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가, 모두에게 공평한가”
“진실한가, 모두에게 공평한가”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3.10.1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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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한의원 문태중 원장



40여년이 흘렀다. 한의원을 들어서는 걸음소리만 들어도 그가 누군지 그리고 어디가 아픈지를 짐작할 수 있을 만큼의 세월이 흘렀다. 세월이란 그래서 유수같다 했던가. 한의원을 운영했던 할아버지 옆에서 오미자며 둥글레며 결명자 따위를 가지고 재롱을 피우던 모습이 어제처럼 안경너머로 어른거릴 뿐이다.

청운동에 중앙한의원을 연지도 35년 남짓 되었다. 이제 그 숱 많고 검었던 머리는 파뿌리가 되었다. 문태중(68세) 원장은 할아버지 때부터 한의원을 운영해왔고 지금은 둘째 아들이 부천에서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세월만큼 문 원장의 의술은 깊이를 더했고 그 깊이만큼 널리 알려져 이제 그의 의술은 인술이 되어 광주와 고창, 함평과 담양 인근지역까지 알려지지 않은 곳이 없다.

“여그 한번 오면 나서부러. 한의원이 영광에도 있고 대산에도 있고 고창에도 있는디....”
“솔찬히 오래됐제, 여그로 다닌지가. 내 나이도 가물가물해서 한참 생각해야 허는디. 모르것네.”

고창에 사는 강형렬(66세)씨는 어지간한 나이건만 산에 오르기를 즐겨한다. 산에 오르다 그만 넘어져 다리를 삐고 손가락도 많이 다쳤다. 두 번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고창에서 장성까지 내달려 왔다. 침을 맞기 위해 급하게 자리를 옮기면서도 문 원장에 대한 칭찬을 쏟아 붓는다.

문 원장은 양방의 전문의 제도로 친다면 한방내과와 침구과에 아무래도 깊이가 더 있을 듯 싶다고 조심스럽게 꺼냈다. 특히 중앙한의원을 찾는 이 가운데 많은 사람이 오랜 농사일로 골병이 든 나이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고 보면 문 원장의 침구치료는 조부 때부터 이어져 온 그만의 독특한 비법이 있음에 틀림없어 보인다.

“진실한가. 모두에게 공평한가”

중앙한의원 한쪽에는 요즘시대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거울이 하나 걸려있다. 문 원장이 개원할 당시인 지난 70년 장성 로타리 클럽에서 개원 축하선물로 보내준 것이다. 거울에는 조그만 글씨지만 선명하게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데 있어서 기준으로 삼아야할 로타리 클럽의 4가지 표준이 적혀 있다.

문태중 원장은 이곳에 개원하면서부터 이 봉사단체에 들어가 활동했고 82년과 83년에는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금은 원로회원으로 대접받고 있지만 남을 돕는 일에는 그 어떤 젊은이 못지않다. 그를 찾는 환자를 진실로 대하고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지나치지 못하는 그의 천성이 이곳에 오래토록 머물게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외길의 끝자락에 이르면 도가 함께한다 했던가. 양방과 한방. 예방과 치료, 이웃과 나. 이 모든 것이 날카로운 대립으로 인식되지만 그의 인술 속에 그 어느 것 하나 날이 서 있지 않았다. 길지 않은 만남 속에서도 그의 삶에는 벌써 도가 깃들고 있지 않을까 어렴풋이 가늠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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