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창시장 현장 리포트
사창시장 현장 리포트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03.08.1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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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되았는지 알았으먼 빨리 고쳐야제



사창 5일장은 한이 맺혀 있었다. 8월7일 5일장이 열리는 사창 시장에선 상인들의 한숨과 분노만이 있었다.

“사창장은 군수가 완전히 베레나부렀어. 별시롭게해도 인자 장사 안돼. 군수가 머리가 영리한 사람이여. 알고 했어 알고. 그렇게 한다면 군수가 먹을게 없응께 이렇게 했제. 당연히 황룡장처럼 했어야제, 근디 말이시 그렇게 하면 공사비가 얼마 안된디.잘못했다고 하면 머해. 진작 뜯어 고쳐야제. 입으로만 하제, 입으로만. 군수도 속은 있응께”
-사창 5일장 상인 남

“에끼 이보쇼. 기자양반, 조심하쇼. 괜히 찔벅찔벅 건들어서 이빨 빠진 살모사를 독사로 만들면 안된다는 것이여 시방. 군에서 정신차려서 어떻게 했으면 쓰것냐고 물어보면 몰라도.지금은 소용없어. 인자 지쳐서 할 필요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아.”

-사창 5일장 상인 남

“사창장! 고 문둥이처럼 짓어가꼬. 돼지막처럼 짓어가꼬. 한이 맺혀부렀어 한이. 처음부터 상인들 말을 듣고 짓었어야제. 군수가 그 한마디만 들었어도 시방처럼은 안돼제. 우리가 그때 얼마나 사정했는가. 군수에게. 사창시장 와가지고 사흘장만 지켜보라고. 근데 그때 군수가 뭐라 하덩가. 상무대 군인들 들어오니까 잘된다고, 앞으로 잘된다고, 전망을 보고 짓어야 된다고. 도대체 말을 들어야제,말을"
-사창5일장 상인 여


“군수가 잘못한지 알면 시방이라도 얼른 쓰게끔 해줘야제. 옛날 그 자리에다 그대로. 황룡장처럼. 군수에게 백번 천번 애기해도 고개만 끄덕끄덕하고 소용없응께. 기자도 그럴깜시 잘 새겨 들으라고 한소리 또 하고 또 하제.”
-사창 5일장 상인 여


열아홉에 첫딸 낳고 스물두 살 때부터 시작한 장돌뱅이 생활이 인자 40년이 넘게 흘렀다는 건어물전 아짐은 낮 술에 얼굴이 불콰해져 한소리를 또 하고 또 했다. 훔칠 눈물도 없으련만 새끼들 키우려고 눈물로 밥을 삼아 벨놈의 장사 안 해본 것이 없다고 하는 아짐의 손은 벌써 눈가에 닿아있었다.

드물게 오던 손님도 이제 끊어졌다. 잡화전에서는 짐을 꾸리는 모습이 보였고 어물전은 이미 텅 비어있다. 오후 네 시도 안됐는데 사창 5일장은 벌써 파장분위기다. 언어장애가 있는 신발가게 아짐은 떠나려는 기자에게 무언가를 전하고 싶은 모양이다. 손이 빠르게 움직이고 입술이 열렸다 닫히고 눈썹을 가늘게 떨고 있었다. 그러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사창 5일장 상인들은 두려움이 없었지만 혹시 후환이 있을까 이름과 나이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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