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 감시하려면 도덕적 우위에 있어야
견제, 감시하려면 도덕적 우위에 있어야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1.09.07 11:00
  • 호수 88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선거가 10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군수, 도의원, 군의원 자리를 막론하고 자천인지 타천인지 출마예상자들의 이름 수십 명이 항간에 떠돈다.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열심히 하고는 있으나 출마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은 아직 고민 중이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출마한다했다는데 전화 연결조차 되지 않는 미확인예비출마자들도 여럿 된다. 이에 본지는 719일부터 812일까지 지면 광고와 홈페이지 알림창을 통해 장성군 지방선거 예비출마자 프로필을 접수한다고 알리고, 독자와 유권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이메일(요청이 있을 경우 SNS 메신저 활용)로 개별 질의를 보내고 성실한 답변을 부탁했다. 고맙게도 속속 답변들이 도착했다.

질문이 나간 뒤 문항이 너무 많다’ ‘후보자들 시험 치르게 하겠다는 심산인 건가’ ‘시험 쳐서 군수, 의원 될 것 같으면 나도 하겠다등의 의견들이 들려왔다. 이에 많이 물어보면 독자와 유권자들이 들을 수 있는 내용도 많아지지 않겠는가’ ‘시험 좀 치르면 어떤가. 군수, 의원선거 출마하면서 그 정도 생각도, 고민도 안 하나’ ‘혈연, 지연, 학연, 그리고 그거. 그런 거보다는 깨끗하게 시험으로 군수, 의원 뽑는 게 장성 발전을 위해 오히려 낫지 않겠나등으로 답했다. 우문(愚問)에는 우답(愚答)이 나갈밖에.

내년 113일 시행 예정인 지방자치법 개정안에는 의회 사무직원 인사권을 의장에게 부여하여 의회 인사권을 독립시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현재 의회 사무과 소속 공무원들은 의회를 보좌하기 위해 집행부에서 파견돼, 일정 기간 후 다시 집행부로 돌아가는 구조다. 더군다나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의원들의 의정활동 지원을 위한 정책 지원 전문인력(의정지원관)을 기초의회까지 도입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여기에는 의원 개인 보좌관화 방지를 위해 조례 제·개정, 행정사무감사, ·결산 등 공적인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것에 한정하고 선거 및 지역구 관리 등 의원 개인의 정무적 활동 지원은 불가함을 명시했다.

그렇다면 개정안 시행 전이라서 다음과 같은 일이 가능했던 걸까.

본지는 독자와 유권자들의 판단을 돕고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군의원 예비출마자들을 현역 의원과 신인 예비출마자의 질의 내용을 달리했다. 현역 의원의 경우 자신의 임기 동안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가장 아쉬웠던 부분을 조례 제·개정, 행정사무감사, 예산심의 등 세 가지 항목으로 나눠 질문했고, 이 밖에 의원에 당선되어야 할 이유, 현재 기초의회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 의원에 당선되면 반드시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 등을 물었다.

사실에 근거한 답변을 위해 사무과에 조례 제·개정, 행정사무감사, 예산심의 등에 대한 자료 요청을 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답변 내용을 한글파일로 정리해 사진·프로필과 함께 전송하는, 공적이지도 않고 의정활동과도 전혀 관계없는 지극히 사적인 일에 사무과 직원을 동원한 것에는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다.

군의회가 군정을 견제하는 이유는 군의회가 주민의 대표 기관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지방의회의 의사결정이 주민의 의사로 간주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의원의 도덕성과 자질, 전문성은 곧 주민의 도덕성과 자질, 전문성이다. 군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려면 자질, 전문성은 놔두고라도 최소한 도덕성만큼은 피감시자보다 우위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