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과 미국
아프가니스탄과 미국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8.22 22:20
  • 호수 8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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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자마자 탈레반이 권력을 장악했다. 미국의 괴뢰정부 대통령이었던 아슈라프 가니는 차량 4대에 현금을 싣고, 공항에서 헬리콥터에 돈을 실으려고 하였으나 공간이 부족하여 돈의 일부를 공항에 두고 가족과 측근 몇 명과 함께 도망했다고 한다.

탈레반은 199425천여명의 학생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이슬람 무장단체로 이슬람 공화국 건설을 목표로 부정부패 척결 등을 내세워 지지를 얻었으나 이슬람 교리에 대한 엄격한 해석으로 여학교 폐쇄와 가혹한 이슬람식 처벌제도의 부활 등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아프가니스탄은 중앙아시아의 교통 요충지로 고대에는 로마와 몽골, 아랍 등의 침략을 받았으나 식민통치를 받은 일은 없다. 19세기 이후에 영국과 소련 등의 침략을 받았으나 강대국의 침략은 모두 실패로 끝났으며 20019.11 세계무역센터의 테러를 이유로 미국의 침공이 시작되었다

미국의 심장과도 같은 뉴욕의 중심에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건물 두 개가 테러로 인해 순식간에 무너지고, 3천여 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온 것은 미국민들을 충격으로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미국민들은 보복을 외쳤고, 정치권도 이에 동조하였으며 국제사회도 미국의 주전론을 막지 못하였다.

이 테러에 오사마 빈 라덴과 그가 거느리는 알 카에다가 관련되었다는 증거가 나타나자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의 집권세력인 탈레반에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를 내놓으라고 요구하였다. 하지만 탈레반은 오사마에게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라고 권고하였을 뿐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미국은 2001107일 공중폭격을 시작으로 20021월 말까지 넉달 동안 1800여 차례의 전투기 출격으로 공중폭격을 가했으며 탈레반 1만여 명 내외를 사살하고, 7천여 명의 포로를 잡았으며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희생자도 1천여 명에 달했다. 미군의 피해는 전사자 16명에 불과했다. 미군은 전쟁 시작과 함께 탈레반의 반대세력인 북부동맹과 접촉하여 이들을 지원하며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미국의 괴뢰정부인 북부동맹의 고위 관료들은 미국이 지원한 경제 개발 지원금을 해외계좌로 빼돌렸고, 유력 정치인들은 사치와 호화 생활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부통령이 아랍에미리트를 국빈방문했을 때 짐 속에서 미화 3천만달러(35십억원)이 들어있는 트렁크가 발견되었다. 대통령을 비롯해 고위 관료와 군대의 장성들도 부정부패와 사치 그리고 개인의 치부에만 골몰한 것이다.

200110월부터 시작한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2021815일 거의 20년 만에 미군의 패배로 끝나고 말았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이었으며 베트남 전쟁의 패배에 이어 세계 최강국 미군이 패배한 두 번째 전쟁으로 기록되게 되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20년 동안 미군과 동맹군 3500여명이 사망하였고, 2조달러(2400조원)의 전쟁비용이 들어갔으며 2050년까지 사망자의 연금보상과 부상자치료 등으로 65천억달러(730조원)이 추가로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미군과 동맹군의 사망자가 35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아프가니스탄군인 사망자는 66천여 명. 탈레반 사망자는 51천여 명에 달했다. 전쟁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이 집을 잃거나 고향을 떠났다.

그런데 미국은 왜 이렇게 많은 사상자와 돈을 쏟아붓고도 전쟁에 패배했을까?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은 명분없는 개입을 했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권을 지원하였다.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미국이 지원한 정권은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미국이 전쟁 패배를 시인하고 평화조약을 맺을 때 협상 대상에서 미국의 괴뢰정권은 참석조차 하지 못했다.

명분없는 전쟁 개입과 침략전쟁의 끝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미국은 1990년대 한국의 양해없이 북한을 침략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이 언제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킨다면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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