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의 작심삼일(作心三日)
임인년의 작심삼일(作心三日)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22.01.04 11:46
  • 호수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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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먹은 지 삼일도 못간다는 뜻의 작심삼일에 대한 어원에 대해서는 몇까지 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이다. 고려 조정에서 하는 정책이나 법령이 삼일을 넘기지 못하고 바뀐다는 의미다.

이 속담은 조선시대로 내려오면서 조선공사삼일(朝鮮公事三日)’로 바뀌는데 둘 다 한 번 시작한 일을 오래 지속하지 못함을 비꼬는 표현이다. 이와 관련해서 조선 중기 한성부좌윤, 대사간 등을 역임한 문신이자 설화문학가인 유몽인은 그의 대표작 어우야담(於于野談)을 통해 서애 유성룡의 일화를 들려준다. 그가 군 최고사령관격인 도체찰사 직을 맡았을 때였다.

한번은 유성룡이 각 고을에 공문을 발송하라는 명을 내렸다가 사흘 뒤 갑자기 공문 내용을 수정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그래서 역리를 불러 삼일 전 발송했던 공문들을 모두 회수하라고 지시했다. 그때 역리는 당연하다는 듯이 진즉 발송했어야 할 공문을 아예 발송하지도 않은 채 바로 가지고 왔다. 이에 유성룡이 크게 나무라며 이유를 묻자 역리의 대답은 태연하기만 했다. “고을에 발송했던 공문이 사흘 뒤 회수되고 다시 고쳐 발송하는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이번에도 사흘 뒤에 어차피 또 회수될 것이고 고치실 것 같아서 간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유성룡은 몹시 부끄러워 하며 공문을 고쳐 시행했으며 이 일화에서 작심삼일성어가 탄생했다고 한다. 유몽인이 이 일화를 후세에 남긴 이유는 명재상인 유성룡조차 그런 실수를 할 수 있으니 모든 일을 판단할 때 신중하게 생각해서 결정하라는 교훈을 주기 위함이라 여겨진다. 새로운 해가 밝았다. 코로나로 인하여 모든 일상이 뒤틀린 채 갖힌 삶을 살아야 했던, 그토록 지난하고 다사다난 했던 묵은 해가 가고 붉은 태양과 함께 임인년이 밝은 것이다. 이 맘때가 되면 으레 많은 사람이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다짐하게 된다. 금연, 절주 내지는 금주, 다이어트, 운동, 자기계발 등... 하지만 굳은 결심도 채 3일을 이어가지 못한다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의 굴레를 벗어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새해 결심을 1년 내내 유지하는 사람은 10.9%, 즉 열명 중 한 명이라고 하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만 보더라도 말이다. 실패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분석되는데 목표 설정의 부적정, 철저한 준비 부족, 뇌 호르몬 영향, 꼭 성공해야 된다는 압박감 등의 사유는 잘아는 사실이고 여기에 긍정적인 마인드와 자신감의 결여도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기에 사회심리학자이자 컬럼비아대학교 동기과학센터 부소장인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박사는 그의 저서작심삼일과 인연 끊기에서 우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계획 및 기회를 포착한 뒤 구체적인 목표까지의 거리를 파악하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낙관론자가 되라고 조언한다.

부정적으로만 비춰지는 작심삼일 네글자에도 이처럼 긍정적, 현실적 낙관론자 같은 희망적인 용어로 풀이될 수 있는 여지가 숨어있다니 다행이다. 작심삼일을 삼일마다 계속한다면 영원한 작심이 되는 것이고, 작심삼일을 여러번 하다보면 그것이 모여 한달이 되고 일년이 된다고 하는 해석이나삼일도 못가서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작심하고 삼일만 견디면 이뤄낼 수 있다는 역설의 논리 또한 그렇다.

임인년 흑호의 해!

검은 호랑이의 힘찬 포효와 용맹스러운 기운을 머금고 긍정, 낙관, 역설의 뜻을 마음에 새겨보며 연례행사처럼 다시 한번 작심삼일에 도전해 보는 것도 새해 새 아침에 가져볼 수 있는 호사(好事)가 아닐까 싶다. 작심이틀 이나 작심하루가 될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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