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현상과 MZ세대
이준석 현상과 MZ세대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5.31 22:00
  • 호수 87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6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 22일 한길리서치가 실시한 당대표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전최고위원이 30.1%2위인 나경원 전의원의 17.4%, 3위인 주호영의원의 9.3%보다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석 전최고위원은 단 한 번도 국회의원에 당선된 적이 없으며 1985년생(36)63년생인 나경원, 60년생인 주호영의원과는 한 세대의 차이가 난다. 이준석 전최고위원의 현상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튀는 발언으로 순간적 지지도가 높아진 것일뿐이라는 반응과 함께 정권교체를 위해 지지층의 체질이 완전히 바뀐 결과라는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어찌되었든 30대의 정치신인이 제1야당의 당대표 경선에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1961년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았을 때 박정희는 43세였고, 김종필은 34였으며 김종필이 공화당 의장이 된 것은 겨우 40세였다. 1971년 대선을 앞두고 1년 전에 치른 신민당(1야당)대통령후보 경선에서 40대 기수론을 펴고 등장한 김영삼은 43, 김대중은 46였으며 1974년 김영삼은 46세에 신민당 총재가 되었다.

지금은 꼰대정치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586세대의 상징적 인물들이 처음 국회에 입성한 나이를 보면 김민석(31), 임종석(33), 이인영(39)였고, 원희룡(35), 남경필(32), 오세훈(39)였으며 김태호 전경남지사는 43세에 안희정 전충남지사는 44세에 광역단체장이 되었다.

산업화시대를 상징하는 박정희와 민주화를 상징하는 김대중, 김영삼 그리고 경제정의와 통일을 부르짖던 386세대의 등장은 분명 그 시대의 불가피한 요구였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념이나 지역주의 그리고 통일보다도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MZ세대가 이 시대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이때의 리더십은 무엇을 요구하는 것일까? MZ세대란 1980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밀레니엄(M)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일컬어 부르는 이름이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나경원, 주호영 외에도 주목받았던 김웅(70년생), 김은혜(71년생)MZ세대에 가까운 정치신인들이다. 코로나19 이후 우리사회는 4차산업혁명의 발달과 함께 비대면, AI(인공지능) 그리고 플랫폼으로 대변되는 2030 신세대가 주도하는 변혁의 기로에 서 있다. 통일과 경제정의를 부르짖던 386세대는 이제 586세대가 되어 2030세대에겐 기득권과 꼰대가 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물며 60년대 이전의 세대가 어떻게 이 변화의 시대에 적응하며 MZ세대와 소통할 수 있겠는가? MZ세대에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더이상 약자가 아니며 전교조도 정의가 아닌 기득권일 뿐이다. MZ세대는 그들에게 엄청난 부담이 될 국민연금과 국가부채가 당장의 화두가 되고, 남녀, 나이, 학벌 그리고 지역이 중요하지 않다.

이준석 전최고위원이 당대표로 선출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할 산이 험난하다. 당대표 선출은 당원 50%, 국민여론조사 50%로 치러지기 때문에 영남권과 노인층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보수성향의 당원들이 탈이념, 탈지역주의 성향이 큰 이준석을 당대표로 받아들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준표, 안철수의 복당이나 통합 그리고 내년 대선후보의 선출 등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라는 점도 국민여론조사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변화하고 있고, 지지자들의 변화는 당의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준석이 당대표가 된다면 내년에 치러질 국민의힘 후보가 기존에 거론되던 윤석열이나 홍준표 등이 아닌 72년생 김세연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국민의힘이 기득권을 버리지 못하고 내분이 일어난다면 이준석은 대선 이전에 당대표를 사임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가 대선을 이끌고 간다면 노땅, 꼰대정치가 된 민주당의 패배는 너무나 자명하게 될 것이다. 이준석 현상은 민주당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