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장수의 시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무병장수의 시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11.01 10:03
  • 호수 8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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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공산에 있는 갓바위에 약사여래불은 중생들의 소원을 잘 들어준다고 하여 1365일 불교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약사여래불은 중생들의 몸과 마음에 병을 치료해 준다고 하는데 의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질병이 인간의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불교의 극락세계나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의 공통점은 일체의 고통이 없으며 모든 것이 풍족하여 서로 가지려고 싸우지 않으며 수명의 한계가 없어서 살고 싶을 때까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인간의 바람과 희망은 아마도 무병장수란 한마디로 충분할지도 모른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50년 전에 비해 20년 이상 늘어나 2020년 기준 83세이며 여자가 남자보다 5~6년은 더 사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5년 이란에서 발견되었으며 4천여 년 전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한 서사시는 길가메시라고 하는 왕이 영원히 살기 위해 조상을 찾아 불멸의 방법을 묻는 것에서 시작된다. 길가메시는 불멸을 위해 이리저리 헤매다가 바다속에 젊음을 돌려주는 식물이 자라는 것을 발견했으나 그가 먹기 전에 뱀이 먼저 먹어버렸다. 결국 길가메시는 불멸을 추구하는 것이 헛된 일이라고 깨닫고, 진정한 불멸은 이 생에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업적을 남기는 것뿐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미래학자들은 길가메시가 꿈꾸던 불멸의 삶이 100년 이내에 실현될 수도 있다고 주장 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노화되는 보편적인 이유를 다섯 가지로 설명하고 있는데 DNA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이 될 수 있고, 미토콘드리아가 돌연변이를 만들어 몸에 고장을 일으킨다. 시간이 흐르면서 몸 안에 쓰레기 쌓이는데 스트레스와 나쁜 음식 등이 원인이 된다. 또 하나의 노화 원인은 DNA의 노화를 막는 텔로미어가 사라지기 때문인데 텔로미어는 텔로머레이스라고 하는 효소를 통해 계속해서 생성되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가재는 끊임없이 텔로머래이스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50년 된 가재와 5년 된 가재의 장기가 나이를 구분할 수 없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현재 100세를 넘은 사람이 4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30년 뒤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은 93세에 이를 것이라고 하는데 그 때가 되면 100세가 넘는 사람들은 주변에 흔할 것으로 보인다.

암의 정복과 인공장기의 개발은 인간의 수명을 훨씬 더 늘어나게 할 것이다. 뇌의 능력 저하를 막는 약품의 개발은 치매는 물론 기억력의 퇴화를 막아낼 것이다.

언젠가는 영화 속에서 보았던 600만불의 사나이처럼 인간의 뇌와 로봇과 같은 신체를 가진 새로운 인간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수명이 끝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존재할 수 없으며 인간의 수명이 수백 년이라면 조선시대의 포악했던 연산군이나 무능했던 선조의 시대에서 지금과 같은 문명의 발달과 새로운 세상이 가능했을까?

선종에서는 다음과 같은 축복의 말이 있다. 당신의 아버지가 죽기를, 당신이 죽기를, 당신의 아들이 죽기를이다. 이 말이 축복인 이유는 만약 순서가 바뀌게 되면 끔찍한 일이기 때문이다. 자녀들보다 더 오래 산다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끔찍한 고통일 것이다.

인류는 모든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처음으로 불을 사용하였고, 식량을 재배했으며 언어를 가지고, 도시를 이루는 문명을 발명했다. 인간이 발달시킨 기술은 탄소 발생에 따른 지구위기를 불러왔음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물자와 식량 그리고 약품으로 인해 삶의 질을 높였다.

하지만 물자가 풍부하다고 인간의 욕망이 만족하는 것은 아니며 야만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병이 없이 오래 사는 것은 모든 인간의 바람이지만 그것이 곧 행복일 수는 없다. 욕망을 잠재우고, 야만성이 사라져 마음에 진정한 평화를 이룰 때라야 진정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때 장수의 의미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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