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꽃 잔치’ 개최와 개최하지 않은 차이는
‘노란 꽃 잔치’ 개최와 개최하지 않은 차이는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11.02 11:00
  • 호수 89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축제는 개최하지 않았어도 사람들은 몰려왔다
사람들은 몰려왔어도 지역경제에 보탬은 미미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란 꽃 잔치는 공식적인 행사와 축제 프로그램 없이 황룡강 둔치 등 주변에 조성한 꽃길을 개방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하지만 꽃이 피기 시작한 10월 초부터 거의 한 달 동안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굳이 많은 예산을 들여 축제라고 하는 이벤트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 축제를 개최하는 목적은 다양하지만 크게 서너 가지로 압축해 볼 수가 있다.

축제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지역경제의 활성화이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이후로 우리나라 축제의 수는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2019년에는 전국적으로 1천 여개가 넘는 축제가 열렸다. 하지만 이들 축제 가운데 흑자를 이룬 축제는 손에 꼽힐 정도에 불과했다. 더구나 축제기간 동안 지역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대한 평가도 제각각이어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평가가 절실히 요구된다.

두 번째는 주민의 화합과 단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전통의 축제인 추수감사제나 당산제 등은 조상에게 감사하고 이웃이 화합하기 위한 축제이다. 이 축제의 공통점은 행정기관이 아닌 주민들의 주도로 이루어지며 축제의 규모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세 번 째는 전통문화의 계승과 선양을 위한 축제이다. 종묘대제나 안동탈춤 페스티벌, 보성소리축제, 판소리 축제 등이 이에 해당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개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안동탈춤 페스티벌은 전통을 계승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최근에는 전통문화계승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문화축제가 점점 확산되어 가고 있는데 광주의 김치축제, 인천의 전통문화축제, 인사동 국제문화 축제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와같이 축제를 기획하고 추진할 때는 축제의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왜냐하면 축제의 목적에 따라 프로그램과 축제를 운영해갈 주체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지역소상공인, 농민 등이 소외>

대한민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에서 개최하고 있는 1천여 개 지역축제의 목적은 대부분 지역경제활성화에 두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를 실시하기 전에 열렸던 지역의 전통문화 축제 등의 수는 현재 개최되고 있는 축제의 10분의 1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축제의 기획과 운영 등에 지역경제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소상공인, 농업인, 지역경제인 등의 참여는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축제의 목적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면 그 목적에 부합한 프로그램과 콘텐트를 개발해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첫째, 지역의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일이다. 축제가 군민들의 축제가 되기 위해서도 축제의 혜택이 군민에게 고루 미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농촌인 우리군에서 대형 축제를 개최하는데 농민들에게 이익이 가지 않는다면 그 축제는 지속될 수가 없다. 축제를 활용해 농산물, 농산물 가공식품, 지역특산품을 팔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하는 이유다.

둘째, 관광객들이 우리 지역을 찾아오면 음식점, 숙박업소를 이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머물지 않은 관광객은 지역경제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축제 프로그램을 야간으로 옮기려고 하는 이유도 관광객을 지역에 머물도록 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셋째, 축제 장소 외에 지역의 볼거리나 즐길 것들이 있어서 축제의 동선이 넓어지게 해야 한다. 황룡강 꽃을 보고, 축령산을 들리거나 지역의 문화유산을 관람하거나 장성의 카페나 갤러리에 들려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축제를 개최한다면 축제의 중심 역할은 지역의 소상공인, 농민, 지역경제인이 맡아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속가능한 축제가 되려면>

노란꽃 잔치의 주 무대인 황룡강은 그동안 생태하천 조성사업, 생태공원 조성 등 많은 국가예산을 투입하였다. 그런데 황룡강 생태하천 조성사업이 끝나고 조사한 생물 분포 현황에서 육상 척추동물과 수생동물의 종과 개체 수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생태하천 조성이 다양한 동식물과 함께 공존하는 하천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인간의 편의를 위한 하천조성이었음을 반증하게 하는 것이다. 수생동물과 육지 동물이 함께 살지 않는 황룡강은 언젠간 죽음의 강이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황룡강의 관광 자원화를 추진할 때는 무엇보다 강과 하천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양한 생물종이 분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심 하천의 둔치를 개발하여 체육공원이나 산책로를 조성할 때 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주장에는 자연을 인간과 동식물이 공존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일부 학자들은 코로나19의 확산 원인에 대해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여 자연에서 살지 못한 동물들이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발생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룡강 노란꽃 잔치는 황룡의 황색에서 착안하여 장성군을 옐로우시티라는 색채도시로 만들어 이를 장성의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정책적 결정에서 비롯되었다. 황룡강 노란꽃 잔치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처음엔 황룡강 둔치에 해바라기, 백일홍, 황화코스모스 등 노란 꽃을 중심으로 꽃밭을 조성하였다.

그런데 황룡강 노란꽃 잔치에 사람들이 몰려오고, 점차 관광객 수에 욕심이 나면서 핑크뮬리 등 외래식물종을 심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그 면적이 크게 늘었다. 핑크뮬리는 생태교란 식물종 2급에 해당되어 환경운동가들이 식재를 반대하고 있다. 황룡강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생태공원으로 조성해야겠다는 기본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관람객의 수가 아닌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축제를 위한 프로그램개발과 콘텐츠의 개발에 축제 담당자와 주민들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