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일거리)이 없는 사람은 오지 마라”
“꿈(일거리)이 없는 사람은 오지 마라”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7.25 21:43
  • 호수 88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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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귀농 10년 차 김홍주 ‘황칠 탐바루’ 대표
황칠 탐바루
황칠 탐바루

검게 그을린 얼굴, 욕심을 버린 산중 도인처럼 소탈한 차림으로 손님을 맞은 김홍주씨는 완전 시골 사람이 다 되었다. 그는 농협중앙회 본부에서 20여 년을 근무하고 2007년 고향인 장성군지부로 자원하여 돌아왔다.

은퇴 후 노년을 설계하고, 아름다운 여생을 보내야겠다는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김홍주 대표
김홍주 대표

인생은 태어나서 서른 살까지는 배우고, 예순 살까지 사회에서 살고, 아흔 살까지 은퇴 후의 여생을 산다고 생각하고 남은 30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했다

김홍주 대표는 고향인 북이면에 정착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가장 먼저 고향에 땅을 구입하기로 했다. 은퇴 후에 나이가 들면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 중에 하나가 고독이라는 선배들의 충고를 교훈삼아 고향에 살면서 벗들이 찾아오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것이 김태표의 바람이었기 때문이다. 고인이 되신 외삼촌에게 부탁하여 구입한 땅이 현재의 탐바루가 있는 33000(1만여평)의 임야다.

대숲이 우거지고 경사도 심한 이 곳을 산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귀농을 하면서 평탄하고 일구기 쉬운 땅보다 잡목과 풀도 제거하며 개간하는 보람도 느끼고 싶었다. 물론 땅값이 저렴한 것도 이유 중에 하나였다.

 

<생뚱맞은 황칠나무를 심다>

그의 놀이터는 황칠 탐바루라고 하는 황칠 체험장 겸 사무실이다. 지인들이 찾아오면 함께 차를 마시고 농사얘기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2007년 귀농을 결심한 그는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했다.

과수는 오랜 경험과 많은 투자가 필요했다. 더구나 북이면은 과수농사에 적합하지 않은 여건이었다. 주변에 작목반이 있어서 농사짓는 것을 배우고, 생산된 과일을 판매하기도 어려웠다.

황칠 발효액을 숙성시키고 있는 항아리
황칠 발효액을 숙성시키고 있는 항아리

두 번 째는 적게 벌고 적게 쓰자는 생각을 했다. 그는 농촌에 들어와서 욕심을 내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일이다고 단언한다. 무엇보다 도시보다 생활비 등이 적게 들어가고, 돈 버는 시간보다 마음에 여유를 가지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과수 대신 조경수를 심는 것도 제 때에 나무를 팔아야하는 등 신경 쓸 것이 많았다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기능성 또는 약이 되는 나무를 심기로 했다.

그리고 그가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바로 황칠나무다. 황칠나무는 농약을 하지 않아도 병충해가 없어서 관리하기가 좋고, 부부가 외부 인력을 구하지 않고 운영하기에 적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황칠나무는 주로 해남, 진도, 완도 등 따뜻한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라 장성군 북이면에서 황칠나무를 재배하는 것에 대해 주변의 우려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농장에는 15년 된 황칠나무가 잘 자라고 있었고, 해마다 수백 그루의 황칠나무를 심고 있다.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황칠나무는 그늘지고, 볕이 덜 들어오는 서북 쪽에 심어야 잘 자란다는 것도 실험을 통해 깨달았다.

횡칠 탐바루 아래 황칠나무 숲
횡칠 탐바루 아래 황칠나무 숲

<황칠 탐바루와 황치리 탐바루>

황칠 탐바루(http://www.tambaru.net/)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4년 이상 숙성시킨 발효황칠진액과 황칠나무 가지와 잎을 말리고 덖어서 만든 전통 황칠차 그리고 황칠나무와 잎 그리고 뿌리를 달여서 만든 황칠 엑기스 등 세 가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황칠은 인삼, 오가피와 함께 사포닌 함유량이 많고 특히 타닌과 루틴, 덴드로파낙사이드 등 항염과 항암 그리고 면역력 증가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황칠나무 진액은 목공예 제품을 생산할 때 나무 표면에 바르는 도료로 사용했는데 주로 완도 지방에서 많이 생산되었다고 한다. 옻칠과 비슷하지만 색이 황금색을 띠고 있어서 매우 귀한 대접을 받았다. 수십 년 전부터 황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항염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입증되어 주로 식용으로 재배되고 있다.

황칠차, 황칠진액, 황칠 엑기스의 생산과 관리는 김홍주 대표의 부인인 정인숙씨가 담당하고 있다. 김홍주 대표는 부인을 정회장이라고 부른다. 황칠 탐바루의 경영권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서울살이를 그만두고 남편을 따라 산골로 들어와 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일 것이다.

김홍주 대표는 황칠 탐바루에서는 지인들을 직접 만나고 교류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유튜브 황치리 탐바루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황칠나무를 재배하는 방법에서 황칠나무 뿌리를 갉아먹는 두더지 잡는 법, 귀농`귀촌 선배로서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조언 등을 해주고 있다.

 

<목표가 분명하고, 의지가 없으면 귀농하지 마라>

귀농 또는 귀촌을 했다가 다시 짐을 싸서 농촌을 떠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김홍주대표는 준비 없는 귀농, 목표가 분명하지 않고, 의지가 없는 귀농은 실패한다고 단언했다.

귀농은 새로운 개척이기 때문에 창의성과 도전정신 그리고 열정이 없이는 안 되며 무엇을 할 것인지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경제력에 따라 농촌에서 어떤 삶을 살 것인지도 분명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가족의 동의도 중요하다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에 아내의 동의 없이 결정하는 귀농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귀농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며 욕심을 버리고 마음의 여유와 건강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할 때 실행해야 한다고도 했다.

처음부터 땅 사고 집 지으려고 하지 말고, 적응 기간을 두어서 최소한 1년 이상 살아본 다음에 집을 지어도 늦지 않고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은 낮아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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