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장성공원에 조성된 무궁화동산에 99세(白壽)의 노화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청운 이학동화백은 1923년생으로 나주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1회 졸업생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좋아하여 서양화는 오지호선생에게 사사하고, 한국화는 허백련선생에게 수학하여 동`서양의 화풍을 두루 섭렵하였다. 그림을 배우고 싶었던 이학동화백은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미술연구소를 수료한 뒤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이 문을 열자 제1회 입학생이 되었다. 대학에 다니면서도 연극 활동을 하며 무대를 직접 꾸미는 등 예술적인 끼를 발산하였고, 음악 동아리를 만들어 밴드활동을 할 정도로 재능이 다양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중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하면서도 붓을 놓지 않았으며 나주문화원을 설립하여 초대원장에 취임하는 등 나주의 문화예술계에 초석을 다진 분이다.
올해 7월에는 나주 나빌레라 문화센터에서 ‘청운의 꿈 일백년, 예술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백수(白壽) 기념전시회를 갖는 등 지금까지 전국에서 30회가 넘는 전시회를 열었다.
특히 이학동 화백은 ‘무궁화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를 좋아해서 무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는 99세의 노화백은 지금도 1년 365일 날마다 화실에 나와 무궁화(채색화)와 풍경화(유화)를 그리고 있다.
이학동 선생의 애제자로 365일 선생의 곁에서 그림을 배우고 있는 일심 김예지 작가는 “스승님은 욕심도 성냄도 없는 무욕의 도인같은 분이다. 스승님의 작은 몸짓, 지나치는 한마디 말씀도 모두 훌륭한 가르침”이라며 “인생의 큰스승을 만나 그림을 배우고, 아름다운 동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내년에는 백세를 맞아 상수전(上壽展)을 준비하고 있다는 청운 이학동 화백. 그가 사랑하는 무궁화처럼 대한민국의 미래가 활짝 꽃피기를 서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