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낭하게 울려퍼지는 글공부 소리
낭낭하게 울려퍼지는 글공부 소리
  • 김은정 기자
  • 승인 2009.07.15 19:35
  • 호수 2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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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동아리, 봉암서원서 여름 글공부 수련

노강 박래호 선생과 30여년의 인연을 자랑하는 전주대 한문교육학과 동아리 ‘고전연구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봉암서원을 찾았다.

“서원에선 글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아야 한다”고 어느 누가 말했던가. 장성의 대표서원 봉암서원과 필암서원 등에서는 해마다 학생들의 글읽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명맥을 잇고 있다.

고전연구회(회장 박성경, 3년)는 지난 6월 22일 봉암서원에 입학, 오는 23일 한달여간의 글공부를 마치고 해산한다. 올해는 특히 22명이라는 많은 학생이 참여해 함께 부대끼며 밥하고, 빨래하고, 잠자는 협동심을 기르고 있다.

신입생인 전해주 학생(남)은 “밥먹고 빨래하는 것이 다 힘들다. 정말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훈장님의 예절교육이나 선배들의 올바른 가르침이 인내하게 한다. 좋은 경험이 될 것같다”고 말했다. 올해 3년째 참여했다는 황소라(3년) 학생은 “1학년때는 선배들이 시키는 것만 하면 됐으니 편했지만 3학년이 되니 여기선 최고 고참이라 책임감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1학년은 대학, 2~3학년은 맹자를 배운다. 오전 6시에 일어나서 체조하고 밥먹고 9시부터 글공부에 들어간다. 엄한 노강 선생의 호통소리에 숨소리 조차 제대로 못내쉬지만 선비의 고장 장성에서 배우는 공부는 더욱 의미가 깊은지라 하나라도 빼놓을 수 없다.

1학년 학생들은 특히 수업이 끝난 후 그날 체득한 공부를 선배에게 검사받는 시간이 따로 있다. 이를 ‘강받친다’고 한다. ‘강’을 외우고 선배앞에서 읽고 해석하고 그 의미를 풀어내야 한다. 이때만큼은 부드러운 선배들도 엄해진다.

회장인 박성경 학생은 모든 면에 모범을 보인다고 노강선생의 칭찬이 자자하다. 박성경 학생은 “무엇보다 학생들이 건강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첫째 목적이고, 두 번째는 하나라도 더 배우고 알고 가는 것”이라고 말해 어른스러움을 나타냈다.

장난끼가 가득한 전해주 학생(1학년)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학 구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바로 한 구절이 묻어나온다.

“大學之道는 在明明德하며, 在新民하며, 在止於至善이니라”하며 “대학의 길은 밝은 덕을 밝힘에 있으며, 백성을 새롭게 함에 있으며, 지극한 선에 머무름에 있느니라”고 말한다.

대학의 첫 구절에 나옴과 동시에 대학의 전체 내용을 함의하는 내용이라는 부연설명도 곁들이며 의젓함을 보인다. 전주대 고전동아리의 여름 글공부 수련은 학생들의 실력과 입소문을 통해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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