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은 없고, 희망만 간절할 뿐..
대책은 없고, 희망만 간절할 뿐..
  • 김은정기자
  • 승인 2004.03.11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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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가 국회비준을 통과한 이후, 농촌경제는 대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시설하우스 농가를 찾아가 보았다.

장성군의 시설하우스는 각 면 단위로 널리 보급돼 있다. 특히 북일면, 황룡면, 남면 등지는 대규모 하우스 경작을 하는 농가가 곳곳에 있다.

북일면 신흥리의 차동철(42)씨는 하우스 재배를 한지 몇 해 안됐다. 장성이 고향이지만, 서울등에서 생활을 하다 IMF로 고향에 내려오게 된 차씨는 아버지의 농사를 돕다가 부인과 함께 스스로 2000년부터 본격적 시설하우스 재배에 나섰다. 아직은 미숙한 단계라 매년 작물을 바꾸고 있지만, 차씨는 나름대로 농사에 대한 식견을 가지고 있다.

“농사는 작물을 따라가면 안돼요. 이 말은 단지 그해 비싼 농산물을 따라 가다 다음해 낭패보는 그런 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작물의 특성, 노하우 등을 잘 파악하여 나름대로 기술을 터득하는 거예요. 저같은 경우는 아직은 열악한 시설의 하우스라 여러 가지 작물을 심어보고 있지만 조만간 식물 나름의 성질을 터득할 거예요.”

북일면 성덕리의 조병팔(59)씨는 수박, 옥수수, 딸기 등을 10여년째 짓고 있다. 짓고 있는 논농사만 18마지기, 묵혀놓은 땅이 11마지기로 예전엔 만석꾼이었겠지만 논농사만으로는 들인만큼 성과가 없어 하우스를 하게 됐다고 했다. 작년에 수박을 했다가 망해 올해는 옥수수로 바꿨는데, 몇 년째 1천평도 못하는 딸기는 그나마 돈벌이가 괜찮다고 한다.

“딸기 수확이 오히려 그보다 몇십배 많은 논농사보다 수확이 낫죠. 대신 딸기는 모종에서 수확하기까지 1년농사로 매일 정성을 들여야 하는 것이지만, 자식들 위해 논농사보다 나으니까 하는 거죠. 젊은 사람들이 농사안짓는 것이 문제기는 해요.”

그는 시설하우스 재배를 하며 아직까지 운이 좋았던 탓도 있지만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적자가 나는 것은 젊은 사람들이 일을 벌일 때 너무 크게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이웃도 보면 알겠지만, 농협에 융자를 얻어 너무 크게 하우스를 재배하기 때문에 경험부족이나 태풍피해, 장마피해 등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아요.”

신흥리의 차씨는 계속 연구하는 마음으로 하우스재배를 하기 때문에 아직은 실패가 많다. 또한 태풍이나 장마가 지면 빗물이 넘쳐 피해를 보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는 농촌이 살길은 유기농이고, 재배작물의 노하우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황룡면의 정귀열, 정문갑씨 같은 사람은 유기농으로 시설채소를 재배해 시설하우스 농가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매년 적자를 보는 차씨나 그나마 이윤을 남기는 조씨, 그리고 정씨 같은 경우의 공통된 의견은 농협의 빚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우스하는데는 많은 비용들고, 농사를 지어봤자 농산물의 가격대는 일정치가 않아 손해볼 수도 있고, 그나마 이윤을 보더라도 시설비에 든 돈에 못 미쳐 또다시 농협에 빚을 지게 되는 것이다. 농작물 판돈으로 갚아야 하는데 그마저도 못미치니까 또 빚지게 되고 악순환만 거듭되는 것이다.

FTA가 통과되고 차후 막막해진 농촌의 현실에 대해 차씨는 “대책은 없고, 불안하죠. 노력가지고 될 일이 아니죠. 정부대책은 피부에 와 닿는것도 없고 막막할 뿐이죠. 정부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요. 돈을 준다고 해도 우리에게까지 오는 것은 없고 가식적으로 보일 뿐이죠.”

또 “서울에서는 할일 없으면 시골가서 농사나 짓고 살아야지하지만, 실상 농사만큼 어려운 것도 없어요. 시골분들 새벽 4시에 일어나 1년내 일하는 것 보면 그런말 안나올 거예요.”

이것은 예로든 농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장성 시설하우스 농가들의 공통된 의견일 것이다. 농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한계는 넘었다고 본다. 자포자기의 농민들을 이대로 볼 수 없지 않는가. 정부는 농가정책에 대대적인 지원을 한다고 했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이 나오리라 어쩔수 없이 기대해야 하는 심정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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