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학교 교육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10.10 21:00
  • 호수 8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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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와 붓다 그리고 예수와 같은 성인들이 제자들을 가르칠 때는 언어 즉 대화가 교육의 수단이었다. 제자들은 스승에게 묻고 스승은 제자들의 물음에 답하는 형식이었으며 시간이 흐른 뒤 이들의 대화가 문자로 기록되어 하나의 경전으로 남게 되었다.

근대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은 구텐베르크의 활자인쇄 혁명이다. 정보전달의 수단이 말에서 글로 대체되었으며 책은 모든 정보와 지식의 보고였다.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책장에 브리테니커 백과사전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도 지식의 최정점에 있는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정보와 지식을 찾을 때 손에 든 스마트폰으로 구글에서 검색하고 답을 얻는다. ``고등학교와 대학 4년을 합하면 학교에서 받는 교육기간은 무려 16년이나 된다. 그런데 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16년 동안 받은 교육을 경험으로 직업을 얻기가 갈수록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청년 실업은 대한민국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세계적인 문제가 된 것이다.

수천 년 동안 계속된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200여 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21세기는 산업사회를 지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21세기는 지난 수천 년 동안 인류가 경험해온 세상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21세기가 시작되고, 20019월 맨해튼의 100층 높이의 쌍둥이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져 3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에 따라 2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피의 보복이 이어졌다.

2011년에는 9.0규모의 지진이 수반한 쓰나미가 후쿠시마 원전 3기를 파괴해 방사능이 누출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하였다. 2019년에는 호주의 고퍼스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약 12억 마리의 야생동물이 희생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수년간 비가 내리지 않고, 고온으로 땅이 건조한 상태에서 일어난 호주산불은 거의 6개월 가까이 계속되었으며 한반도 면적의 85%가 불에 탔다. 호주는 201912월 일부 지역에서 섭씨 48.9라는 역대 최고의 높은 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 21세기의 시작은 인류에게 희망과 꿈이 아니라 절망과 두려움을 주고 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엄청난 변화와 함께 인류에게 닥칠 재앙을 모르고 있거나 외면하고 있다. 바둑천재 이세돌은 2016년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에게 14패를 경험한 뒤 바둑을 접었다. 5년이 지난 지금 알파고는 더이상 인간이 대결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닐만큼 더욱 발전하였다.

교육의 어원은 에두케레(Educere, 끌어내다) 즉 학생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교육방식은 아직도 20세기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IT와 디지털로 대변되는 사회에서 기업가들은 더 이상 주입식 교육으로 창의성을 상실한 청년들을 원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요즘 아이들의 아이큐는 과거보다 올라갔지만 창의성은 떨어진다고 한다.

학부모와 얘기할 기회가 있을 때 미래의 사회인은 모범생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한다. 교사의 말을 잘 따르는 학생, 부모의 말에 순종하는 모범생은 창의성도 모험심도 없는 아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1세기형 인간으로 가장 먼저 다양성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인종과 종교, 이념과 가치를 떠나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획일적인 교육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의 소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어린이 교육에 더 많은 예산과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혼자가 아니라 함께 협력하여 문제를 풀어가는 사회적 인간으로 자라도록 해야 하며 다양한 주제를 갖고 무한한 상상력으로 탐구하며 뛰어노는 공간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지방이 존재하느냐 아니면 소멸되느냐는 오직 자라나는 아이들의 몫이고, 아이들을 어른들이 어떻게 교육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아이들의 교육은 학교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이유다. 아마도 현재와 같은 교육 시스템은 10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 변화하는 사회에 최적화된 새로운 교육이 절실하고, 그 일을 학교에만 맡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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