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축제 평가 다시 해야
단풍축제 평가 다시 해야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3.12.1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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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문제 외면하고, 지엽적인 논의만
제8회 백양단풍축제 평가회가 지난 12월13일 단풍축제 추진위원들과 배제대학교 관광이벤트 소장이 참석한 가운데 장성군청 상황실에서 열렸다.
이날 평가회에서는 단풍축제 평가보고서를 작성한 배제대학교 정강환소장의 ‘백양단풍축제 주요결과 및 발전방안’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추진위원들의 토론으로 이루어졌다.
정강환소장은 이번 축제가 예년과 같이 그림이나 사진, 단풍분재, 야생화 등 전시 프로그램의 만족도가 높은 반면 공연이나 체험 프로그램의 만족도는 비교적 낮다는 평가를 했다. 그러나 단풍축제 개최로 관광객 유치 가능을 입증하였고, 지역경제에 19억여 원의 파급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축제 개최시기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한 결과 현재와 같이 절정시기 이전에 개최했을 때는 절정기의 교통혼잡을 피할 수 있고, 단풍관광의 사전 붐을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장성군수와 추진위원들이 내년도 축제를 절정기에 개최할 것을 주장한 것에 대해 절정기 개최는 자연발생적인 관광객 유치가 수월하고, 축제의 핵심인 단풍관람이 쉬운 반면 축제와 무관한 단풍객들로 인한 축제개최 의미 부족, 내장산 단풍축제개최에 따른 위협요소 등이 있다고 밝혔다. 결국 절정기에 축제를 치르겠다는 것은 8회째 치른 단풍축제가 축제 자체로는 관광객을 유치할 수 없기 때문에 단풍 절정기에 축제를 치르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변선의위원이 지방자치단체마다 과거에 없던 축제가 10월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전남 인근과 내장산 단풍축제와의 비교 우위가 없고, 전체적인 평가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정소장은 광주김치축제 등 전국규모의 축제가 10억 원 내외의 축제비용을 쓰고 있는 반면 단풍축제는 적은 예산으로 축제의 규모 확대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한편 정소장은 단풍축제가 지역의 실질적인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지역상품개발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단풍축제에 맞는 장성의 상품이 개발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행사평가 10개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축제 음식에 대해 지역의 특화음식이나 축제의 주제를 반영하는 음식을 메뉴로 한 부스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이준수 사회복지과장은 축제행사장이 백양사 사찰 경내에 있어서 장성의 대표적인 음식인 메기찜, 메기탕 그리고 용봉탕 등이 선보일 수 없었다며 행사장의 특수성을 설명했다.

이번 단풍축제 평가회는 30여 명의 축제추진위원 가운데 절반가량만이 참석한데다 토론에 나선 사람은 두세 명에 불과해 평가회가 통과의례가 되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장성군의회에서조차 단풍축제를 홍길동축제와 통합하거나 축제를 하나로 줄여야한다는 주장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평가회에서 축제의 목적과 의의를 재점검하자는 얘기는 없었다.

평가보고서 또한 축제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통해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단풍축제를 살리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장성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지는 못했다.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단풍축제 기간에 백암산을 방문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 67.7%가 축제로 인하여 백암산을 단풍관광지로 선택했다고 보고했다. 이를 근거로 단풍축제의 영향으로 소매업, 음식업, 도로운송여객, 유흥비, 숙박업에 19억여 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주었다고 했다.

그러나 작년에 이어 단풍축제에 재방문한 방문객은 22.3%에 불과했고, 방문객의 방문동기를 분석한 결과 74.2%가 단풍관광을 위해 온 사람들이고, 10%는 지역행사이므로, 9.6%만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방문했다고 조사되었다.
더구나 지역경제 파급효과의 두 번째 항목인 도로여객 운수에서 9억여 원 가운데 5억여 원이 장성에서 쓰였을 것이라는 추정은 지나친 억지라는 주장이다.

관광객이 대부분 관광버스나 자가용 또는 고속버스를 이용하여 백암산을 방문했는데 총 교통비 9억여 원 가운데 장성에 파급 효과(쓰여진 돈)를 준 돈이 5억여 원이라는 계산은 근거도 없이 산출한 것이다. 3일 동안의 숙박비로 2억4천만 원을 추정했는데 그렇다면 하루 숙박비가 8천만 원이고 단풍시즌이란 특수성을 고려해서 객실 한 개당 8만 원으로 계산하더라도 호텔과 여관 민박을 포함하여 1천개의 방이 필요하다.
3일간의 축제행사에서 모든 숙박객이 단풍축제만을 위해 머무른다고 해도 그럴만한 방도 없고, 현실성도 없다. 더구나 단풍축제 기간에 백암산을 방문한 관광객의 인원 파악도 없이 어떤 근거로 그런 계산이 나왔는지 황당하다.

지난해에 비해 공연시간이 오후6시에서 오후5시로 마감되었지만 관광객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조사와 관광객의 평균 체류 시간이 4시간을 넘지 않은 것을 보면 축제에 참가한 관광객은 거의 장성에 머물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관광객이 주로 광주와 전남 인근에서 온 사람들로 조사되어 그들이 낮에만 잠깐 머물다 갔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게 한다.
기자가 숙박업소에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숙박 손님은 대부분 서울 등지에서 백암산을 등산하기 위해서 온 단체 관광객들이었다. 단풍축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란 얘기다.

장성군 문화관광과는 단풍축제가 끝나고 실질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장성군 문화관광 담당과 군의원, 주민대표 그리고 축제에 참가한 체험프로그램 진행자와 지역 기자가 참석하여 진지한 토론을 해보자는 본사의 요구를 거절한 바 있다. 축제 평가 보고서가 나오면 축제추진위원들과 평가회를 갖기 때문에 평가회 때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축제 평가회는 진지한 토론도 없이 의례적인 통과성 행사로 끝나고 장성군수의 일방적인 축제에 대한 설명과 축제와는 무관한 도서관과 전시관 얘기만 하다가 끝나버리고 말았다.

단풍축제가 장성군에 가져다주는 실질적인 이익과 간접적인 효과는 무엇인지를 냉정하게 따져서 모든 주민이 함께 준비하고 참여하는 축제가 되지 못한다면 단풍축제는 처음부터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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