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곶감, 틈새시장 공략 경쟁력 갖췄나
장성곶감, 틈새시장 공략 경쟁력 갖췄나
  • 김은정 기자
  • 승인 2008.02.15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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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설날 선물로 가장 인기있는 농산물 품목중의 하나로 ‘곶감’을 꼽는다. 예전에는 홍시로 즐기던 대봉시를 곶감으로 상품화한 이래 절반가량 말린 달고 쫀득한 반건시의 대봉시 곶감이 특히 인기 품목으로 급부상했다.

TV나 신문에서도 명품 곶감에 대한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한 상자에 몇 십만원하는 고가 곶감도 생겨났다. 곶감은 각각의 판매 전략에 따라 농가 소득창출에도 톡톡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우리 고장이 북하면은 예부터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많이 불어 곶감의 당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하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부분 마을은 높은 산자락에 위치해있고 농토가 적어 곶감 판매가 차지하는 수익률의 비중이 높았다.

특히 저온시설 등으로 보관이 용이해진 곶감은 냉동보관을 할 경우 설 명절뿐 아니라 추석명절, 더 나아가 1년여간 보관이 가능해지고 웰빙바람을 타고 도시소비자들의 고급 가공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곶감을 말리고 있는 북하면의 한 농가의 곶감

생산량 예년 3배에도 재고율 ‘제로’

올 설 명절에도 곶감은 불티나게 팔렸다. 북하면 일대 2007년산 곶감 생산 및 판매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총 129농가가 22,145접(1접=100개)의 곶감을 생산해 그 중 판매용으로 19,945접 가공용 2,200접이 팔려나갔다. 설 명절 이전에는 절반가량의 판매율을 보이다가 설 명절을 전후해 급격히 상승세를 타 현재 대부분 농가에서는 재고가 없는 상태다.

올해는 가격면에서도 괜찮아 곶감을 판매한 농가 대부분이 짭짤한 소득을 올린 것은 참 반가운 소식이다. 논두렁 옆에 몇 그루 심어놓은 대봉시를 농한기에 곶감으로 판매했는데도 500만원의 수익을 얻을 정도였다고 하니 곶감 전문 판매농가는 꽤 고수익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장성곶감 재고율이 0%에 가깝다고 하여 경쟁력 분야에서 월등한 것은 아니다. 모두 129농가가 곶감을 생산했다고 하지만 백양사곶감작목반에 회원으로 활동하는 즉 곶감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농가는 45농가에 불과하다.

그들의 판매전략은 어떠한가. 대부분이 전화주문 판매로 이뤄지는 개별판매방식을 취하는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저 입소문에 의해 알음알음으로 판매하는 식이다.

우리 지역 전체 생산량이 22,000접에 불과하지만 곶감으로 이미 명성을 날린 상주시의 경우 한 개인이 그 정도를 깎는다고 하니 감히 경쟁력이란 말조차 나오지 못할 수준이다. 더구나 올해 북하면에서 생산한 곶감의 양은 예년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난 물량이라고 하니 아무리 맛이 좋아도 물량부족으로 판매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다른 지역의 곶감이 장성곶감으로 둔갑해 판매되는 사례도 있어 장성곶감의 명성에 찬 물을 끼얹는 격이다.

상품의 균등화 영세성 면치 못해

상주시는 지자체 신활력사업으로 곶감 가공품을 만들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섰고, 논산의 양촌곶감은 지역산업특구로 지정 연매출 100억원 창출의 전략을 짜고 있다.

또한 북하면 곶감생산과 판매는 개별 농가에 전담하는 수준으로 저마다 상품의 질과 크기, 수량면에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품의 균등화 즉 공동선별, 공동출하, 판매가 시급한 실정이다. 가격면에서도 일정 가격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의 통일성도 이뤄지지 못했다.

웰빙식품으로 곶감이 급부상함에 따라 많은 지자체에서 곶감을 새로운 시장마케팅상품으로 구상하고 있다. 올해는 백양사농협을 통해 판매가 시도되기도 했지만 장성곶감의 판매전략에 대한 전반적인 탈바꿈없이는 수백년을 이어온 곶감의 명성은 쇠락할 수 밖에 없다.

미주 수출길 연 ‘차씨네 농원’

이런 와중에 상주곶감을 제치고 작년말 미국, 캐나다 지역에 곶감을 수출한 농가가 있다. 차씨네 농원(대표 차후덕)이 그 곳으로 작년 10월 계약을 체결한 이래 지금까지 200접의 물량이 수출됐고 3월까지 300접의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형탁 관리이사는 판매 전략의 노하우에 대해 “상주곶감도 올해 미국진출을 계획했었다. 상주곶감은 색깔 면에서 장성곶감보다 고와 경쟁력이 있지만 맛에서는 장성의 것이 월등했다. 미국 바이어들은 장성 것이 당도도 높고 크기도 크며 무엇보다 값이 쌌기 때문에 선택을 했다”며 말했다.

차씨네 농원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주문판매하고 있으며 앞으로 러시아와 싱가폴 등지로 수출 개척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관리이사는 “의지를 가지고 꾸준한 개발아이템과 전문가의 교육, 꾸준한 마케팅을 통해야 장성곶감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홈플러스 유통 성공한 오은하씨

올해 처음 전국 17개 삼성홈플러스에 납부해 장성곶감의 월등함을 전국에 알린 오은하(중평리)씨는 15동(1500접)의 곶감을 판매했다. 우연히 알게 된 홈플러스 업자를 통해 운좋게 판매하게 됐지만 주문량이 턱없이 모자랐다.

전국에서 반응이 좋아 내년에는 23개 매장으로 늘려 유통할 계획이지만 혼자 힘으로 하기에는 많은 점에서 어려움이 따라 벌써부터 걱정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물량을 채워 장성곶감의 명성을 드높이고 싶은 바람이다.

오씨는 “홈플러스가 관계자가 내려와서 곶감물량을 보고 ‘이것이 전부냐’고 반문했다. 북하면에서는 나름대로 많이 짓는다고 생각했지만 전국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빨리 법인을 구성해 공동의 균등한 품질의 물량을 확보해 유통해달라는 주문을 해왔다”고 말했다.

행정기관의 적극 관심과 육성

규모의 경제화를 달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지만 곶감작목반 회원들의 힘으로 한계에 다다를 뿐만 아니라 조직적인 연구와 기술향상, 공동선별장과 집하장 시설마련 등 행정기관의 관심과 집중육성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군은 올해 곶감용 감묘목을 5천주 더 보급할 계획이지만 좀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구상으로 경쟁력강화에 힘써 명품 장성곶감의 명성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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