 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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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밥상의 위협 ‘로컬푸드·슬로푸드가 해법’①

최근 로컬푸드와 슬로푸드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다. 하지만 지역 사람들에게 로컬푸드나 슬로푸드는 생소한 개념일 수 밖에 없다.

가장 간단한 개념으로 ‘로컬푸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각종 농산물을 생각하면 된다. 할머니가 텃밭에서 기른 배추 한 포기가 바로 로컬푸드인 것이다. 로컬푸드와 상반되는 개념이 ‘글로벌푸드’다.

글로벌푸드의 대표 음식은 맥도널드다. 즉 햄버거다. 세계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먹기 편안하지만 거기에 사용된 식재료의 출처가 불분명한 음식이다.

그럼 ‘슬로푸드’란 무엇인가. 슬로푸드란 원래 서둘지 말고 천천히 먹자는 의미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사라져가는 전통 음식 문화를 보호하고 재발견하며 나아가 널리 알리는 의미까지 포함한다.

슬로푸드의 대표 음식은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의 전통 발효 음식, 숙성된 김치를 생각하면 된다. 지역별 고유 향토 음식도 여기에 포함된다.

슬로푸드와 반대되는 개념은 ‘패스트푸드’다. 한마디로 햄버거, 라면, 인스턴트 식품처럼 조리가 간편하고 생산기간을 단축해서 만들어지는 식재료나 음식을 말한다.

지역신문에서 난데없이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오니 독자들이 난감하기도 할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식탁의 안전한 먹을거리의 해소 방안으로 꼭 짚고 가야할 개념이 바로 ‘로컬푸드’와 ‘슬로푸드’인 것이다.

먹을거리가 으뜸

농촌은 무너지고 농민이 죽어가는 시대속에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바닥을 달리고 있다. 세계적 식량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는 지금, 또다른 식량 전쟁의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

장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매년 열리는 농업인대회 중 지역농산물 전시장(황룡 금호리 박기천의 유정란)
대량 생산, 대량 판매는 경제뿐만 아니라 농업에 있어서도 세계화를 부추겼다. 자본주의 아래 자본의 통합은 경제뿐만 아니라 농업에 영향을 미쳤고, 더불어 기술발전과 세계 시장의 확대로 농업의 세계화를 부추겼다.

대량생산이 최고로 일컬어지던 70~80년대 세계는 녹색혁명의 미명아래 비료, 농약을 대거 투입해 땅을 망가뜨렸다. 우루과이라운드에 이어 WTO 협상은 세계 농산물의 평준화를 부추겼고, 자국 농산물의 보호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세계는 더 크고 더 많은 농산물을 더 빨리 공급하고자 노력한다. 그 일환으로 유전자 조작 식물이 생겨났고, 단기간에 유전자 조작 식물은 세계를 강타했다.

2004년 유럽모니터에서 조사한 ‘패스트푸드 국가 순위’에 의하면 1위는 미국, 2위가 일본, 3위가 캐나다로 보고됐다. 그 중 한국은 6위로 세계 10위권에 들고 있다. 이것은 독일, 호주, 브라질보다도 높은 수치다.

예로부터 우리는 가장 좋은 먹을거리로 제철에 난 신선한 채소, 과일, 곡식을 들었다. 제철에 먹을 수 없는 것은 묵히고, 삭히는 등 발효식품으로 먹었다. 제철 식품이 소비자의 밥상에 오르기까지는 수송거리도 짧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계절마다 특성있는 제철 음식을 먹었고, ‘우리 것이 좋은 것’으로 여겨왔다. 즉 우리농산물을 최고의 먹을거리로 생각해왔다.

로컬푸드 열풍

전국적으로 로컬푸드 열풍이 불고 있다. 로컬푸드가 가장 잘 되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의 ‘지산지소’ 운동이 그것이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운동이다.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쯔노에끼’도 로컬푸드 차원의 먹을거리 시장이다. 미국의 ‘파머스마켓’이 또한 그것으로 나라마다 자국의 농산물을 보호하는 정책을 따로 두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로컬푸드 열풍이 거세지며, 전국 지자체마다 로컬푸드 운동, 슬로푸드 운동이 힘을 타고 있다. 지난 6월 29일에는 토요시장으로 유명한 장흥군에서 ‘정남진 슬로푸드 평가대회’를 열고 슬로푸드 대중화와 바른 먹을거리 실천운동을 벌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토요시장으로 유명한 장흥 '정남진 토요시장'의 할머니 장터
장흥군은 지자체 공공정책으로 지속가능한 건강산업을 개발한다는 취지로 로컬푸드와 슬로푸드를 맞물려 정책에 통합시켰다.

전북 순창군은 고추장, 된장, 청국장의 특구를 이루며 전국 향토 음식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다. 순창고추장의 연간 생산량은 약 67만kg. 순창읍에 위치한 전통고추장 민속마을에서는 72개의 농가가 전통고추장을 생산하고 있다. 161개 농가는 논콩, 메주콩, 고추 등을 직접 수확해 고추장, 된장의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로컬푸드와 슬로푸드가 동시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슬로푸드의 이상에 가장 잘 맞는 음식은 역시 제주 전통음식이다. 제주 전통음식에는 성게국, 옥돔국, 보말국, 갈치호박국, 몸국 등 맛과 향, 재료의 맛을 잘 살린 음식이 많다. 음식의 맛은 전라도로 정평이 나 있지만, 제주 고유 음식 또한 나름대로의 고유 색깔과 맛이 있다.

학교 급식도 친환경 로컬푸드로

제주시는 전국 최초 친환경 학교급식 조례를 시행했다. 내년부터는 제주특별자치도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친환경 농산물 학교 급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나주시의 경우는 2003년 공동 설립한 농협나주 연합사업단을 통해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을 추진해 학생들의 건강증진은 물론 친환경농산물의 안정적 판로확보를 구축했다. 2005년에는 친환경학교급식 클러스터 사업 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나주시는 현재 전국 학교 급식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있다.

장성군의 로컬푸드 정책

반면 장성군은 아직까지 로컬푸드와 관련한 특별한 정책이 없다. 지역 농산물 판로확보에는 노력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외지 판매 위주이고, 지역내 생산 농산물에 대한 지역내 소비활동은 미진한 부분이 있다.

지역 농산물 가공식품 전시
수송거리의 단축 차원에서 로컬푸드는 지역내 생산, 지역내 소비만큼 확실한 판로는 없기 때문이다. 지역 소비 시장이 좁다면 인근 광역시인 광주시 소비층을 주고객으로 삼는 전략도 괜찮을 것이다.

지역내 대형 마트인 하나로마트나 킴스마트에서도 지역 농산물을 찾기가 어렵다. 저마다의 유통경로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농협 하나로마트의 경우 관심과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지역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과제

이번 기획취재는 총 5회에 걸쳐 보도된다. 할머니 장터로 유명한 정남진 토요시장을 시작으로 전북 순창군의 장류문화 탐색, 나주시와 제주도의 학교 급식 실태, 그리고 각 지역의 고유 향토 음식과 로컬푸드 정책 등에 대해 찾아 나선다. 오는 10월 말 전북 완주군에서는 최초 로컬푸드 축제가 열릴 계획이었지만, 신종플루의 여파로 무기한 연기됐다. 아쉬운 부분이다.

다른 지역의 로컬푸드와 슬로푸드 정책에 맞서 향후 장성군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며, 지역내의 대안에 대해서도 찾아본다. (다음호로 이어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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