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의 종교
코로나19 시대의 종교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5.16 23:48
  • 호수 8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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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19(음 사월초파일)은 불기 2565부처님 오신날이다. 싯달타(석가모니의 출가하기 전 이름)2565년 전 지금의 네팔 남동부 쪽에 있는 룸비니에서 태어났다. 룸비니는 인도와 접경지역으로 비교적 따뜻한 지역에 속한다.

싯달타는 당시 풍습에 따라 어머니인 마야부인이 친정으로 출산하러 가는 길에 무우수라는 나무 아래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은 뒤 한 손은 하늘을 가르키고 또 한 손은 땅을 가르키며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고 외쳤다고 한다. ‘이 세상에서 내가 홀로 가장 존귀하다는 외침은 싯달타 자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의 존귀함을 선언한 것이다.

 

싯달타는 스물아홉 살의 나이에 출가하여 6년의 고행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데 그가 깨달음을 얻은 뒤 선언한 가장 파격적인 가르침은 모든 생명과 모든 인간이 모두 존귀하고 평등하다는 것이다. 힌두교의 영향을 받아 사성계급이 철저하게 나누어져 있던 당시에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고 한 선언은 기존의 종교에 대한 부정과 함께 위대한 자비심의 발로가 아닐 수 없다.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에 석가모니와 공자 그리고 맹자와 예수가 이 땅에 와서 인류의 가치와 사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며 그 후로 성인으로 일컫는 많은 현자들도 그들의 가르침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불교와 기독교 그리고 유교 등은 교주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수 많은 제자들이 나타나 교주의 가르침을 재해석하고 발전시켜 고등의 종교가 되었다. 종교는 인간의 근본적인 의문을 풀어가는 가르침을 주기도 했지만 때로는 사회의 부조리와 반민주에 항거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한편 화산의 폭발이나 태풍 그리고 가뭄 등을 겪을 때 인간은 자연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느꼈으며 이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연을 숭배하는 의례와 의식을 가졌다. 심청전에서 심청이 인당수에 제물로 바쳐진 이유는 바로 파도의 신을 달래기 위한 의식이었다. 불과 수 백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인간이 이렇게 자연의 신에게 제물로 바친 아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자연의 경이로움으로 인해 발생한 신앙도 적지 않다. 햇빛과 비와 바람 등은 곡식을 여물게하여 인간에게 먹을 것을 선사해주는 고마운 신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가을이며 갓 수확한 곡식을 하늘과 땅의 신에게 제물로 바치며 감사와 축제를 가졌으니 서양에서는 추수감사제이고 우리나라에선 추석이다.

인간은 누구나 복을 바라고 소망을 이루기를 희망한다. 프로이드는 종교를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 강력하며 절박한 소망의 실현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불교와 기독교 등이 성장하면서 기복적 신앙과 결합하여 우리나라 등에서 복음 신앙 또는 기복 불교의 성격을 갖기도 했다.

종교는 이 밖에도 내세나 고통과 불안으로부터 구원 그리고 진리에 대한 추구와 실천, 지혜로서 번뇌와 고통을 극복하게 하는 다양한 성격을 갖고 여러 방식으로 존재해왔다.

기독교는 16세기 가톨릭의 부패와 위선을 지적하며 종교개혁을 이루어 오늘날의 개신교로 재탄생하여 크게 성장하였다. 불교 또한 근본불교에서 부파불교를 지나 대승불교로 발전해왔다.

그런데 201912월 중국에서 시작한 코로나19는 우리의 경제와 문화 교육 그리고 사회 제도 뿐 아니라 종교에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법회와 설교가 보편화되어 가고, 복음과 기복적 신앙에서 벗어나 진리와 지혜의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경향이 될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찰과 교회에서 이루어지던 법회와 예배가 금지되면서 신앙의 형태가 크게 달라지고, 기도(기복) 중심의 종교생활은 머지 않아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어느 신학자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한국교회의 절반은 문을 닫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지금 석가모니가 환생하여 이 땅에 온다면 평등과 연기(緣起) 그리고 무슨 가르침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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