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장성 미래의 경쟁력이다
디자인은 장성 미래의 경쟁력이다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8.04.0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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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입구의 가로등, 전등이 도로가 아닌 나무를 비추고 있어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고, 등주의 형태도 복잡하여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

1. 시작은 있되 끝이 없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공공 디자인 열풍에 휩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서울시는 공공디자인본부를 설치하여 부시장급의 본부장을 두고 서울시의 모든 건축, 거리, 광고물에 대한 시설은 반드시 공공디자인본부의 심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공공디자인과를 신설한 김해시에는 매년 수십 개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디자인 정책에 대해 적잖은 우려를 하고 있다. 이는 4년마다 지방선거를 치러야하는 단체장들이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해 조바심으로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참여없이 다른 지차체 따라하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 사업이 정치적으로 성과를 거두자 대부분의 지자체가 하천복원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중앙정부의 보조금이 그 해에 전액 집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기 때문에 일단 쓰고 보자는 심리가 커서 지역의 특성과 장기적 도시계획, 거리 전체의 조화 등을 고려하고, 주민들과 긴밀하게 협의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있다.
공공디자인 사업은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며 어렵고 힘든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가는 ‘문화’와 ‘시민의식’이 중요하다. 행정의 일방통행식, 주입식, 하향식 그리고 주민에 대해 시혜적으로 추진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공공디자인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공공디자인은 끝이 없는 사업이다. 주민들과의 대화와 합의를 통해 천천히 추진되어야 한다. 단체장의 의지와 전문가의 아이디어만으로 추진할 경우 도시미관과 공공환경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공공디자인은 주민이 스스로의 생활공간을 개선하기 위해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잘못된 공공디자인 사례

서울시 예술의 전당 앞 ‘아쿠아아트 육교’는 군인공제회가 55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건립했다.  도심속 폭포가 흐르는 예술육교...! 낮에는 원형판 위로 폭포처럼 떨어지는 워터스크린과 함께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밤에는 워터스크린 위로 다양하게 펼쳐지는 영상워터쇼를 감상할 수 있는 이 육교는  프랑스 예술원 주최 건축대상 건축가상을 수상하고, 경부고속철도 떼제베 랜드를 설계하여 ‘메디시스 오르레미르상’을 받은 프랑스의 유명한 건축디자이너인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씨가 프랑스 건축의 예술성과 한국의 풍수지리학적인 전통을 접목한 개념으로 설계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 육교는 ‘우면산’을 가리게 설계, 시공되어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공공시설물로 지적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시설물도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실패한다는 것을 가르쳐준 교훈이다.
청계천 주변과 김포시, 겅동구의 간판 정비 사업은 간판 교체 비용의 전액, 또는 디자인 비용을 지자체가 부담하여 추진하였다. 하지만 설문조사를 통해 청계천 주변 상인들의 92%가 불만족하다고 답변했고, 김포시와 강동구 주민들도 대부분 만족하지 않다고 조사되었다. 상인들에 의하면 간판이 획일적이고, 내 간판이라는 소유감이 없으며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는 상인들과 간판제작자가 좋은 간판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도록 조언을 해주는 수준에 머물러야지 간판을 제작해 주거나 디자인을 해 주면 간판문화가 자리 잡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빛의 도시’ 건설을 위해 목포시가 추진 중인 야간경관 조명사업은 정종득 목포시장의 최대 성과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야간경관 조명사업은 전국 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추진하면서 목포만의 자랑거리나 전유물로서의 희소가치가 적다. 목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해 8월 유달산 유선각 주변에 설치된 조명등에 타 죽은 매미 200여 마리가 발견됐다고 주장하는 등 생태계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목포시는 “프랑스 리용을 비롯해 중국 상하이, 일본 고베 등이 야간경관 조명을 관광 상품화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목포시도 상하이나 홍콩처럼 야간에도 바다에서 유람선을 이용한 야경 감상을 할 수 있도록 경관조명 사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효율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런던의 보로우 거리에 설치된 가로등, 간명한 등주와 조명기구의 고연색성으로 밤 중에도 차량의 색갈이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가로등은 교통안전, 보행자의 안전이라고 하는 기능적 조건에 의해 설치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즐거움과 편안함 그리고 도시 이미지가 가미된 감성적 조건이 포함된 가로등을 요구하고 있다. 가로등은 위에 설명한 조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가로등주와 조명기구 두 가지로 나뉘어 살펴볼 수 있다.
가로등주의 종류는 철재, 스테인레스, 주철 등으로 되어있다. 가로등주의 모형은 지자체에 따라 다양하게 설계되어있는데 위치와, 재질, 컬러가 적절하지 않아 주변경관을 헤치거나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복잡한 구조의 가로등주를 제작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서 정작 가로등의 생명인 조명시설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유럽에서 조명기구는 고효율의 램프, 고연색성, 초저수은, 무납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3. 장성 디자인 어떻게 해야 하나

장성 디자인은 도심 중심의 거리, 건축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 한마디로 장성 전체를 디자인한다는 입장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장성의 자연생태, 문화, 역사 그리고 이를 자산으로 삼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미래 관광 사업에 연계할 수 있는 기본 틀을 수립해야 한다.
장성군은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호남고속도로, 호남선 철도, 고속철도, 고창-담양간 고속도로, 복합화물터미널 진입로 등이 거미출처럼 얽혀 있다. 이에 따라 수십 개의 다리와 지하도가 건설되어 미관을 헤치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삶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주고 있다. 이는 도로의 건설이 차량 통행이라는 기능중심에만 치우쳐 자연 파괴, 환경과의 조화, 주민의 편익은 무시한 결과다. 따라서 국가 기반시설을 건설할 때는 반드시 장성군의 문화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에 도로는 차도와 보도라는 기능 중심에서 벗어나 볼거리 제공 및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테마 거리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읍내 중심 도로와 학교 앞의 도로는 장성을 상징할 수 잇는 거리로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군은 전자 농공단지 조성과 더불어 많은 기업체가 유치되고 있다. 공장 건물이 단순한 생산 기능에서 벗어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로 탄생되었을 때는 아름다운 예술품으로 승화할 수 있다. 아파트, 중`대형 건축물을 건설할 때도 건축물의 형태, 컬러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시 미관을 해치는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옥외광고물인 간판이다. 보도까지 침범한 이동식 광고물은 물론 규격을 무시한 돌출 간판 등은 무질서와 시민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별로 행정, 주민, 상인 그리고 전문가가 참여하여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계획과 실천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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