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맞은 전통시장 (2)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전통시장 (2)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8.16 17:27
  • 호수 8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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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넓은 목사고을시장
깨끗하고 넓은 목사고을시장

1913송정역 시장, 나주 목사고을 중앙시장, 진주 중앙시장, 남원 공설시장 등 그나마 전통시장이 활성화되었다고 알려진 시장들을 찾았을 때 상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코로나19 이후로 사람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코로나19 이후 젊은 층은 말할 것도 없고, 중장년층도 전자시장에서 거래하는 것이 익숙해졌다. 생활필수품의 경우 도시에 사는 자녀들이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여 시골로 보내는 것도 흔한 일이 되었다.

중소벤처기업부 발표에 의하면 코로나19 이후로 전통시장 매출이 30%~50%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은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농촌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전통시장의 상인들도 대부분 고령으로 시장의 변화를 추진하기도 어려운 점이 많다.

1913송정역시장은 1913매일송정역전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장이 서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쇠퇴해가던 매일송정역전시장은 2016년 광주시가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추진한 '맞춤형 지역경제 활성화 프로젝트'를 만나 새롭게 변신했다.

이름도 1913송정역시장으로 바꾸고, 오래된 가게들은 리모델링을 통해 간판을 깔끔하게 바꿔 달았고 곳곳에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청년 상인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입점했다.

1913송정역시장은 설·추석에 열리던 명절축제, 할로윈축제·사생대회, 비어축제 등 각종 행사를 통해 SNS 등에서 젊은 층을 모아왔다. 청년들이 직접 기획에 참여했던 맥주축제인 '비어고을 광주'는 하루 5천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로 모든 축제가 취소되고, 볼거리를 잃은 청년층이 시장을 찾지 않으면서 송정역시장에 빈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청년 창업자들 중에도 가게를 닫고 떠난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과일 양갱 등 수제 양갱을 파는 갱소년과 부각 등 자연 머거리를 파는 느린 먹거리그리고 농산문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또바기 농부등에서는 기존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판매를 시도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문제는 1913송정역시장의 청년 창업자들이 음식점을 비롯한 식당 위주로 시작하여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전통시장에서도 발견된 공통현상이었다. 전통시장에 입점한 청년창업자들이 대부분 먹거리 포차나 음식점이었고 심지어 프렌차이즈 음식까지 포함되었었다.

 

창평시장 내 국밥집
창평시장 내 국밥집

<시장보다 국밥으로 더 유명한 창평시장>

담양 창평시장은 슬로우시티로 유명한 창평면 창평리에 위치해있다. 창평은 940년 창평현으로 시작하여 1895년 창평군으로 승격되었으며 1914년 행정구역개편 때 담양군으로 편입되었다.

창평시장은 삼지내가 흐르는 곳에 삼지천장이 있던 곳으로 삼지천장은 1770년에 간행된 [동국문헌비고]창평 지역에는 창평읍내장과 삼지천장이 개설되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는 오래된 장이다. 현재의 창평장은 창평읍내장과 삼지천장이 합쳐진 것으로 추정된다.

창평시장은 담양읍시장과 함께 죽세품이 특산물로 거래되었으나 현재는 곡류와 함께 한과 쌀엿 등이 특산물로 판매되고 있다. 창평시장은 예로부터 순대와 돼지고기를 이용한 창평국밥으로 더 유명하다. 창평시장은 우시장과 도축장이 있었기 때문에 신선한 재료로 만든 국밥이 맛을 내어 유명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창평시장에는 10여 곳의 국밥집이 성업 중인데 장날과 상관 없이 문을 열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음식점이 타격을 입고 있고, 창평국밥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창평 국밥집은 광주를 비롯한 다른 도시에도 체인점을 둘 정도로 창평을 상징하는 먹거리가 되었다.

 

<노점상도 질서있게, 나주 목사고을시장>

나주목사고을시장은 2012년에 개설된 시장이다. 나주목사고을시장의 기원은 나주 읍내장으로 장터가 좁고 읍의 중심지가 아닌 한쪽 구석에 위치해 교통이 불편하여 사람들이 이용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나주 사람들은 읍내장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영산포시장을 많이 이용했다.

1970년대에 성북동으로 이전하여 성북동에 있다고 해서 성북시장으로 이름도 바뀌었다. 또 시장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 우시장도 개설했다. 그러나 우시장은 시장 주변에 물이 부족하고 그늘이 적어 몇 년 지나지 않아 문을 닫았다. 나주원예공판장이 성북시장 장터 앞에 개설되면서 나주 지역의 농산물과 과일이 이곳으로 모여 성북시장의 위상도 높아졌다.

한편 나주시장이 있었던 금계동 장터에는 1972년 금계매일시장이라는 상설시장이 들어섰다. 그런데 이곳은 과거 나주목의 동헌이 있었던 곳이었는데 2000년대에 들어서 나주목 관아와 향교 복원 정비 사업을 통해 나주의 옛 모습을 복원하는 역사 만들기 사업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동헌터에 자리를 잡은 금계매일시장의 이전이 논의되었다.

그리고 이전한 지 오래되어 노후화된 성북시장의 시설 현대화 작업과 맞물려 성북시장과 금계매일시장을 통합해 이전하는 논의가 전개되었다. 그 후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시장 현대화 작업을 완료하고, 20121월에 나주목사고을시장으로 개장했다.

나주목사고을은 2013년에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사업에 선정되었고, 2년 연속 실적 평가에서 최우수 전통시장으로 선정되었다. 나주목사고을시장은 이벤트 행사로 토요문화장터, 5일장 문화장터, 토요야시장, 시장방문의 날 등을 추진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

나주는 넓은 평야와 함께 영산포로 들어오는 뱃길에 따라 수산물의 유통도 활발한 곳이다. 따라서 내륙에 있는 시장으로는 보기 드물게 장옥의 112개 가운데 50여개가 어물전과 건어물전일 만큼 수산물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목사고을시장은 지난해부터 다같이놀장놀이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먹거리와 무대공연, 체험, 경품행사 등을 진행하며 특히 라이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한 라이브커머스에서 시장 특화상품을 소개하고 시중에 대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시장 주변에는 특산품인 영산포홍어, 젓갈 등을 이용한 먹거리 식당과 나주를 대표하는 나주집을 통한 문화관광 특성화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목사고을시장은 잡화 등을 판매하는 장옥동과 수산물을 판매하는 노점형 매장 그리고 노점상이 가림막을 치고 매장을 여는 곳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바로 옆에는 나주원예공판장이 있어서 과일상은 공판장 옆에 있다.

목사고을시장에 들어서면 왠지 잘 정돈되고 깨끗한 전통시장이라는 느낌이 든다. 목사고을시장에서 아이스팩 수거 및 홍보부스를 마련하여 환경운동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면 시장상인들의 마인드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남원 춘향골 공설시장>

춘향골 공설시장은 1392년 조선의 건국과 함께 시작된 시장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가운데 하나이다. 1970년대 광한루원 확장공사로 인해 300여 미터를 옮겨 현재의 자리에 새터를 이루었다.

남원시장은 제사 때 사용하는 제기(나무로 만든 그릇)와 옻칠 반상 그리고 전통 담금질로 만든 남원칼이 유명한 곳이다. 지리산이 가까워 산나물과 약초 등도 특산물로 거래되고 있다.

공설시장 주변에 전통순대국밥집과 함께 은어회, 추어탕, 산채한정식, 민물매운탕 가게가 있어 관광객의 인기를 얻고 있으며 청년 창업자들의 푸드포차가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남원공설시장은 상인들의 소통과 교육을 위한 상인문화센터. 문화쉼터, 요리공방과 함께 관광객을 위한 춘향골 홍보관, 여행자카페 등을 마련하였다. 남원은 문화예술, 관광, 농업 등 자원이 풍부해 이를 활용하여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으로 꾸며가고 있다. 시장 상인들이 참여하여 시장신문발행, 이야기 지도 발간 등을 통해 시장의 변화에 상인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꺼져가는 전통시장, 대안은 없는가>

전통시장은 물건을 매매하는 역할 외에도 정보를 교류하고, 오락과 문화를 즐기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역할을 담당해왔다. 전통시장은 상품만이 아니라 인정이 오갔으며 사람 사는 온기가 전해지는 곳이었다.

따라서 전통시장 살리기는 시설현대화만이 능사가 아니다. 19971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신축한 사창시장 현대화사업은 상인들이 입점하지 않아 단 한 차례도 문을 열지 못하고 다른 용도로 바뀌었다. 2011년부터 사거리시장 현대화사업으로 5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시장활성화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남원시장 내 옹기점
남원시장 내 옹기점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상인이다. 상인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예산을 쏟아부어 전통시장을 현대화한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전통시장이 다시 한번 위기를 맞고 있지만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상인회를 중심으로 친절교육과 위생교육 그리고 마케팅전략 교육 등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전통시장은 그 시장만의 매력적인 상품이 있어야 한다. 나주에 홍어와 수산물, 남원에 제기(나무그릇)와 남원칼 그리고 산나물, 창평시장에 한과와 쌀엿 등은 그 시장의 매력적인 특산물이다.

담양읍시장의 멸치국수는 담양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한 번은 먹고 가야할 음식이 되었고, 창평 국밥, 남원 추어탕, 나주 홍어애탕도 전통시장을 찾은 관광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게 한다.

황룡시장은 무질서한 노점상, 빈 점포와 닫힌 점포, 특징을 살리지 못한 특산품,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상인회 그리고 젊은 상인의 유입이 없는 전통시장이 되었다. 답답한 장옥안에 점포는 소비자들이 들어가지도 않고, 장옥에 점포를 가진 상인들도 노점으로 나와 장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재의 장옥을 철거하고, 중앙에 아케이드를 설치하여 비가와도 관광객이 다닐 수 있게 하며 노점상을 시장 안으로 들어오게 하여 청결과 질서를 유지하게 해야 한다. 노점상들도 상인회에 가입하게 하여 소속감과 함께 교육을 통해 친절`위생교육 등을 받게 해야 한다.

홍어는 황룡시장의 대표적인 특산물이지만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 때는 황룡시장이 대표적인 굴비시장이었지만 겨우 명맥을 유지할 정도에 불과하다. 편백제품과 삼채, 두릅, 산마늘 등 임`농산물 가공식품도 황룡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의 품목으로는 도시민들이 황룡시장을 방문해서 사가지고 갈만한 물건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황룡시장의 특색을 살리고, 상인회를 재조직하여 청년 상인들이 들어오게 만들어야 황룡시장에 희망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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