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 유치한 골프장 유치 서명운동
장성군 유치한 골프장 유치 서명운동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3.12.22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성인터체인지 이전 서명운동과 다를 바 없어






장성군이 문화관광과의 주도아래 공무원과 이장들을 동원하여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골프장 유치를 위한 범군민 서명운동>을 펼쳤다. 장성군은 산지(山地) 등 유휴자원을 활용하고, 군 세입증대로 재정확충에 기여함은 물론 고용증대와 농산물 판매 등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장성군은 <골프장을 유치합시다!>라는 컬러판 홍보지에서 1) 골프가 대중스포츠가 되어가고 있으며 2) 지역경제 활성화의 주역이며 3) 자연훼손이 아니라 활용이며 4)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농약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장성군민들이 골프가 대중스포츠가 되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 5만 명의 장성군민 가운데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겠다. 18홀을 기준으로 한사람이 한번 골프장을 이용하는데 소요되는 돈은 대략 20만 원 정도라고 한다. 그들이 골프장을 드나들며 대중 스포츠를 즐길 때 한 달 내내 일해도 20만 원의 수익도 되지 않는 농촌의 농민들은 극심한 자괴감과 위화감만 더해 질 것이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고용창출과 부가가치의 효과 그리고 지역세수(稅收)증대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장성군이 농업을 포기하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골프장이 들어서면(18홀 기준) 취득세 및 등록세로 70억 원, 재산세 및 종토세로 매년 4억 원의 수익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장성군의 1년 예산은 1천 5백억 원에 가깝다. 이 예산만 잘 활용한다면 장성군이 농업, 농촌발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더구나 장성의 골프장 건설후보지들이 9홀 규모의 골프장으로 취득세, 등록세가 3억 원 미만으로 추정하고 있고, 매년 거두는 재산세 등도 1억 원을 겨우 넘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장성군이 각종 공사에서 3천만 원 이상을 전자견적입찰제로 시행하고 있는 것을 1천만 원 이상으로 낮추었을 때 1년에 7억 원 가량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골프장만 건설하면 너도나도 살림이 펴질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 장성군이 군민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농업을 살릴 연구와 투자를 해야 함에도 경제 살리기로 골프장 유치밖에 없는지 안타깝다.

골프장이 건설되면 장성군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의 판매가 많아질 것이라는 선전은 지나친 억지에 불과하다. 골프 치러 가서 지역농산물을 사오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에 가면 다양하고 싱싱한 농산물이 넘쳐난다. 더구나 골프장 주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친환경 농산물이라고 사갈 것이라는 생각도 우습지만 누가 몇 시간씩 자동차 트렁크에 농산물을 싣고 가겠는가?

골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농약이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도 골프장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제초제의 맹독성을 무시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월남전에 참가해서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그 병이 유전으로 까지 나타난다고 한다.소비자들이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산물을 찾고 있고, 골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농약이 땅위로 흘러가는 것보다 지하로 흘러 지하수마저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을 지나쳐 버린 것이다.


숙박시설은 도시에서 들어온 자본가가 호텔을 지을 것인데, 지금의 장성에 어느 여관이나 민박이 골프장 손님을 유치할 수 있겠는가?

골프장이 자연의 훼손이 아니라 활용이라는 주장도 납득하기 어렵다. 작은 야산 하나도 수천 년, 수만 년의 세월을 지나 만들어진 것이다. 자연은 경제성이 있느냐 없느냐로 따질 것이 아니라 우리 후손에게 물려 주어야할 소중한 자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자연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라 자연이다. 우리는 잠시 머물다 떠나는 나그네가 아닌가? 자연을 훼손하고 산림을 파괴한다며 우리의 전통장례의식인 매장을 억제하고 화장을 장려하고 있다. 그 산들이 모두 경제성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골프장 건설이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만들어 전원주택 단지 조성에 촉매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도 아전인수격인 해석에 불과하다. 친환경적인 환경인데도 불구하고 환경단체에서 골프장 건설을 극구 반대하고 있단 말인가?

골프장 건설은 골프장유치를 위한 주민 서명운동으로 해서는 안 된다. 골프장 건설을 생각하고 있는 기업이나 사업가들이 경제적인 타당성과 수익성을 생각해서 장성에 골프장 건설을 위한 사업승인 신청을 하면 주민대표와 관계자들이 모여 공청회를 갖고 그 결과에 따라 가부를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일 없이 주민들을 만나 골프장 유치 서명이나 받고 다닐 만큼 한가했는지 모르겠다. 일선 공무원들은 "올바른 여론 형성이 될만큼 시간적인 여유도 없이 5일 안에 공무원과 이장들에게 서명 인원수를 할당하여 강제성을 띄는 것은 독재정권에서나 있던 일이 아니냐?"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장성군은 읍, 면에서 서명운동이 뜻대로 되지 않자 본청에 공무원들에게도 서명 인원을 할당하여 서명을 받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사무소 공무원으로부터 주민들에게 서명을 요구받은 한 이장은 "골프장을 어느 곳에 유치할지, 골프장이 들어서면 어떤 이익이 있는지도 모르는 주민들에게 어떻게 서명을 받느냐?"는 질문에 오는 29일 이장회의에서 설명해 주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장회의가 끝난 다음에 서명을 받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는가? 무엇이 급해서 이렇듯 갑작스럽게 서명을 받으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한 공무원은 "갑작스럽게 골프장 유치 서명운동을 하는 것은 골프장 유치를 준비하고 있는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만약에 특정 업체의 골프장 허가 신청서에 군민들의 서명서를 첨부하거나 그와 유사한 일을 한다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골프장 서명운동을 보면서 장성 인터체인지 이전 때 공무원과 이, 동장들이 주민들에게 서명을 받아 장성의 여론으로 몰고 간 것을 떠올리는 것은 왜일까?
이젠 공무원과 이, 동장들을 동원한 유치한 골프장유치 서명은 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변동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