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후 미군은 점령군? 해방군?
해방 후 미군은 점령군? 해방군?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7.11 20:53
  • 호수 8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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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선생은 본명이 이원록으로 1926년 처음 투옥되었을 때 수인번호가 264번으로 이육사가 그의 호가 되었으며 1944년 마흔 살의 젊은 나이에 감옥에서 옥사한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시인이다. 지난 71일 안동에 있는 이육사문학관을 찾은 이재명지사가 미 점령군이 친일세력과 손을 잡아 올바른 대한민국이 출발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이에 대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황당무계한 망언이라고 비판하면서 역사논쟁으로 번졌다.

이지사의 발언을 이슈화한 것은 조선일보로 731면 머릿기사 제목으로 이친일`미점령군이 대한민국 수립으로 뽑았고 윤석열씨가 다음날 이지사의 발언을 비판하였다. 73일자 대부분의 신문 1면 머릿기사는 윤석열씨의 장모 징역 3년 실형이었는데 조선일보는 이지사의 발언을 머릿기사로 뽑아 윤씨의 장모 실형을 수면 아래로 잠재우는 톡톡한 역할을 담당했다.

조선일보 보도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재명 지사의 발언을 비판하며 윤석열씨와 같은 입장을 취하였고, 홍준표 의원은 주사파 시각 발언인지 묻고 싶다고 이지사의 공격에 가세했다. 윤석열씨는 이지사의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을 잘못된 이념을 추종하는 국가로 탈바꿈시키려한다고 주장한데 이어 다음날에는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역사관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 광복회 김원웅회장은 이재명지사의 미점령군 발언은 역사적 사실로 맞다고 하였고,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근현대사를 한 번이라도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이라며 이지사를 옹호했다.

194597일 맥아더 태평양미국육군최고지휘관은 태평양미국육군총사령부 포고령1~4를 발표했다. 1호는 북위 38도 이남을 점령한다고 하였고, ‘점령군에 대해 반항, 질서를 침해하는 행위를 하는 자는 용서 없이 엄벌에 처한다고 하였다. 더구나 조선의 의지와 무관하게 소련과 미국이 한반도를 38도선으로 긋고 각각 북과 남을 점령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또한 소련은 조선의 운명을 조선인에게 맡겨야 한다며 신탁통치를 반대하였고, 미국은 한반도에 대한 지배권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

미군은 충칭(중경)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구성된 인민위원회와 치안대 등을 강제로 해산시키고, 친일관료와 친일경찰, 친일지주 등을 존속시켰으니 사실상 조선의 지배가 일본에서 미국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심지어 남쪽의 주둔군 사령관인 하지 중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이 반탁운동을 벌이자 그들을 중국으로 추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김구선생을 협박하기도 하였다.

1948년 반쪽의 정부였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이승만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 남한의 최고 통치자는 미점령군 하지 중장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해방이 되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반민족행위자에 대한 처벌이었으나 미군정은 오히려 악질 친일파들이 세력을 키워 민주주의와 통일을 저해하게 만들었다. 해방이 되고 3년이 지난 1948년에야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가 설치되었지만 친일세력에 의해 강제해산되었고, 단 한 명의 반민족행위자도 처벌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미점령군이 아니라면 미군을 뭐라고 부를 것인가? 우리나라 헌법전문에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하였다. 하지만 미군정은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임시정부 요인들을 추방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최근의 발언을 종합해볼 때 대권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씨의 역사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 수가 있다. 미점령군으로 인해 반민족행위자를 청산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역사를 바로 세우지 못한 치욕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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