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없는 천재는 없다
노력없는 천재는 없다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21.11.07 23:19
  • 호수 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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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천재 에디슨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노력)이다.” 보통 사람의 말이라면 믿기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천재가 본인 스스로 했던 말이니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굳이 긴 설명이 필요없이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도 땀 흘리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는 창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조선 후기 아무도 이견을 말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모두가 동의하는 일의 하나는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는 천재였다는 사실입니다. 추사는 다산보다 24세 연하로, 다산의 둘째 아들 정학유와 동갑내기 친구였습니다. 그러나 다산이 75세로 세상을 떠난 1836년에는 추사 나이 51세로, 문과에 급제해 병조참판을 지내 당대의 석학으로 이름을 크게 날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여러 문헌을 살펴보면, 당대의 뛰어난 학자로 다산과 추사를 병칭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두 분에 대해서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이, 만인이 인정하던 천재이자 대학자였습니다. “다산은 추사의 높은 재주와 실학(實學)에 견주어도 단지 나을 뿐만 아니다. 비단 우리나라 근세의 1인자일 뿐만 아니라, 비록 중국에 놓아두더라도 기효람(紀曉嵐), 완운대(阮雲臺)의 바로 아래에 있어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智水拈筆)』)”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다산과 추사는 나란하지만 그래도 1인자로서 조금이라도 추사보다는 나은 점이 있다면서, 저 중국의 기효람·완운대와도 나란할 정도라는 평입니다. 

이런 평이야 자기의 주관적인 평이겠지만, 어쨌든 당대에 추사와 다산은 그렇게 뛰어난 학자이자 천재로 대접받았다는 점만은 인정하게 됩니다. 그러한 천재들이었지만, 그들이 그만한 학문적 업적을 남겼던 이유로는 천재만의 뛰어남에서가 아니라, 99%의 피가 나고 땀이 흐르는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강진의 유배살이 동안, 다산은 많은 제자를 길러냈습니다. 그중에서 뛰어난 제자 황상(黃裳)은 누구와 주고받은 편지에서, 우리 선생님은 너무도 공부를 열심히 오래도록 했기 때문에 “복사뼈에 구멍이 세 번이나 뚫렸다.[踝骨三穿]”라는 비화를 전해주었습니다. 요즘처럼 책상과 의자의 사용이 보편화 되지 않던 시절이어서, 발과 발을 포개고 방바닥에 앉아서 책을 읽고 글을 쓰노라면, 온종일 복사뼈가 방바닥에 밀착해있기 때문에, 닳고 닳아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무려 세 번이나 그랬다니, 학문연구에 다산이 기울인 노력이 어느 정도였던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이야기입니다. 다산초당에서 무려 500권이 넘는 저서를 마쳤으니 그만한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추사의 평생 친구는 이재 권돈인(權敦仁)이었습니다. 벼슬이 정승에 오르고 학문도 높았지만 서화에도 조예가 깊었기에, 추사와는 유독 막역한 사이였습니다, 추사 문집을 보면 특별히 이재에게 보낸 편지가 매우 많습니다. “나의 글씨는 비록 말할 것도 못되지만, 70년에 걸쳐 10개의 벼루를 갈아 닳게 했고 천여 자루의 붓을 다 닳게 했습니다.[吾書雖不足言 七十年 磨穿十硏 禿盡千毫]라는 무서운 이야기를 자신이 발설하였습니다. 열 개의 벼루가 먹을 가느라 닳아 구멍이 뚫리고, 천여 개의 붓을 몽당붓이 되게 닳도록 글씨를 썼다니, 얼마나 모진 노력을 기울였으면, 그런 정도이겠는가요.

그렇습니다. 경학자 다산, 수백 권의 경학 연구서를 저작했고, 서예가 추사, ‘추사체’라는 서체까지 창조해내느라, 얼마나 땀 흘리는 노력을 기울였겠는가요. 다산과 추사 같은 천재들이 그만한 노력의 댓가로 그만한 업적을 이뤄냈음을 생각하면, 99%의 노력만이 창조의 밑바탕이 된다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천재일수록 더 노력해야지, 천재성만으로 창조가 어렵다는 것을 그런데서 알게 됩니다. 다산의 귀양살이, 추사의 귀양살이, 그런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노력으로 대업을 이룩한 그들에게 숭모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글쓴이: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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