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의 궁극 목적은 '에너지 절약'
에너지 전환의 궁극 목적은 '에너지 절약'
  • 김은정 기자
  • 승인 2009.06.03 21:25
  • 호수 2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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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자립의 희망(2)

겨울 난방 필요없는 패시브하우스

초저에너지주택인 패시브하우스는 우리에게 생소하다. 풀뿌리 시민단체인 에너지전환(대표 윤순진)의 송대원 간사는 우리나라에서 패시브하우스 건립의 창시자다.

시민단체 에너지전환에서 시범으로 세운 패시브하우스.
송대원 간사는 “에너지는 분산되는게 이상적이다. 자기가 만들어 자기가 쓰는 것. 그런 의미에서 도시보다 농촌이 적합하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에너지 자립이란 결국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바이오가스를 만들어 쓰며 태양광을 설치해 쓰는 것으로 남는 것을 판매하는 행위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즉 에너지의 생산방식을 바꾸고, 소비를 줄이자는게 목적.

그런 의미에서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는 우리에게 하나의 대안을 설정해준다. 패시브 하우스는 1991년 독일에서 처음 지어진 이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고효율저탄소 주택으로 각광받고 있다. 여름 바깥온도가 35도일때도 실내온도가 26도를 넘지 않으며, 겨울에는 바깥온도가 영하 10도일 때 난방시설을 가동시킬 필요가 없는 신개념의 주택이다.

에너지전환에서는 2008년 5.4평의 패시브하우스를 시범적으로 지었다. 비용은 자재비와 인건비, 운송비를 포함해 1293만원으로 평당 200만원 가량이 들었다. 공사기간은 1개월가량. 여기서 자재비가 953만원이 들었는데, 내부에 한국산 편백나무를 사용해 향을 좋게 한 때문이라 다른 나무를 쓸 경우 더 저렴해질 수 있다.

패시브하우스의 기본은 단열과 밀폐, 열회수 환기에 있다. 집안과 바깥의 공기가 완전히 밀폐되는 것. 때문에 벽 내부를 최대한 밀폐시켜 흠을 줄였다. 벽, 천장, 바닥 모두에 스티로폴을 끼운다.

외양은 상당히 단순해 보인다. 철저한 단열과 기밀성을 유지시키고 열교환기를 통한 열을 회소한다. 그러면서도 실내 공기가 신선하고 따뜻하다. 에너지절약형 가전기기를 사용하고 재생에너지원으로 온수를 공급한다.

에너지전환은 2007년 7월 서울에서 충남 홍성군으로 자리를 옮긴 후 지역에서 에너지전환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냈다. 국내 최초 시민태양광발전소 개념을 도입, 시민들이 직접 에너지생산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시민태양광발전소는 2003년 최초 설립이래 현재 1, 2, 3호기가 세워진 상태. 2005년부터 한전에 남는 전력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재생가능에너지의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에너지전환은 현재 남북한 재생가능에너지 협력 프로젝트 추진을 계획중에 있으며 여기에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등 국제 연대로 구축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충남 홍동면 문당마을

문당리 교육관 앞에 설치된 태양광전지시설.
에너지 자립 운동은 개인이 하기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기업, 단체, 마을 단위로 추진되는 이유다. 여기 마을단위의 공동 에너지자립을 꿈꾸는 마을이 있다. 충남 홍동면 문당리. 오리농법을 통해 1996년부터 이미 마을의 19농가가 무농약 재배 인증을 받았고, 현재는 마을의 43농가가 유기재배 단체 인증을 받은 상태다.

친환경 농업의 선두에 있던 마을주민들이 에너지자립의 선봉에도 섰다. 문당리 생태마을은 마을 100년 계획서를 통해 농촌의 변화를 꿈꾸고 실현하고 있다.

문당리의 농업교육관, 회관, 정미소, 체험장, 마을 간판 등에서 사용하는 전기 및 난방은 모두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해 얻는다. 마을 곳곳에는 풍력발전기와 태양광전지판이 설치돼 있다. 2007년 농촌종합개발사업 1단계 사업으로 이룩한 성과다.

하지만 체험 생태마을로 더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문당마을은 현재 에너지 자립과 관련한 더 이상의 실천은 전무한 상태다. 기존의 풍력과 태양광전기시설을 이용하는데 그치고 있으며 풍력발전기 또한 고장나거나 중지된 것이 많아 아쉬움을 더했다.

윤데마을
농촌지역 에너지 문제 해결의 모범 답안이 독일 윤데마을에 있다. 괴팅엔시의 주민 800여명이 사는 작은 시골 마을. 마을 주민들은 조합을 결성해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지역단위 소형열병합발전시설을 설치해 전기에너지 생산과 이산화탄소 저감에 참여한다. 전기 생산량은 마을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2배로 정부에서 높은 가격에 구매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은 출자한 만큼 돈을 번다.
윤데마을 사람들은 농사가 끝나고 들판에 버려진 각종 부산물과 가축분뇨를 모아 혐기성 소화를 통해 메탄을 만들어 열병합발전을 했다. 전기는 생산해서 판매하고 열은 물을 데워 난방용으로 쓴다.
당연히 하루아침의 성과가 아니다. 괴팅엔 대학 학자와 전문가들이 에너지자립 마을 만들기를 제안하고 오랜 준비를 통해 이룬 성공이다. 정부는 장기 저리 융자와 지원금을 통해 지원했다. 2001년 4월 프로젝트를 논의, 추진위가 구성됐고, 3년간 발전소 건설을 위한 비용조달, 운영방안, 참여방법이 논의됐으며, 전체 28가구중 25가구가 참여한 가운데 2005년 9월 발전소가 첫 가동했다. (자료출처: 환경부)


가난뱅이에서 부자로…오스트리아 귀씽마을

1995년 유럽 재생가능에너지센터가 세워질 정도로 유럽의 재생가능 에너지 메카로 떠오른 귀씽마을. 이곳에는 과연 어떤 일이 펼쳐진 걸까?
1988년 산업설비도 없고, 교통도 열악해 주민 70%가 일자리를 찾아 떠나야했던 가난한 마을 귀씽. 20년이 지난 지금은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오는 기업인이 늘어나는 추세다. 1989년 국가대표 농구선수 생활을 접고 귀향한 코흐씨는 높은 실업률과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마을을 살리기 위해 재생가능에너지를 생각해 냈다.
오랜 준비 후 그는 30가구에 난방열을 공급하는 바이오매스 지역난방설비를 세웠다. 건설비용도 작은 아이디어로 해결했다. 1992년에는 귀씽면 경제 마을에 최초 바이오매스 지역난방설비가 들어섰고, 1991년에는 유채씨로 바이오디젤을 생산해 수송분야에서도 화석연료로부터 해방됐다.
하지만 유채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생산이 세계 식량위기의 원인이 된다고 하여 2008년에 바이오디젤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시켰다. 지역난방 설비는 열병합발전 설비, 열기화 설비, 바이오가스 설비 및 태양광 설비로 이어졌고, 2001년 귀씽면은 한해 소비되는 것보다 더많은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자립을 달성했다.
싼 가격에 제공되는 에너지자원 때문에 인근 지역 공장이 귀씽으로 몰려들었고, 마을엔 일자리가 생겨났다. 현재 50여개 기업이 귀씽면에 자리잡고 있고 15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에너지전환의 혁명이 경제혁명까지 가져온 것이다.

세계 최초 바이오디젤 주유소…무렉마을

에너지기술 혁신도시의 또다른 전형 오스트리아 무렉마을. 1700여명이 사는 작은 마을인 이곳은 2001년 에너지 글로브상을 수상한 에너지자립 마을이다. 세계 최초로 바이오디젤 주유소를 세우고 바이오매스를 기반해서 에너지자립을 이룬 곳이다.
마을의 변화는 에너지전환에 관심을 둔 세 명의 농부로부터였다. 1985년 12월 세 농부는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은 이후 농기계의 디젤 가격 상승, 정부 보조 하락과 관련 고심하던 중 연료 에너지 생산에 의기투합했다.
그들은 잉여농산물을 활용해 바이오디젤을 생산해 수입석유나 디젤을 대체하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민들을 설득했다. 1989년 SEEG라는 바이오디젤 생산회사를 차렸고, 여기에 400여명의 농부들이 주주로 참여했다.
그들은 그라츠대학의 화학과와 손잡고 실험부터 시작했다. 이후 바이오디젤로 가는 트랙터를 소개했고, 연방 및 주정부 지원도 받게 됐다. 1990년에는 세계 최초 바이오디젤 주유소를 세웠다.
유채를 재배해서 바이오디젤을 생산했지만 식량위기의 문제에 봉착, 폐식용유, 동물성 기름을 대안으로 생산량을 늘려나갔다. 1994년 실험에 착수, 마침내 폐식용유로 만든 바이오디젤로 차량을 운행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현재 그라츠 시영버스 150대가 폐식용유 바이오디젤로 운행된다고.
오스트리아 모든 맥도날드 점포가 폐식용유 수거 네트워크에 참여 폐식용유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생산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외 생태전기 회사 등 회사가 회사를 낳는 방식으로 마을은 성장해갔다. 일자리와 함께 수입도 늘어났다.
무렉마을의 토터씨의 말처럼 “한국에서 추진하는 원자력은 우리 미래의 답이 될 수 없다. 원자력은 쉬운 길이지만 위험한 대안이다. 무렉의 재생가능에너지의 가능성을 알려라”는 얘기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자료출처: 에너지전환 2008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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