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보다 자존감을 가진 지도자를 바란다
자존심보다 자존감을 가진 지도자를 바란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10.17 21:56
  • 호수 8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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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어 비나얌(vinayam)’은 겸손, 겸허를 뜻하는 말이다. 배움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내가 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이 잘못된 생각의 뿌리는 바로 자존심때문이다.

행자실이란 막 출가한 예비 승려가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 속리산 법주사 행자실에는 수십 년 동안 걸려있는 액자가 하나 있다. 행자들에게 자신을 낮춘다는 뜻의 하심(下心)이라고 쓰여있는 이 액자에 절을 하며 일체의 자존심을 버리라고 가르친다.

인도의 수행자 학교인 아슈람에서 수행자들에게 먼저 가르친 것은 기억해야 할 것잊어야 할 것단 두 가지뿐이라고 한다. 기억해야 할 것은 내가 남에게 저지른 잘못과 남이 나에게 베푼 선행이다. ‘잊어야 할 것내가 남에게 베푼 선행과 남이 나에게 저지른 잘못이다. 불교에서는 모든 고통의 원인이 탐욕성냄어리석음이라고 하였는데 성냄은 바로 남이 나에게 저지른 잘못 때문이거나 내가 남에게 베푼 선행을 고맙게 여기지 않았을 때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남에게 저지른 잘못이나 남이 나에게 베푼 선행은 쉽게 잊어 버린다.

수행뿐만이 아니라 자존심은 자신을 발전시키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넷플릭스의 공동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2000년에 DVD 대여 업체인 블록버스터에 지분 49%를 팔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런데 불과 10년 후 블록버스터는 파산했고, 릭스의 현재 자산가치는 260조 원이 넘는다.

선사로 이름난 한 스님에게 대학교수가 찾아가 선()에 대해 물었다. 스님은 차를 대접하겠다며 교수의 찻잔에 차를 부어주며 차가 넘치는데도 계속 차를 붓고 있었다. 교수가 차가 가득 찼습니다. 더는 들어가지 않아요라고 말하자 스님은 당신의 마음속에 당신의 짐작과 의견이 가득 차 있어서 당신의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선()에 대해 알려 줄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슈람의 스승들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존심은 버리되 자신감은 놓지 마라고 가르친다. 아슈람은 출가한 승려들뿐 아니라 짧은 기간 동안 명상과 수행을 하기 위해 일반 신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우리나라 사찰에서도 재가자들이 일정 기간 동안 사찰에서 머물며 참선이나 명상 또는 기도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자존심이란 남들이 뭐라고 할지 두려워하는 것이고, ‘남과 나를 비교하며 모든 걸 다 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강한 척하고 남들이 나를 존중해주길 바란다’. 그런데 자신감(자존감)남의 말을 걸러서 듣고’ ‘남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비추어 생각하며 누구에게든 배울 수있으며 상처 받을 수 있어도 괜찮다고 여기며 나와 남을 존중한다.

수도사 폰티쿠스는 영혼의 가장 위험한 추락 원인은 자존심이라며 자존심의 다른 이름은 자신의 참모습을 감춘 가면이라고 했다. 진정한 나는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 멋진 인상을 주어야할 사람이 없을 때, 나에게 무언가를 제공할 사람이 없을 때 나타나는 이다.

공자는 군자는 혼자 있을 때도 삼가고 조심한다(愼己獨也)’고 했다. 남이 나를 보고 있지 않을 때도 삼가고 조심한다는 말이다. 자신감이 강한 사람은 남과 비교하며 자신을 높이려 하고,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겸손하고 남을 존중한다.

출가한 승려들이 육식을 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가 모든 생명을 평등하게 여기며 존중하기 때문이다. “생명 있는 모든 것에 부처의 성품이 있다고 한 붓다의 가르침은 사람끼리의 평등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의 평등을 강조한 말이다.

차기 대권후보로 예상되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 힘 윤석열, 홍준표 후보에게서 느끼는 가장 큰 불안함은 바로 그들이 자존감은 낮고 지나치게 자존심만 높다는 것이다. 나와 다른 것을 존중할 줄 모르고, 나를 지지하지 않는 자들을 외면하고, 내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오만함이 넘친다는 것이다. 모든 지도자는 자존심이 아니라 겸손과 자존감을 가져야 국민을 통합하고 남북의 통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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