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으로 돌아와
장성으로 돌아와
  • 변동빈 기자
  • 승인 2007.08.30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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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로 보는 세상]

2001년 언제쯤이었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사무실 근방의 학원에서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컴퓨터 학원에서 한글 자판 사용법과 인터넷 이용법이나 가르쳐 주면 될 것을 포토샵이니 무슨 이론 등을 가르치면서 서너 달씩 수강을 하도록 했던 것 같다.

컴퓨터를 배우면서 인터넷을 시작했고, 그 때부터 인터넷으로 고향 소식을 전해주는 장성닷컴에 들어가 몇 마디 글을 남기곤 했다. 사실 고향이라고 하지만 중학교를 졸업하고는 종종 부모님을 찾아뵈러 가는 것 말고는 특별히 아는 것도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인터넷을 시작하면서 지방자치 이후 주민에 의해 선출된 군수나 지방의원에게 적잖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홍길동이란 필명으로 장성닷컴과 장성군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에 지방자치나 군정에 대한 비판의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때의 글이 놀라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글을 쓴 사람이 군정에 비판적인 공무원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누가 썼는지 찾아내라고 지시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장성군에서는 군정을 비판하는 글이 공개적으로 게시되는 것조차 금기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홍길동을 찾으려고 군청에 비상이 걸렸다는 얘기를 듣고, 떳떳하게 실명을 밝히고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명을 밝히고 글을 쓰자 신분이 드러났고, 온갖 회유와 협박이 시작되었다. 면사무소 직원은 이장을 통해 우리 마을에는 아무런 사업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순박한 마을 어르신들은 왜 군수님을 건드려서 마을에 피해를 주느냐며 부모님을 통해 글쓰기를 중단하라고 했다. 부모님의 말씀을 거역하지 않는 것이 자식의 도리라고 믿었지만 이것이 지방자치의 현주소인가 하고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특히 개발중심의 사업으로 인한 환경파괴와 선심성 사업 등에 대한 비판의 글을 연재하면서 고향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2002년 3월경에 친구의 소개를 받았다며 한사람이 만나기를 요청했고, 장성군수에 출마하겠다며 내게 자문을 구했다. 사실 장성군에 대해 별로 아는 것도 없었기에 몇 번이고 망설이다 공약과 연설문 등을 써주기로 했다. 장성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것 등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리석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다. 필자가 자문을 해주었던 후보는 낙선을 했고, 그건 당연한 결과였다.

2002년 대선 때 장성에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활동을 주도했던 필자는 지역의 변화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결심했다. 장성에서 시민단체를 만들어 주민들의 주권을 되찾는 시민운동을 계획했으나 여의치 않아 결국 지역신문을 만들기로 했다. 노사모 회원들과 농민회, 고광준의원, 남상도목사 등과 함께 수차례 만나 준비위를 구성하기로 하고, 초대 대표이사에 장홍기 명예회장을 추대하기로 하고, 황룡면 금호리에 있는 장회장의 농장에 찾아가 창간준비위원장으로 추대하겠으니 수락해달라고 요청했다. 몇 번의 사양 끝에 창간준비위원장직을 수락하자 고광준 의원 등과 함께 여러 곳의 지역신문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는 등 창간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이런 과정에서 처음 신문을 함께 만들기로 했던 동지 가운데 서너 명이 이탈하는 시련을 맞기도 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이제 창간 4주년 지령 200호를 맞았다. 때로는 지쳐서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어려운 고비 때마다 힘이 되어 준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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