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강의 새 명소가 된 ‘은행나무 수국길’은 작년 봄까지도 황미르랜드 건너편 인적이 드물어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곳이었다. 이곳을 마치 마법을 사용하듯 시크릿가든으로 만든 것은 많은 예산을 사용해서가 아니라 유두석 군수와 담당 공무원이 전담반을 꾸려 이루어낸 발상의 전환 때문이었다.
동화면 소재지에 가로수로 심어진 101그루의 은행나무는 40여 년 전에 심은 것으로 병충해에 강하고, 가을이면 은행잎이 아름다운 황금빛으로 물들어 한 때는 주민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나무가 자라면서 점점 커진 뿌리가 보도블럭을 밀어내거나 인근 주택의 담장과 가옥을 파손하여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되었다. 더구나 가을이면 특유의 악취를 발생하는 은행나무 열매가 인도와 차도에 떨어져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은행나무를 제거해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은 계속되었고, 유 군수는 주민들의 피해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 은행나무를 그대로 존치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유군수는 직접 동화면 소재지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걸으며 40년 동안 아름드리로 자란 나무를 베어버리는 것이 최선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유군수는 담당 부서에 전담반을 구성하도록 하고, 은행나무 이송작전을 추진하도록 지시했고, 은행나무의 새 거처는 전문가 등의 회의를 거쳐 현재의 황미르랜드 쪽에 마련하였다. 올 봄에 이곳에 수국을 심어 ‘은행나무 수국길’이 된 것이다.
2020년 5월 101그루 은행나무 가운데 이송이 가능한 69그루를 황미르랜드로 옮겨 심고 적지 않은 시련도 겪었다. 지난해 여름철 집중호우로 황룡강이 범람하면서 아직 뿌리가 내리지 못한 일부 은행나무가 쓰러지고, 한그루는 물에 떠내려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였다.
비가 그치고 은행나무를 찾았으나 조경관련자들은 다시 살아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 때 유군수는 “설사 은행나무가 죽더라도 그대로 의미가 있다. 버려서는 안 된다”고 했고 은행나무를 다시 심게 되었다고 한다.
유군수는 그 뒤로 황룡강을 찾을 때마다 물에 떠내려갔다가 다시 돌아온 은행나무를 쓰다듬으며 “꼭 살아나거라. 네가 살면 황룡강은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다. 설령 시들어 버린다고 해도 너를 이 자리에 두고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조경전문가들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했던 은행나무는 올해 새잎이 나고 다른 은행나무와 다르지 않게 건강하게 뿌리를 내렸다.
유군수는 평소 “버려질 수 있거나 때론 방치되었던 자원을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소중한 자원으로 바꾸는 것이 옐로우시티 장성의 군정철학”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베어져 땔감으로 사용되었을지도 모를 은행나무와 사람들이 찾지 않던 외진 곳이 만나 황룡강의 새 명소 ‘은행나무 수국길’을 만든 성과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