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이장님
우리마을 이장님
  • 김은정기자
  • 승인 2003.06.18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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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흥리 대제마을 김성갑(71) 이장님



용흥리 대제마을은 요즘 복합화물터미널 공사로 마을 사람들이 전부 이주를 하게 된 상황이라 어수선한 분위기다. 그러나 대제마을사람들의 이주대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피해보상차원으로 주민들과 양곡건조장건설을 약속했던 한라건설,삼부토건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주민들은 6월 10부터 마을앞에서 농성에 들어갔었다.

그 가운데 주민을 대변할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고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용흥리 대제마을 이장인 김성갑(71)씨다.

그는 지난 1994년 33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 이후 현재까지 대제마을 이장을 역임하고 있다. “처음엔 딱 1년만 한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디, 오늘까지 와부렀어요. 작년에 그만 뒀어야 했는디 그래야 내가 이꼴 안보고 산디..”하며 역시 요즘의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번 농성을 그만 둔 까닭을 묻는 기자에게 “젊은 놈(건설현장 인부)들이 어찌나 욕설을 하던지, 자식같은 놈한테 욕듣기 싫고, 이젠 기력도 없고 지쳐서 그만 둬부렀어요. 마을에 젊은 사람들만 있었어도 이런 식으로 끝나진 않았을텐데”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중풍으로 한쪽 몸이 부자유스런 아내와 95세의 노모를 모시고 사는 효자다. 마을에서 뭔가 이루어 보겠다는 일념하나로 시작했지만 막상 뜻이 좌절될 때의 허탈함은 이루 형언할 수 없었다며 어려움을 나타냈다.

“내가 이장하면서 별로 한 것이 없는 것같아 주민들에게 참 미안허요” 라고는 했지만, 지금의 이장님이 없었다면 대제마을회관은 없었을 것이고, 마을쉼터도 없었을 것이다.

대제마을엔 33가구가 살고 있지만, 이제 하나둘씩 떠나고 머지 않아 텅비게 될 것이다. 정든 고향을 떠나야 하는 섭섭함은 김이장님도 마찬가지다.

식량하려고 7마지기 논과 2마지기 밭을 직접 일구며 노모, 부인과 함께 살고 있는 우리 이장님. 외소한 체격에 지금 일어나는 일이 다소 버거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굵은 주름살 너머 인생의 모진 역경 다 겪어낸 강인함으로 이번에도 꿋꿋히 잘 이겨내리라 믿으며, 진정한 민초들의 대변자로 거듭나 주십사하는 바램이다. 힘내십시오. 이장님!!!

<김은정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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