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말고 덜도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더도말고 덜도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 김은정기자
  • 승인 2003.09.08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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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다른 말로 한가위(한:크다, 가위:가운데)라고도 부르는데, 8월의 한 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가위"라는 말은 신라때 길쌈 놀이인 "가배"에서 유래 한 것이다. 신라 유리왕 때 한가위 한달 전에 베짜는 여자들이 궁궐에 모여 두 편으로 나누어 한 달 동안 베를 짜서 한가윗날 그동안 베를 짠 양을 가지고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잔치와 춤으로 갚은 것에서 "가배" 라는 말이 나왔고, 후에 "가위"라는 말로 변했다. 또 한문으로는 "가배"라고 한다. 이날은 설과 단오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 명절의 하나로 쳤다. 추석이 되면 한더위도 물러가고 서늘한 가을철로 접어든 때이다. 추석 무렵에는 넓은 들판에 오곡이 무르익어 황금빛을 이룬다.


한가위 차례상 차리기

차례상은 지방이나 가정의 전통에 따라 순서나 제수를 놓는 위치 등에 다소 차이가 있다. 추석 차례상에 메(밥)는 원래 송편만 올리게 돼 있지만 밥과 송편을 함께 진설하는 경우도 있다. 차례상은 방위에 관계없이 지내기 편한 곳에 차린다. “예절의 동서남북”이라 하여 지방(신위)을 모신 곳이 북쪽이며 제주가 상을 바라보았을 때 오른쪽이 동쪽이다. 차례 절차는 기제사에 따르지만 술을 한번만 붓고 축문은 안쓰는 경우가 많다. 남녀 자손이 함께 차례를 지낼 때는 남자는 동쪽, 여자는 서쪽에 자리한다. 절을 할 때는 제사와는 반대로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게 하고 각각 남자는 재배, 여자는 4배를 올린다. 기독교 신자는 무릎을 꿇고 어른의 명복을 빈다.

지방이 있는 쪽부터 첫줄엔 시접(숟가락담는 대접), 잔반(술잔, 받침대)을 놓고 메(밥)를 올린다.
둘째 줄에는 적(불에 굽거나 찐것)과 전(기름에 튀긴것)을 놓는데, 어동육서(魚東肉西)라 하여 육류는 왼쪽, 생선은 오른쪽에 놓는다. 이때 두동미시(頭東尾西)라 하여 생선의 머리는 오른쪽을 향하게 한다.
셋째 줄에는 고기탕, 생선탕, 두부탕 등의 탕류를 놓는다.
넷째 줄에는 좌포우혜(左鮑右醯)라 하여 왼쪽에 포, 오른쪽에 식혜를 놓는데 왼쪽부터 포, 나박김치, 삼색나물, 간장, 식혜를 올린다.
다섯째 줄에는 조율이시(棗栗梨柹) 원칙에 따라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곶감 등의 과일과 약과, 강정을 진설한다. 홍동백서(紅東白西)에 따라 붉은 과일인 사과는 오른쪽에 놓는데 대추를 오른쪽에 놓기도 한다.

한가위 전통음식

추석은 시기적으로 곡식과 과일 등이 풍성한 때이므로 이즈음에는 여러가지 시절음식이 있다. 차례를 지내기 위해서 제찬을 준비하는데, 설날의 제찬과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추수의 계절이라 햇곡식으로 밥과 떡, 술을 만든다. 철이 늦은 해에는 미리 밭벼[山稻]를 심었다가 제미(祭米)로 쓰는 일도 있다. 이렇게 햅쌀로 밥을 지으면 맛이 좋고 기름기가 있으며, 떡도 맛이 좋다.

송편
추석의 대표적인 절식으로는 송편을 빼놓을 수가 없다. 송편속에는 콩, 팥, 밤, 대추 등을 넣는데, 모두 햇것으로 한다. 열나흗날 저녁 밝은 달을 보면서 가족들이 모여 송편을 만드는데, 송편을 예쁘게 만들면 좋은 배우자를 만나며, 잘못 만들면 못생긴 배우자를 만나게 된다고 해서 처녀, 총각들은 송편을 예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또 임신한 여자가 태중의 아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궁금할 때에는 송편 속에 바늘이나 솔잎을 가로넣고 찐 다음 한쪽을 깨물어서 바늘의 귀쪽이나 솔잎의 붙은 곳을 깨물면 딸을 낳고 바늘의 뾰족한 곳이나 솔잎의 끝쪽을 깨물면 아들을 낳는다고 하여, 이를 점치기도 한다. 특히 올벼로 만든 송편을 올벼송편이라 부른다.

술(백주)
추석의 차례상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것이 바로 술이다. 추석 술은 백주(白酒)라고 하는데, 햅쌀로 빚었기 때문에 신도주(新稻酒)라고도 한다. 추석 때는 추수를 앞 둔 시기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이 풍족해진다. 사람들의 인심 또한 후해서 추석 때에는 서로 술대접을 하는 수가 흔하다. 또 이 때의 가장 넉넉한 안주로 황계(黃鷄)를 들 수 있는데, 봄에 알을 깬 병아리를 길러서 추석 때가 되면 잡아 먹기에 알맞게 자란다. 또 옛날에는 명절에 어른에게 선사하는데에 닭을 많이 썼다. 친정에 근친하러 가는 딸은 닭이나 달걀꾸러미를 가지고 갔으며, 경사가 있을 때에도 닭을 선물했으며,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면 손쉬운 닭을 잡아 대접하였다. 특히 사위가 찾아오면 장모는 닭을 잡아 대접하는 일이 흔했다.

녹두나물과 토란국
또한 녹두나물과 토란국도 추석의 절식이다. 녹두나물은 소양(消陽)한다고 하지만 잔치상에 잘 오르고, 토란은 몸을 보호한다고 해서 즐긴다.

버섯요리
8월에는 가지각색의 버섯이 나는 철로 옛날에는 첫째가 표고, 둘째가 송이, 셋째가 능이, 넷째가 느타리, 다섯째가 석이, 여섯째가 목이라 하였다. 그 밖의 것은 잡버섯(싸리버섯, 밤버섯 등)이라 하고 못 먹는 것은 독버섯이라 했는데 표고가 흔치 않아 제일로 쳤다. 송이버섯은 원래 공기가 맑은 산중에서도 소나무나 잣나무 밑에서 자라 그 향과 모양이 고상하다. 조선시대 때는 남산에서 자란 것을 최고로 쳤고, 한때는 양주 망월사의 것을 최고로 쳤다. 송이로 맛나게 음식을 하려면, 양념을 되도록 적게 하고 슬쩍 익혀야 송이 특유의 향을 즐길 수 있다.

햇밤
햇밤을 푹 삶아서 반으로 갈라 작은 숟가락으로 파내어 체에 쳐서 밤고물을 만든다. 여기에 꿀과 계핏가루를 넣어 반죽하여 다식판에 박으면 밤다식이고, 밤 모양으로 빚으면 율란이 된다. 밤을 설탕물에 넣어 졸이다가 꿀로 볶아내면 밤초가 된다. 잣가루를 묻혀 낸다. 차례상에는 좋은 밤만 골라 속껍질까지 예쁘게 생률을 쳐서 돌려 담아 올린다.


한가위의 민속놀이

가마싸움
가마싸움은 일명 자메쌈 또는 가마놀이라고도 하며 학동들 놀이이다. 추석이 가까워지면 각 서당의 학동중 대표를 뽑아 총사로 삼고 각기 가마와 기를 만들며 가마싸움 준비를 한다. 가마와 기 제작이 끝나면 15일 전까지 가마를 끌고 연습을 한다. 15일이 되면 학동들은 가마를 끌고 마을을 누비고 다니며 기세를 올린다. 마을 주민 모두가 나와 응원을 하고 박수를 치며 격려를 한다. 마을을 누비고나서 시장 넓은 마당에 모이면 서로 한참 입씨름을 하다가 총사의 지휘에 따라 접전을 하게된다. 총사의 지휘에 의해 전진하고 후진하고 좌우로 빙빙 돌다가 틈만 있으면 뚫고 들어가 가마와 가마를 부딪게 하거나 발로 가마를 차고 부순다. 또 적군의 기를 많이 빼앗으려고 한다. 한참 정신없이 싸우다보면 가마는 부서지고 기를 뺏고 빼앗기고 하여 승부가 나게 된다. 승리한 측은 빼앗은 기를 높이 들고 기세도 당당하게 마을을 다시 누비고 다닌다. 이때 마을 사람들도 승리를 축하해 준다. 행진이 서당 마당에 이르면 놀이는 끝이 난다. 가마싸움에 이긴 쪽의 서당에서는 당년에 과거에 많이 합격한다고 하여 학동들뿐 아니라 학부형들도 기뻐하였다고 한다.

강강술래
남해안 일대에 전승되어 오는 민속놀이로 주로 팔월 한 가위에 여성들이 노는 놀이인데 , 여성놀이 중 가장 정서적이며 율동적인 놀이이다. 고대 부족사회의 공동축제 등과 같은 모임때 서로 손과 손을 맞잡고 뛰어 놀던 단순한 형태의 춤이 강강술래의 기원으로 추측된다. 수십 명의 부녀자들이 손을 맞잡고 둥그런 원을 지어 무리를 이룬다. 이 들 중에서 목청이 빼어난 사람이 앞소리를 메기면 나머지 사람들은 뒷소리를 받으면서 춤을 춘다. 노래는 처음에 느린 가락의 진양조로 시작하다가 점점 빨라져 춤 동작도 여기에 따라 변화한다. 이렇게 노래가락에 맞추어 여러 형태로 원을 변형시키며 고사리꺾기, 덕석몰이, 청어엮기, 문열기, 기와밟기, 가마둥둥, 닭살이, 남생이 놀이 등 재미있는 춤놀이를 벌이는 것이다.

반보기
추석을 전후해 실시되는 반보기(중로보기)는 시집간 딸과 친정어미니 또는 사돈끼리 친정과 시집의 중간쯤 되는 장소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루를 즐겁게 지내다 오는 것을 말한다. 옛날에는 여자가 시집을 가면 여간해서 친정나들이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평시에는 엄한 시집살이로 틈을 내기가 힘들고 명절뒤에는 얼마간 한가하지만 설날이나 대보름 때는 아녀자의 나들이를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석에는 이러한 금기가 없기 때문에 그리운 친정소식과 딸의 안부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에게 적당한 지점을 미리 약속해 경치좋은 산이나 계곡에서 만난 모녀나 사돈은 햇곡식으로 만든 떡과 술, 안주 등을 펼쳐 놓고 그 동안의 회포를 마음껏 풀었다. 부녀자의 출입이 엄격했던 전통사회에서도 추석날 만큼은 이처럼 여유로운 마음씨로 정을 나누었다. 이러한 반보기의 풍습은 시대가 변하면서 자취를 감추었고, 오늘날에는 추석이 지난 다음에 친정나들이를 다녀오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게심니
한가위를 전후해 잘 익은 벼, 수수, 조 등 햇곡식의 이삭을 한줌 베어다가 묶어 기둥에 걸어두는데 이것을 올게심니라 한다. 올게심니를 할때는 이웃을 불러 술과 음식을 대접하기도 한다. 올게심니한 곡식은 이듬해 씨로 쓰거나 떡을 터주에 올렸다가 먹기도 했다. 올게심니에는 이듬해에 풍년이 들게 해 달라는 기원의 뜻이 담겨 있다.

거북놀이
경기도, 충청도 지방에서 농촌 청년들이 즐겨한 놀이이다. 청년들은 옥수수대를 벗겨 거북이 모양을 만든 다음, 그 속에 두 사람을 앞뒤에 넣어 마치 거북이가 돌아다니듯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한바탕 노는 것이다. 거북놀이는 거북의 목에 줄을 매고 그 뒤에는 농악패가 뒤따른다. 동네를 한바퀴 먼저 돈 다음, 부유한 집을 찾아 나선다. 집마당에서 한바탕 놀고나면 집주인은 맛나는 음식과 술을 내놓는다. 마을 사람의 무병과 장수를 기원하는 놀이다.

소멕이 놀이(소놀이)
멍석안에 두사람이 들어가 소의 형상으로 꾸미며 집집마다 찾아다닌다. 거북놀이와 비슷하나 거북놀이가 개인이나 가정의 복락을 위한 것이라면 이 놀이에는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더 깊이 들어 있다. 중부지방에 널리 퍼져 있으며 황해도 일부 지역에서도 볼 수 있다.

밭고랑가기
전남 진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한가위 전날 밤의 풍속이다. 14일 저녁 동네 아이들이 밭에 나가 벌거벗은 몸으로 자기 나이수만큼 밭고랑을 긴다. 이때 음식을 마련해 밭둑에 내놓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몸에 부스럼이 나지 않을뿐더러 밭농사도 잘된다고 한다.

소싸움
두 소를 맞붙여서 싸우게 하는 놀이이다. 주로 경상남도 지방에서 성행되었으나 강원도, 황해도, 경기도 등 일부 지역에서도 볼 수 있었다. 소싸움에서는 무릎을 꿇거나 넘어지거나 밀리면 패하는 것으로 한다는 둥 승패의 요건을 미리 정해두고 순서에 따라 싸우기 시작한다. 소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큰 자랑거리로 여겼기 때문에 농민들은 송아지때부터 잘 먹이고 관심을 기울여서 키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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