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언론관이 바뀌어야 한다
공직자의 언론관이 바뀌어야 한다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3.12.1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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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족벌언론과의 투쟁을 선언한 일이 있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족벌언론들의 국가적 폐해가 글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의 입에서 언론과의 전쟁이나 다름없는 말이 나왔다는 것을 두고 한동안 말이 많았다.
그런 족벌언론을 개혁하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이 측근들의 비리로 곤경에 처해지자 방송 언론사 보도국장과 편집국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하여 오찬을 벌인 것도 참 우스꽝스런 일이 되고 말았다.

개혁의 발목을 붙잡고,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훼방 놓으며, 농민과 노동자 그리고 영세사업자 등의 고통은 외면한 채 오로지 재벌과 극우 세력들의 편에 서있던 조중동의 개혁은 이미 물 건너 가버렸다.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개혁 의지가 약해서도 아니고 조중동이 개과천선해서 개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도 아니다. 그건 노무현 정부의 도덕성이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야하는 언론개혁을 주도해갈 힘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148회 장성군의회 군정 질의에서 박예훈 부군수는 고광준의원이 장성군 공무원노조와 기관장과의 단체협약에서 이를 취재하려는 기자를 고압적인 태도로 내쫓은 부군수의 태도에 대해 질의한 답변을 했다. 이 답변에서 박부군수는 노조와 기관장과의 협상은 기관고유의 근무환경개선이나 업무능률향상 등 기관의 발전을 위해 조직된 협의로 사전에 양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퇴장을 요구했다고 했다.

부군수가 노조와의 단체협상을 복무와 관련된 일반적 고충처리를 해서 기관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공무원노동조합이 깨트려 나갈 문제이고, 장성군청이라는 조직이 군민들을 위해서 있고, 군민의 세금으로 일하고 있는 그들이 기관의 발전을 위해 협의하는 과정을 취재할 수 없는 이유는 뭘까?

장성군의 발전을 위해 때로는 비밀로 해야 할 회의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지방자치란 군민들이 지방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군민 스스로 한다는데 의의가 있고, 장성군수도 투명행정과 공개행정을 염불 외우듯 하지 않았는가?

공무원노조에서는 실, 과장들이 하는 간부회의의 공개도 요구한 적이 있다. 이 또한 투명행정과 공개행정의 본보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전라남도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공무원노조와 기관장과의 단체협상이 기자들의 취재가 자유로운 가운데 열리고 있다고 조사되었다. 1등군 앞서가는 장성군이라면서 군민들의 세금으로 계도지라는 명분을 내세워 지방신문사에 수 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신문을 사주면서 정작 군민들의 알권리는 막으려 드는 이유는 뭔가?

박부군수는 고광준 의원이 본보의 보도를 인용한 질의에 대해 “왜 특정언론이 보도한 것을 가지고 말씀만 하실려고 그러십니까?”라고 오히려 질의한 고의원에게 따져 물었다.
부군수가 본지를 특정 언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군청과 언론이 적당히 유착하여 계도지란 명목으로 군민들의 혈세로 신문도 봐주고, 신문은 적당히 군청의 홍보 역할을 해주는 일반적인 신문이 아니라 장성군민신문은 도저히 타협하지 않는 바른 언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공무원노조가 기관장과의 단체협상을 한다고 관심이라도 가진 언론이 있었던가? 묻고 싶다. 박부군수는 “언론보도는 다 정당하고 옳은 것만 보도합니까?”라고 말하며 마치 언론사가 옳지 않은 것을 보도한 것처럼 유도하는 발언도 했다.
공직자가 자신들의 입맛 또는 의견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언론이 색안경을 끼고 본다거나 모든 것을 비판적으로만 본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언론의 비판에 겸손하고 반성하는 태도가 없으면 그들은 독선과 오만 그리고 독단에 빠지기 쉽다.

장성군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소통이 안 된다는 것이다. 군수는 실, 과장들의 직언과 충언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하고, 실, 과장들은 하위 공무원들의 쓴소리를 달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자그만 싫은 소리도 고깝게 여기는 풍토에서 조직의 발전은 있을 수가 없다. 언론의 충고도 마찬가지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언론의 매를 큰 병을 막아주는 예방약으로 여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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