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막을 내린 장성 장사씨름대회가 ‘TV방송을 통한 장성알리기’와 ‘군민 화합분위기 조성’이라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결국 ‘김흥식 군수 알리기’에 그쳐 홍길동 축제에 이은 또 하나의 실속 없는 과시형 주민 동원행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장성 장사씨름대회와 관련 장성군에서는 총12,000매의 입장권을 발행해 대외적으로 6일부터 15일까지 광주 신세계백화점에 2,000매를 위탁하여 판매했으나 열흘 동안 겨우 4매를 판매하는데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군, 읍면 민원실을 통해 판매한 입장권도 판매가 여의치 않자 군민들의 입장권 구입 편의를 도모한다는 핑계로 각 읍면 이·통장에게 일정량을 할당하여 마을 방송을 통해 판매를 유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장성읍사무소 경우 지난 16일까지 입장권 판매 수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자 16일 오후부터는 읍공무원들을 동원 이·통장을 통해 작은 마을은 10매, 큰 동네는 30매를 할당하여 현장 판매를 강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면사무소의 경우 460매를 그리고 북이면의 경우 480매를 할당받는 등 다른 면사무소도 대동소이하게 씨름대회 입장권을 할당받아 각 마을 이장을 통해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예외적으로 삼계면의 경우 상무아파트가 있다는 이유로 960매를 할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남면 분향1리 오모 이장은 16일 오후 기자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면사무소에서 32매를 할당받아 마을방송을 통해 15매를 팔고 나머지는 반납했다고 밝히고 "면사무소에서 협조를 요청해와 팔기는 팔았지만 우리 동네는 특용작물 농사를 많이 해 지금이 아주 바쁜 농번기 때라 못 가는 사람이 많다"며 할당판매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한편 씨름대회기간 8개면 단위농협에서 공동으로 대회장에 마련한 장성농특산물 판매 코너 역시 대회 나흘 동안 18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고 "씨름단에게 판매한 약간의 쌀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군민들이 방울토마토와 참외를 구매한 것이 매출의 전부"라고 농협군지부 관계자는 밝혔다.

특히 장성의 경우 전체인구 가운데서 농민이 차지하는 비중이 48%나 되고 농가소득 중 쌀생산 비중이 47%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김흥식 군수는 재임 9년 동안 장성을 대표하는 쌀 브랜드는커녕 장성을 대표하는 농산물 브랜드하나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홍길동 체육관 건립과 홍길동 생가 조성사업에 수 백억이나 투자하고도 모자라 주민을 동원한 홍길동 축제, 장성 장사씨름대회에 수 억원의 군 예산을 낭비해 군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장성을 대표하는 브랜드 농산물 하나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열린 씨름대회가 과연 장성의 무엇을 누구에게 알렸는지, 대회기간 내내 공영TV로 생중계된 씨름대회를 통해 그리고 씨름장에 참석한 지역 군민들에게 혹시 "군수 알리기"에 그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터미널에서 손님을 기다리다 만난 영천택시 소속 김모씨는 홍길동 씨름대회와 관련 "홍길동 축제 때와 똑같이 면공무원과 이장을 통해 주민을 동원하고 있다"며 "바쁜 농사철에 누구를 위한 씨름대회냐"고 반문하고 "별 쓸모도 없이 수 백억이 투자된 체육관 건립에 대한 지역 군민의 악화된 여론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단정지어 답했다. 특히 문화센터 내 홍길동체육관에 대해서 "이 지역 농민들의 경우 하루종일 논밭에서 땀흘려 일하고 저녁에 차를 타고 나와 운동을 하라는 것이 말이 되냐"며 군수와 군행정에 대해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