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서원 역사상 처음으로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을 여성이 맡아
500년 서원 역사상 처음으로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을 여성이 맡아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9.28 12:00
  • 호수 8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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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암 변이중 선생 모신 봉암서원 추향제에서

지난 926일 장성군 장성읍 봉암서원에서 500년 서원 역사상 최초로 초헌관과 아헌관 그리고 종헌관을 여성이 맡아 망암 변이중 선생의 영정에 잔을 올렸다.

조선중기까지는 남녀가 부모의 재산을 공평하게 상속받는 균분상속이 이루어졌고, 딸이 부모의 제사를 물려받는 등 남녀의 차별이 없었다. 하지만 임진왜란 이후로 남성 중심의 사회질서가 만들어져 딸에게 제사를 물려주지 않고 양자를 들이는 풍습이 시작되었다.

따라서 지금까지 성리학의 중심이 된 서원에서 여성이 헌관을 맡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우리나라 서원 역사상 최초로 초헌관을 맡은 것은 2008년 이청 전 군수로 노사 기정진 선생을 주벽으로 모신 장성 고산서원에서다. 이청 전군수는 장성향교에서도 초헌관을 맡아 문불여장성이며 성리학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장성군에서 여성이 초헌관을 맡는 파격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후로 전국 서원에서 여성이 헌관을 맡은 사례는 없었으며 2020년 도산서원, 필암서원 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뒤 이배용 [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이 안동 도산서원에서 여성으로는 이청 전군수에 이어 두 번째로 초헌관을 맡아 퇴계 이황선생의 위패에 술잔을 올렸다.

(왼쪽부터)아헌관 강숙영 문항고 교장, 초헌관 정춘자 여성유도회 장성지회장, 종헌관 김현주 서삼초 교장
(왼쪽부터)아헌관 강숙영 문향고 교장, 초헌관 정춘자 여성유도회 장성지회장, 종헌관 김현주 서삼초 교장

두 차례 여성 초헌관이 서원에서 향사를 주관하였으나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 세 명의 헌관이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것은 지난 26일 봉암서원 추향제가 처음이다.

이번 봉암서원 추향제에서 초헌관은 여성유도회 정춘자 장성지회장이 맡았고, 아헌관은 장성 문향고등학교 강숙영 교장이 그리고 종헌관은 장성 서삼초등학교 김현주교장이 맡아 망암 변이중선생과 여섯 분의 신위에 술잔을 올렸다.

헌관들은 쪽진머리에 비녀를 꽂고 조선시대 부녀자들의 예복인 자주색 상의에 파란색 치마인 당의를 착용하였는데 집례의 안내에 따라 차례로 향사를 올렸다.

)봉암서원 변온섭 이사장은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보면서 여성의 사회참여와 성평등이 우리의 시대적 요구라는 생각이 들어 남성 중심의 서원향사를 과감히 개방하여 여성 헌관으로 구성하게 되었다이번 추향제의 여성헌관 선정이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새로운 서원의 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되도록 앞으로 여성의 참여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초헌관을 맡은 정춘자 여성유도회장은 여성이 헌관을 맡는다는 것은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한 일이었다. 시대가 변했다고 하지만 초헌관을 맡아 영광스럽고 벅찬 감동이었다고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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