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이 미선이 1주기에 부쳐
효순이 미선이 1주기에 부쳐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3.06.1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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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SOFA) 개정요구는 반미 아닌 인권과 주권찾기 운동
<칼럼>

미군궤도차량에 의한 두여중생 1주기를 맞는 우리의 심정은 매우 착찹하다. 미선이와 효순이가 미군에 의해 억울하기 짝이 없는 죽음을 당해야 했던 1년전이나 지금이나 상황은 하나도 달라진게 없기 때문이다.

더욱 참담한 것은 두 여중생 죽음을 계기로 불평등한 SOFA개정요구 촛불시위가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르면서, 미국에 대한 국민의식을 제고시켰고,

대등한 주권국가로서 미국과의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는 국민의 여망이 "미국에 할말은 하는 주권국가의 당당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했지만,

미선이 효순이 1주기와 취임 100일을 맞는 지금 노무현정부의 대미정책에 "당당한 주권국가로서의 할말을 하는 정부"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다.

두여중생 1주기 추도식과 SOFA개정을 요구하는 집회에 서울에서만 3만여명의 군중이 운집했고 전국방방곡곡에서도 추모집회가 줄을 이었다.

정치역학상 당선불가능했던 노무현후보는 국민의 참여의식과 열망, 즉 원칙과 상식이 통용되는 당당한 주권국가를 열망했던 파퓰리즘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여중생 1주기 추모와 소파개정요구 집회를 놓고 국민참여의식과 열기가 고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른바 집회가 "반미"화 되는 것을 우려한다는 것인데, 이는 정부자신의 탄생기반과 존립근거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어서 더욱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일부 수구세력과 족벌언론들의 협애하기 그지없는 주장처럼 우리국민들의 소파개정요구 집회와 시위는 "반미"정도의 저급한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다고 본다.

강만길 상지대 총장도 말했다시피, 현재 우리국민의 미국에 대한 태도와 의식수준은 "반미"차원이 아니라 "탈미"의 수준에 와있다.

적절한 예가 될지 모르겠지만, 길거리나 관광지에서 일대일로 만난 한국인과 미국인은 상호대등한 인권을 가진 독립적 존재로서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과 같이 한국과 미국이라는 국가간의 관계도 역시 바로 그런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국민은 요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는 과거의 "반미"투쟁과는 그 차원을 달리한다. 우리의 국민의식은 미국뿐만 아니라 그 어느 국가와 국민에게도 전혀 꿀릴 것이 없는 수준으로 발전했으며,

너무나도 당연하게 주권국끼리 상호 대등한 관계속에서 존중하며 협력해 나가자는 것을 요구할 따름이라는 것이다.

소파개정을 위한 요구는 보편적 인권과 주권회복을 위한 운동이지, 미국에 그것을 요구했다 해서 저급하게 "반미"로 규정하는 것은 우리의 국민의식을 모독하는 것이며 의도적으로 폄하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미선이 효순이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대미관계에 있어 반미와 사대주의라는 이분법적 저차원적 잣대를 거둬내고, 발전된 국민의식에 걸맞는 보편적 주권의식에 입각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낼 필요가 있다. 소파개정도 그 차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소파개정요구가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정부자신도 이분법적 사고로부터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보편적 주권과 인권의 문제로 소파개정문제를 접근하는 것은 단순히 이념적 편향에서 나온 과격한 목소리로 폄하시키려 애를 쓰고 있는 국내 수구보수세력의 "반미주장"을 무력화시키고 미국내 강경파들에게도 우리의 명분을 세우는 일이 될 것이라고 본다.

우리 장성에서도 미선이 효순이를 추도하고 소파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내년부터라도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게재되었습니다.


<김기성 비상임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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