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먹어야 한다고?
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먹어야 한다고?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8.08 23:06
  • 호수 8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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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석탄 사용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그런데 석탄재가 굴뚝을 막아 정기적인 굴뚝 청소가 필요했고, 좁은 굴뚝에 들어가 청소할 수 있는 몸집 작은 아이들이 여기에 동원되었다. 정치인들은 아동들의 굴뚝 청소를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는데 고작 8세 이하의 어린이는 굴뚝 청소에 동원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9세 이상의 몸집 작은 아이들은 좁고 공기도 잘 통하지 않은 굴뚝 속에 들어가 청소를 할 수 있도록 법으로 승인해 준 셈이 되었고, 아이들이 청소 중에도 불을 피워 질식사하는 사례가 속출하였다.

그런데 2021년 현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국가 중에 택배 노동자가 과로로 목숨을 잃는 사례가 이어지고, 30톤의 무거운 컨테이너에 노동자가 깔려 죽고, 컨베이어 끼임 사고로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가 죽어가고,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심뇌혈관 질환으로 죽는 노동자가 연간 2610명에 이르는 나라가 있다. OECD 국가 중에 산업재해 발생 1, 산재로 인한 사망이 2천명이 넘고, 부상자는 7800여명에 이르며 이에 따른 직접 손실 55천억, 간접 손실 276천억원에 이르는 나라가 있으니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OECD 35개국 평균 노동시간은 연간 1726시간으로 우리나라는 이보다 334시간이나 많은 2060시간이라고 한다. 1주일에 다른 나라 노동자에 비해 평균 6시간 이상 노동을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 52시간 이상 노동을 금하는 법률을 제정하였는데 이는 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공휴일 없이 하루 10시간 이상 노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이다. 52시간 노동은 연간 2704 시간 노동으로 OECD 평균보다 연간 980시간 많고, 우리나라 평균보다 636시간이나 많다. 그런데 주 120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씨다. 물론 1년 내내 주 120시간을 일할 수 있도록 하자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주 120시간 일하려면 1주일 내내 하루 17시간 이상 일을 해야 한다. 이건 살인행위나 다름없다.

김치와 햄 등을 넣고 끓인 부대찌개는 얼큰하고 달달하여 아직도 해장으로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 부대찌개가 6.25전쟁 후 미군부대에서 나온 음식 찌꺼기를 모아서 끓여 먹던 것이 원조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먹을 것이 없어서 미군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먹어야만 했던 70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게 만드는 말을 지금 우리가 듣고 있다. 윤석열씨는 가난한 사람들은 부정식품이라도 선택해서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야한다. 그거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굶주리는 것보다 미군들의 음식찌꺼기라도 먹는 것이 낫다라는 생각인가보다. 그렇다면 그가 정치를 하고자하는 이유는 뭔가?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부모를 잃은 여덟 살 고아가 굴뚝으로 들어가 청소하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요, 가난한 국민이라도 부정식품을 먹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살피는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고을의 수령이 해야할 가장 중요한 업무는 자식 없는 노인과 부모 잃은 고아 그리고 가난한 과부와 홀아비를 돌보는 일이었다.

정부와 여당이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경제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자 윤석열 씨는세금을 거두어서 국민들에게 나누어주느니 차라리 세금을 걷지 않는 편이 낫다고 했다. 세금은 복지의 재분배와 정부재정의 건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이다. 재난지원금은 공평하게 지원하되 세금은 소득에 따라 차등 부과하는 것이 정부 재정의 운영 방법 중에 하나일 뿐이다.

모든 국민의 건강, 위생, 안전 그리고 생명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국가가 존재하고 그 국가와 정부를 잘 경영하기 위해 정치인이 필요한 것이다. “대구 아닌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19집단 발생했으면 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지역감정 조장 발언은 인기를 얻기 위한 부득이한 발언이었다고 하자. 한 나라에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자의 말과 행동이 시골 촌뜨기로 살아가는 필자의 사고보다 천박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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