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씨 유족이 기증한 불교문화재
고 이건희씨 유족이 기증한 불교문화재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5.04 00:00
  • 호수 8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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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이 수집한 문화재 및 미술품 23000여 점을 국가에 기증한다고 한다. 이 중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216)’ ‘금동보살입상(국보129)’ 등 국보 14건과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1393)’ 등 보물 46건이 포함되어 있다. 뿐만아니라 김환기 화가의 여인들과 항아리이중섭의 황소등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근현대 화가들의 작품도 1600여 점에 이른다고 한다.

이번에 이건희씨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국가지정문화재와 고서, 고지도, 유물 등을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문화재와 미술품을 합하면 최소한 3조 원 이상 수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이건희씨의 유족이 국가에 납부해야할 상속세는 약 12조원으로 알려졌는데 이 외에도 사재 1조원을 출연해 감염병 전문병원과 소아암과 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을 발표하였다. 이건희씨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되고, 이들 작품들은 특별 전시관 건립 등을 통해 민간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 중에 하나가 국보 제129호인 금동보살입상과 국보 제213호인 개태사 금동 대탑이다. 지난 412일 조계종 25개 교구본사 주지들이 청와대 등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대통령과 법무부장관 등에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다른 이재용 사면을 요구한 것이 바로 삼성가에서 국가에 기증하기로 한 23000여 점의 문화재와 미술품 가운데 일부 불교문화재를 사찰로 돌려달라는 의미가 포함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특히 출처가 불분명한 금동보살입상과 달리 개태사 금동 대탑은 개태사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불교계는 오래전부터 박물관 등에 조경물로 전시되어 있는 탑과 부도가 불교인의 신앙의 대상이었던 것으로 사찰로 돌려달라는 주장을 제기해 왔으며 박물관에서는 이들 문화재가 선조들의 문화유산이며 보존상태가 위험하여 영구보존을 위해서는 박물관에 있어야 한다고 반환을 거부했다.

한편 고려불화 등 일본에서 소장하고 있는 우리나라 불교문화재를 반환해 달라는 요구와 민간운동이 계속되어 왔다.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목록이 파악된 것만 10만여 점으로 해방 이후 국내에 돌아온 우리 문화재는 8000여 점에 불과하다고 한다. 유네스코 산하 문화재 반환 촉진 정부간 위원회에서 제국주의 식민 침탈 당시 불법적으로 약탈한 문화재는 원소유국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결의안이 채택되었지만 1965년 한·일협정 때 우리 정부는 1400여 점만 돌려받고 문화재 청구권을 포기했다.

문화재는 양식이나 형식에 의한 물적가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스며 있는 정신이 함께 했을 때 더욱 깊은 의미가 있다. 대한민국 문화재는 대한민국에 있을 때 더욱 소중한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로 봤을 때 불교문화재는 대부분 신앙의 대상이고 간절하고 깊은 신앙심으로 조성되었기 때문에 사찰로 돌아가는 것이 마땅하다.

국보 제213호인 개태사 금동 대탑이 국립박물관 수장고에 들어가면 귀중한 문화재로서 가치는 있을지언정 그 속에 선조들의 간절한 염원과 신앙심이 깃든 영혼은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원래 조성되었던 개태사로 돌아가면 신앙의 대상이 되고, 천 년 이상 선조들의 간절한 염원의 대상으로 살아있는 숨결을 되찾게 된다.

사찰의 법당에 봉안된 불상은 나무를 깎거나, 금동으로 주물을 부어 조성하게 된다. 나무와 구리가 신앙의 대상이 된 것은 바로 그곳에 염원과 믿음이라는 혼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환지본처(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본래의 자리란 부처의 자리이고, 사람은 본래 부처였다는 말이다. 세상의 이치도 이와같이 본래의 자리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을 내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문화재는 대한민국에 있어야 더욱 소중하고 빛이 나듯 개태사 금동 대탑도 개태사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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