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프로
자만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프로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3.08.28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패러글라이딩을 통해서 본 세상
패러글라이딩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나는 가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과연 프로패셔널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라고. 또한 만약 프로가 있다면 프로와 순수한 취미로 즐기는 동호인(아마추어)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라는 것도.

패러글라이딩을 위해 나는 많은 지역을 여행한다.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어떻게 해야 비행을 잘 할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나의 대답은 항상 "안전하고 즐겁게 비행하는 것 아닐까요."이다. 자신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이런 대답에 그들은 겉으론 웃으면서 멋 적어 하지만, 속으론 잘난체 한다고 비웃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어쩌랴. 내가 알고 있는 최상의 대답이 그것인 것을...

나는 비행에 대한 과욕과 호기심 때문에 욕심과 경쟁심으로 이글거리는 눈빛들을 자주 만난다. 그럴 때마다 온몸이 오싹거리는 전율을 느낀다.

그럴 때면 나는 속으로 이렇게 이야기한다.
"자연 앞에 겸손할 줄 모르고 까불다가는 다치는 수가 있습니다"라고.
직접 말해주고 싶지만, 오기와 자만심으로 눈먼 그들이 나의 이 말에 귀 기울어 줄리 만무하고, 이런 류의 충고는 자칫 사람을 무시한다는 오해를 살수도 있겠기에 나는 그냥 입을 다물고 만다.

위험은 항상 과욕에서 비롯된다. 과욕을 부리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는 모든 사고는 어쩌면 미리 예정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무서운 생각도 하게된다.

일정수준에 오른 패러인들은 대개 자신과 프로가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비행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들이 사고를 당하는 확률이 매우 적은 반면, 대책 없는 대형사고의 대부분은 중고급자들 사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아마추어들의 눈에는 아주 잘 타는 것으로 보이는 프로들은 기량이 아주 뛰어나기도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위험한 비행을 절대로 시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매우 세심하고 조심스럽게 유영한다는 사실을 아마추어는 반드시 알아두어야 한다.

다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무엇일까?
작년에 "인간 유전체지도"와 "원숭이 유전체의 염기서열"이 발표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원숭이와 인간의 차이는 1.23%에 불과했다. 그 차이가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혹시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도 이런 것이 아닐까? 미세한 차이가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고 있듯이 기량이 비슷하게 보여지는 프로와 아마추어의 미세한 차이도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 짓는 결정적 요인이 아닌가 싶다.

이것이 어디 패러글라이딩에만 해당되는 것이랴.

날씨만 조금 반짝거리면 산으로 달려가고 싶은 욕구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이제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 바람만 살랑거려도 여기저기 전화하고, 한 번이라도 더 탈 욕심으로 버둥거리는 짓을 억제할 줄도 알아야 한다. .

물론 패러인이 날개를 펴기 주저한다면 그것도 분명 문제이니, 날개를 펼 때는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하되, 일단 비행을 시작하면 그것에 몰입하는 대담성도 갖춰야 할 것이다.

비행횟수와 비행시간을 늘리는 것을 열정이라고 착각하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말이다.

패러를 오래도록 즐기고 싶다면 자신의 활동 영역을 정확하게 판단하여 규칙을 정해서 활동하기를 권하고 싶다.

패러에 영원한 프로는 없을 지도 모른다. 다만 프로에 근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가는 과정만 있을 뿐. 세상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김진철 장성군 패러글라이딩 동호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