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가족의 재발견
코로나와 가족의 재발견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5.24 21:00
  • 호수 8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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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5)과 어버이날(8) 그리고 부부의날(21)이 모두 5월에 있으며 5월 셋째주 월요일은 성년의날로 이 또한 가족과 관련이 있어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른다.

어린이날에는 부모는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도 손주들에게 선물을 하거나 함께 모여 식사를 하고 놀이공원 등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로 어린이날에 가족이 모여 외식을 하거나 놀이공원 등에 가는 일은 크게 줄었다.

어버이날에는 고향을 떠나 도시에 사는 자녀들이 오랜만에 부모를 찾아가는 날이기도 했다. 보통 어버이날 전후 주말에 부모를 찾은 자녀들은 홍삼이나 건강식품 등을 사고, 용돈을 챙겨 드리고 오는 것이 일상이었다. 자녀가 서울이나 수도권에 살고 있을 경우에 설과 추석, 부모의 생일 그리고 어버이날 등 1년에 다섯 번만 찾아와도 불효자는 아니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어버이날은 반드시 부모를 찾아뵙는 날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추석과 설에 이어 어버이날에도 부모가 자녀들에게 고향에 내려오지 말라고 당부를 한다. 자녀들이 찾아오는 것도 이웃에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다.

부부의날은 1995521일 세계최초로 경남 창원에서 권재도 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기독교를 중심으로 기념일 제정 운동이 펼쳐졌다. 부부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는 데 있으며 핵가족시대 가정의 핵심인 부부가 화목해야 부모와 자녀 등의 관계도 원만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에서 출발하였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로 외부인과의 접촉이 줄어들고 가족 구성원과의 접촉은 크게 늘어나면서 일부 가정에서는 부부 또는 자녀 사이에 관계가 나빠지는 사례가 보고되었다.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상대의 단점이 노출되고, 육아, 가사노동, 경제적 문제 등에 대한 부담 문제로 다투는 일도 많아졌다고 한다. 집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보면 사소한 일로 다투거나 감정 조절이 안돼서 불안과 분노 또는 적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한다. 남극에 파견되었던 사람들에게서 처음 발견되어 남극형 증후군이라고 부르는데 아무리 가까운 부부사이에도 오래 밀착해 있으면 오히려 피로감과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 때문에 바빠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었던 남편이나 아내가 같은 취미나 여가를 보내면서 결혼 생활이 훨씬 행복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코로나19는 이렇게 부모와 자녀 그리고 부부사이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고, 때로는 부정적 요인이 되고, 때로는 긍적적 작용을 가져오기도 했다.

한편 부모가 돌아가시면 설과 추석 그리고 한식에는 산소를 찾아 돌보고, 제사 때는 가족들이 모여 기제사를 지내는 것이 우리의 풍습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로는 설과 추석에도 가족이 모일 수 없게 되었고, 제사도 온 가족이 모여 지내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통화를 하며 세배를 하고, 제사도 직계존속만 참여하여 간소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렇듯 지금까지 우리가 생활해 왔던 관습과 전통 그리고 상식도 크게 달라지거나 사라지고 있다. 문제는 달라지는 것이 더 나은 관계가 되어야지 더 나쁜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쁜 관계가 형성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기중심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부부뿐 아니라 이웃이나 동료와의 사이에도 이기적인 사고나 행동이 두드러진 사람들은 소외되거나 좋은 관계를 지속하지 못한다.

부부사이에도 무엇보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과 행동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정이 늘었고 이로 인한 갈등도 커졌다고 한다. 하지만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배려할 때는 위기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가정의달. 무엇보다 가정의 소중함이 중요한 시기이며 서로 배려하고 용서하는 가정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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