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과 공정 그리고 상식
정의과 공정 그리고 상식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2.01.09 20:41
  • 호수 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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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5년 전 취임사에서 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평등과 공정 그리고 정의는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오히려 부동산 시장에서의 평등은 훨씬 더 후퇴했다고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언론자유, 인권보장 등 정치적 자유와 평등은 과거 정부에 비해 크게 신장되었으나 경제적 평등은 더욱 악화되었다. 5년 전 상위 10%의 자본 및 배당 소득은 91%에서 94%로 늘었고, 이자소득 상위 1%의 소득 비율은 43%에서 46%로 늘어났다.

또한 근로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는 더욱 늘었으며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한 대선공약은 임기가 끝나는 지금도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소득 격차를 줄이는 일은 갈수록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롤즈는 국민이 합의할 수 있는 정의는 개인의 자유는 다른 사람의 자유와 양립할 수 있다면 최대한 용인되어야 하고,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은 그 지위가 공정한 기회균등에 의해 획득한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장학재단의 2014~2016년 대학별 국가장학금 신청 현황을 토대로 고소득층(9.10분위) 비율과 국가 장학금 미신청자 비율을 반영해 분석한 결과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상위권 6개 대학의 고소득층 추정 학생 비중이 70% 내외에 이르렀다고 한다. 한마디로 상위 소득 20% 이내의 자녀가 상위권 대학 재학생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재산 정도에 따라 금수저, 은수저, 철수저, 흙수저라는 신분으로 나누어진다는 얘기는 재산뿐 아니라 대학 진학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봉건사회때 양반의 자식과 노비의 자식이라는 운명처럼 인간이 운과 팔자에 따라 평생의 행복과 고통이 결정되는 사회는 결단코 정의롭지 않다. 학자금을 대출받아야 하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는 학생이 의학전문대학원에 갈 수 없다. 변호사가 되기 위해 법학전문대학원에 가려면 경제적인 뒷받침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기회가 평등하지 않은 제도, 기회가 보장되지 않는 사회,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국가는 정의롭지도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도 없다.

마이클 샌델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저서에서 정의를 판단하는 세 가지 기준으로 행복, 자유, 미덕을 들었다. 이는 정의가 사회 구성원의 행복에 도움을 주는지, 사회 구성원 각각의 자유로움을 보장할 수 있는지와 사회에 좋은 영향으로 끼쳐야 하는지로 판단한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출마의 변으로 내세운 것이 공정과 상식 그리고 정의를 회복하겠다는 것이었다. 조국 사태로 인해 기회의 평등마저 빼앗겨 버린 현상을 확인한 청년들이 현 정권에 대해 등을 돌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정권교체의 여론이 높아지면서 지난해까지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는 여당인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비해 두 자릿수 이상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연초 여론조사부터 이재명 후보에게 지지율이 역전되자 급기야 선대위를 해체하고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조직을 재정비한다고 지지율이 오를 리는 없겠지만 정작 바꾸어야 할 자신을 바꿀 수 없으니 주변 사람만 내쫓고 있다.

윤후보가 공정과 상식 그리고 정의를 출마의 변으로 내세웠지만 윤후보 자신이 전혀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도 그리고 정의롭지도 않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을 바꾼다고 지지율이 올라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

국민들은 그의 부인이 학력이나 경력을 부풀리거나 장모가 불법으로 재산을 취득한 것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해명 또는 대처가 상식적이거나 정의롭지 못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도 윤후보는 이런 문제에 대해 외면하거나 변명하거나 심지어 거짓말을 하고 있다.

정의와 상식 그리고 공정은 윤후보의 판단 기준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이 동의하고, 사회구성원에 좋은 영향을 끼쳐야 하는 것이다. 윤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내세워야 할 키워드는 스스로의 무덤이 되는 정의와 상식 그리고 공정으로는 안 된다. 정권교체 외에 그가 내세울 것이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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