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환경의 변화와 농업인의 대응자세
농업환경의 변화와 농업인의 대응자세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4.03.10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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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동 신 (金 東 信)
어느 미국인 기업가와 일본인 기업가 둘이서 여름휴가를 맞아 아프리카로 사냥을 떠났다. 두 사람이 숲 속에서 사냥감을 찾고 있는데 갑자기 사자 한 마리가 뛰어나와 이들을 향해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두 사람은 혼비백산이 되어 죽을 힘을 다해 도망을 쳤다. 그런데 그 절대적 위급한 상황에서 미국인 기업가는 무거운 정글화를 벗어 던지고 운동화로 갈아 신은 다음 일본인을 앞질러 달려가버렸다. 다행히 두 사람은 목숨을 건졌으나 일본인은 궁금한 것이 있었다. “방금 우리가 사자에게 쫓기는 위급한 상황에서 당신은 왜 운동화로 바꿔 신었느냐”고 미국인에게 물었다. 그러자 미국인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내가 운동화로 바꿔 신은 것은 사자보다 빨리 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보다 빨리 도망가기 위해서였다. 사자는 맨 뒤에 쳐진 사람 하나만 잡으면 되지 앞에 가는 사람까지 잡으려 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말을 들은 일본인 기업가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바로 변화의 원리이다. 우리는 오늘날의 시대를 변화와 혁신의 시대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지만 이처럼 적실(適實)하게 변화의 필요성을 말해주는 예는 없었다. 사자처럼 달려오는 변화의 거센 파도에서 우리농업이 살아 남으려면 남보다 한발 아니 반발이라도 앞서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농업은 경쟁자를 정확히 볼 줄 알아야 하고 또 그 경쟁자보다 한발 앞서 운동화로 바꿔 신는 변화를 하지 않으면 사자의 먹이(도태)가 되고 마는 것이다. 우리의 일차적 경쟁자는 시장개방으로 들어오는 수입농산물이기 보다는 나와 함께 농사를 짓는 옆집 농가, 이웃 읍면군, 타道의 농산품이 바로 내 경쟁자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과의 경쟁에서 먼저 이겨야 하는 것이며,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수입농산물과의 싸움에서도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이 생기게 되고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도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농업인들은 수입농산물만을 의식하고 마치 상대선수가 유명하다는 얘기만 듣고 기가 질려 시합을 하기도 전에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경기를 포기하는 경우와 같은 현실을 보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강자가 이기는게 아니라 이기면 강해지는 것”이 새로운 “경쟁의 법칙”이다. 그리고 크고 힘센 것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작고 빠른 것이 이기는 “속도의 시대”이기도 하다. 이것은 바로 우리 농업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할 이유이며 새겨들어야 할 교훈이기도 하다.

오늘날의 농업환경의 변화는 크게 세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국경은 무너지고 시장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무역기구인 WTO의 출범과 아울러 DDA, FTA 등 무역환경은 계속적으로 변화되면서 나라간 국경의 의미는 상실되고 오직 시장에서의 경쟁력만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정부의 역할에 크게 의존하였으나 앞으로는 정부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축소되며 점차 시장기능으로 흡수될 수 밖에 없는 트랜드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농산물의 구매력이 가치중심으로 바뀌어 간다는 것이다. 아직도 전세계적으로는 식량의 공급이 1억t 가량 부족한 실정이지만 우리나라는 공급과잉으로 재고관리에 시름을 앓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공급 과잉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무엇을(What?), 얼마나 많이(How many?) 생산할 것인가에 중심을 두었던 농업사명을 앞으로는 무엇을(What?), 어떻게(How to?) 팔아야 할 것인가 새롭게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농업이 나갈 방향은 소비자 니즈(Needs)에 맞는 고품질, 고부가가치의 농산품을 생산하는 차별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자본의 투입과 정보/지식농업으로 변화된다는 것이다. 종래의 우리는 땅과 노동력만 있으면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향후에는 최신 경영기법이 도입된 영농과 바이오 생명공학 등 첨단과학과의 접목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본투입이 요구되고 있으며, 농산품의 품질관리를 위한 유통, 보관시설 등 첨단농업 인프라 구축에 국가차원의 SOC자본이 투입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가격정보, 경쟁자정보, 해외농업정보 등 급변하는 국내외 시장정보를 동시적(On-line real time)으로 파악하여 시장 수요변화를 예측하는 농업정보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눈앞에 다가온 이러한 농업환경의 변화에 농업인이 대응하기 위해 무엇보다 가장 강조되어야 할 것은 농업인 스스로 적극적인 의식의 변화가 있어야 하며 이러한 변화의식은 자신의 희망여부에 따라 취하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 약력)
성균대학교경영학과 졸업
고려대경영대학원 졸업(MBA)
은행, 투신사, 벤처창투사 임원역임
(현) 솔로몬전략연구소 소장
한국벤처농업포럼 이사, 한국벤처농업대학 교수
한국컨설팅협회 기업평가위원, 농림부벤처농업 심사위원
** 장성 북이초등학교(구 사거리국민학교) 40회 졸업(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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