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가 없는 세상
소유가 없는 세상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10.24 21:54
  • 호수 8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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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수렵 채취를 하며 살고 있는 부족들을 연구한 인류학자들은 사유재산이 없는 인간 사회가 그렇지 않은 인간들보다 대부분 더 행복하다고 주장한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농업사회가 인간의 집단적 힘을 엄청나게 크게 만들었지만 그와 똑같은 수준으로 인간이 행복해지지는 못했다고 했다. 수렵 채취 때 인간의 노동시간은 평균 4시간을 넘지 않았으며 나머지 시간은 춤을 추거나 유흥을 즐겼지만 농업사회가 되면서 인간의 노동 시간은 훨씬 더 많이 늘어났다.

인류학자들은 인간의 역사 가운데 90%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인간은 사유재산 없이 생존했으며 그 당시가 더 번성하고 행복했다고 주장한다. 1972년 동아일보에 [무소유]라는 제목으로 수필을 연재한 법정스님은 인간의 집착과 소유욕이 인간의 평화와 자유를 가로막고 있으며 모든 불행의 원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법정은 무소유에서 얻는 해방감과 자유는 궁극에 온 우주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인도의 자이나교는 2천 년의 역사를 가진 종교이며 신자 수는 많지 않지만 그들의 결속력이 커서 인도에서 무시할 수 없는 교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인도의 성자로 추앙받고 있는 마하트마 간디도 자이나교의 영향을 받아 무소유의 삶을 살았다고 전한다.

자이나교의 출가자와 재가자는 반드시 지켜야할 다섯 가지 대서계가 있는데 재가자와 출가자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이 바로 무소유다. 자이나교 출가자는 백의파와 공의파로 나누어지는데 백의파는 흰옷을 입고 있으며 공의파는 무소유를 실천하기 위해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나체로 생활한다. 불교에서는 출가 수행자가 발우(밥그릇) 한 개와 가사() 3벌은 소유할 수 있도록 했으나 자이나교에서는 이것마저도 소유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봉건사회에서 토지의 소유 여부는 곧 그의 계급과 신분을 나타나게 하였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의 사회적 신분을 가늠하게 한다. 서울과 지방, 서울에서도 강남과 강북으로 나뉘고 강남에서도 어떤 아파트 몇 평에서 살며 어떤 승용차를 타는지가 곧 그의 신분이 되고 만다.

칼 마르크스는 사유재산 제도를 폐지해야 모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전쟁은 더 많이 소유하려고 하는 인간의 탐욕이 만든 가장 큰 죄악이다.

2030. 불과 10년 후 우리사회의 소유개념은 어떻게 달라질까? 영국의 유명한 시사지인 [이코노미스트]2018년 사설에서 ‘2030년이 되면 주택과 자동차, 일자리를 포함해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의 가짓수가 끝없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200710월 미국의 한 연립주택에서 시작한 에어비엔비190여 개 나라에서 400만 여 곳이 등록되었으며 기업가치는 약 4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집이 소유가 아닌 공유의 개념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우버는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시작됐는데, 모바일 앱을 통하여 카풀 내지 차량 공유 형태로 차량과 승객을 연결해 주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운송 네트워크다. 2010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시작하여 자산 총액 37 , 2020년 연 매출 16조 원을 기록하였다. 에어비엔비와 우버의 공통점은 집과 자동차의 공유개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유를 위해 연결해 주는 것은 스마트 폰 뿐이다.

젊은이들은 이런 공유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네트워크의 구축에 있다. 식료품의 3분의 1이 쓰레기 통으로 가고, 여성들이 1년에 버리는 옷의 무게는 1인당 37KG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데 버려지는 식료품을 이웃과 나누고, 내다 버리는 옷을 이웃과 바꿔입는다면 탄소 발생의 10%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지구위기에서 환경을 보호하고 탄소가스를 줄이는 방법으로 자동차 공유, 옷 바꿔입기, 음식 나눠먹기, 공동 거주는 물론 함께 아이 돌보기 등으로 소유가 아닌 공유라는 인식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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