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값 고공행진? 농민 속은 타들어간다
딸기값 고공행진? 농민 속은 타들어간다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2.01.18 12:00
  • 호수 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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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값 배 이상 올랐지만, 수확량 적어 농가 소득은 반 토막
인건비·자재비 치솟는데, 늦은 물량 쏟아지면 가격 폭락 우려

요즘 딸기 왜 이렇게 비싸요?”

마트 과일 판매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딸기 가격이 평년 대비 70% 가까이 치솟은 탓이다. 소비자들은 이내 좀 더 싼 과일에 시선을 돌린다. 예년보다 배 이상 오른 딸기값. 그럼 딸기 농가들의 소득도 그만큼 높아졌을까? 답은 ‘NO’. 반 토막에도 미치지 못한 농가가 적지 않다. 문제는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날씨에 있었다. 지난해 딸기 주산지인 호남은 10월 중순까지 장마가 이어지고 낮 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갔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위황병, 시들음병, 탄저병 등 병해가 예년보다 많이 발생하면서 9월에 하우스로 옮겨심은 딸기 모종 상당수가 고사했다. 고사는 면했더라도 고온에 빨리 익은 딸기는 크기가 작아 상품성이 떨어진다. 모종을 새로 구해야 하는 농가가 늘어나다 보니 모종 품귀현상도 벌어졌다. 여기에, 최근 한파까지 몰아치면서 일조량이 줄어 열매 맺는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일 기준 딸기 100g 소매가는 2,591원으로 평년(1,515)보다 71% 이상 뛰었다. 도매가는 2kg38100원으로, 평년가(26162)와 비교해 45.6% 올랐다. 그러면 딸기 농가 수익도 그만큼 높아졌을까? 수확량 감소, 인건비·자잿값 상승, 딸기값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외면과 부정적 시선까지. 농가는 삼중고, 사중고를 겪으면서도 2화방, 3화방에서 차례로 세상에 나올 딸기를 기다리며 이 시간을 버티는 중이다.

투베리 농원 이장호 대표가 맛있게 익은 딸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투베리 농원 이장호 대표가 맛있게 익은 딸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투베리 농원 이장호 대표 명품 딸기로 승부

지난 12일 오전 10. 기자가 진원면 투베리 농원(대표 이장호·한매실 부부)을 찾았을 때 오전 8시쯤 시작했다는 딸기 따는 작업이 벌써 끝나있었다. 이장호 대표는 예전 같으면 요맘때 매일, 온종일 100~200kg씩 작업을 했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2~3, 오전에 작업이 끝날 정도로 수확량이 적다싸더라도 물량이 많아야 수익이 있지, 요즘처럼 물량 자체가 없으면 농가 소득도 그만큼 줄어드는데 언론은 예년보다 비싼 딸기 가격만 강조하고,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시각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금딸기’ ‘딸기값 고공행진등의 자극적 보도가 딸기 소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늦게 심거나 새로 모종을 심은 농가에서 봄쯤 한꺼번에 딸기가 출하될 경우 가격 폭락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계절을 거스르는 과일의 대표 격인 딸기는 그만큼 재배가 어렵다그래도 전국 최고를 자부하는 진원 딸기의 명성을 잇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명품 딸기생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귀농 10년 차에 접어든 이장호 대표는 아내 한매실 씨와 함께 진원면 불태산 밑자락인 학전리에서 블루베리와 딸기를 생산하는 투베리(two berry) 농원을 운영하고 있다. 공군 장교 출신 초보 농부가 어느덧 딸기 명인으로 불리는 데는 시설하우스 모든 환경을 컴퓨터로 제어하고 재배 경험을 데이터화 한 스마트팜의 힘이 컸다. 하우스 내부에 온도, 습도, 일사량을 조절하는 천창과 커튼, 분무기를 설치하고, 하우스 밖에는 대기온도, 습도 등을 관찰하는 기상대를 만들었다. 스마트팜은 딸기 생산량 증가와 품질 향상, 인건비 및 난방비 절감으로 이어졌다. 노즐을 통한 이산화탄소 공급 비용만 연간 1천만 원에 달하지만, 과육이 단단해지고 단맛이 높아져 최상품 수확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투베리 농원 중앙에는 82규모의 교육장도 있다. 선배 고수들의 경험을 듣고 귀농하는 초보 딸기 농부를 교육하는 곳이다. 이 대표는 진원 딸기가 전국에서 인정받는 이유는 대부분의 농가가 하우스 지원사업으로 자가 육묘장을 갖추고 있고, 꽃 작업을 충분히 해서 상품성이 우수한 크고 당도 높은 딸기를 생산하기 때문이다모두가 힘들지만 서로 경쟁하기보다 함께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우리 딸기 농가들의 농가 경쟁력을 높이고 귀농·귀촌 농부들이 다 함께 잘사는 농촌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1월 장성군 귀농·귀촌협의회장에 재임한 이장호 대표의 각오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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