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를 읽고 나서
앵무새 죽이기 를 읽고 나서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3.12.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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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동케한 한권의 책



앵무새 죽이기? 앵무새는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 것일까?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많은 암시와 긴장감을 주고 있다. 앵무새 죽이기는 "To kill a mockingbird"란 원제를 직역한 것으로 머킹버드(mockingbird)는 미국에서만 사는 앵무새과에 속하는 새로서 인간에게 전혀 해를 기치지 않고 노래만을 불려주는 새라고 한다.

그럼 여기에서 앵무새는 인간의 기쁨과 쾌락 희생을 상징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 책은 스카웃이라는 여성이 일곱살부터 열살까지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1930년대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의 조그만 마을인 메이컴을 배경으로 변호사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네 살 위의 오빠 잼과 함께 어린아이의 시각으로 이 이야기를 플어나간다. 그리고 스카웃과 젬은 그 삼년이라는 기간 동안 어른들의 세계에 대해 조금씩 이해를 넓혀간다.

그들을 성숙시킨 사건의 열쇠는 껌둥이이라는 이유만으로 강간범으로 몰린 톰 로빈슨의 일이다. 아버지가 통 로빈슨의 결백을 명백하게 증명했는데도 결국 유죄로 판결된다. 이 부분에서 사회적 모순을 엿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인종 차별"이다. 지금까지 잘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었는데 이 글을 읽으며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큰 상처를 입은 로빈슨이 애처롭고 안타깝다. 결국 뿌리깊은 인종적 차별로 인하여 성실하고 착한 한 사람이 희생당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희생자인 것이다. 그리고 이를 지켜볼 젬은 눈물을 흘리며 인종 편견 타파를 맹세한다.

이 소설에서 또 하나의 재미는 속세와 단절하고 사는 이웃에 대한 미스터리에 있다. 그 미스터리의 주인공 부래들리는, 그 아버지의 양보 없는 종교성과 그 집안 자존심의 희생자로서, 점차적으로 그 시대 사회 구조적 편견의 희생양이 되어 어른을 무서워하는 어린아이 성향으로 변해간다.

부에 대한 호기심을 날로 키워가던 아이들은 부야말로 진정으로 진실된 친구임을 깨닫는다. 순수함을 잃어버리고, 소외 되어가며, 세상에서 무엇이 정말로 중요한지 모르는 아이, 어린아이를 그렇게 만든 가정, 정신적인 면보다 체면과 물질적인 면을 강조하는 우리나라의 모순을 잘 나타낸 것 같다. 어린아이에게 또래의 아이, 장난감, 놀이터가 아닌 왜 부가 진정한 친구가 되어야 했을까?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천진함을 잃어버린 부래들리를 보면서 안타깝기만 했다.

결국 톰 빈슨과 부래들리라는 소외된 이웃은 우리 사회의 모순을 잘 보여주며 스카웃과 젬에게 진실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아버지가 되고자하는 "애티커스 펀치"로부터 나의 아버지 아니 우리의 아버지의 다정함과 자상함 그리고 그 속에 엄격함을 볼 수 있었고 느낄 수 있었다. 딸을 위해 책을 읽어주며, 잠을 자고 있는 딸의 이불을 덮어주는 아버지, 우리의 아버지 역시 그러한 모습을 하고 있지 않는가? 언제나 눈에 보이지 않게 사랑을 키워가고 계신 우리 아버지를 생각하게 하고 조용히 일개워준다.

스카웃과 젬에게 이 세상은 어떻게 보였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스카웃과 젬에게 좀 더 밝은 세상을 보여 줄 순 없었나? 세상은 그리 상막하고 어둡고 침울하기만 한 것은 아닌데...

어린아이의 순수함, 가족의 사랑, 이웃의 소중함, 그리고 고쳐나가야 할 우리의 인식을 어린아이의 눈으로 잘 그려낸 것 같다. 심오한 철학이 아닌 그저 어린 시절 삶을 통해 특유의 재미와 잔잔한 감동 그리고 많은 교훈을 동시에 선사해 주었으며 어린 아이의 천진성으로 인해 입가에 잔잔한 웃음을 잃지 않게 하는 감동적인 소설이었다.


장성고 2학년 4반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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