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고교학점제,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1.04.11 22:10
  • 호수 8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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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 일반고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학령인구 감소, 고교학점제로 돌파구 찾을까
교원수급·공간 문제-온라인 교육 활성화해야
졸업 유예도 가능? ‘미이수 제도’로 방안 마련
교육부, 2028학년도 수능 방향 새로 수립한다
적성 찾고 진로에 대해 능동적으로 고민해야
지난 1일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인 서울 관악구 당곡고를 방문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대학입시제도에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반영하도록 여러 연구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인 서울 관악구 당곡고를 방문한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대학입시제도에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반영하도록 여러 연구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2025학년도부터 고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이 대학교처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듣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교육부가 지난 217일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일선 학교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달라지는 고교 교육과정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인다는 고교학점제 시행 취지가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고교학점제에 부합하는 교사들의 역량과 시설 문제 등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는 의견이다.

 

<학령 인구 감소 위기, 고교학점제 긍정적>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 이수해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교육과정 이수 운영제도다. 마이스터고(2020)와 직업계고(2022)에 이어 현 초등학교 6학년이 고교에 입학하는 2025년 일반계고에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를 둘러싸고 교육계와 학생, 학부모들 사이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는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지향한다. 소위 상위권 학생의 입시를 위한 교육에서 모든 학생의 저마다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러나 대입제도 개편 등 제반 여건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지역과 학교 간 격차를 지금보다 더 벌릴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최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20193~20202) 전국에서 문을 닫은 학교 수는 50곳이었다. 1982년부터 지난해 31일까지 39년 동안 폐교한 학교는 전국적으로 3834개소에 이른다.

문제는 학령인구가 줄면서 문을 닫는 학교는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생(2013년생) 수는 426646명이었고, 해당 입학 연도의 출생아 수는 436,455명이었다.

그런데 2024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17년 출생아 수는 357,771명으로 줄었고, 2027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20년 출생아 수는 272,400명에 불과하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도 1980년보다 6만 명 감소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고3 학생 수(437,950)가 대입 정원(478,924)보다 적었다. 학령인구 감소는 초중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 입학 자원의 고갈로 이어지고, 특히 수도권보다 심각한 농어촌지역 실정을 고려하면 지역의 산업을 담아내는 교육과정과 과목 개설은 지방소멸과 경제 유출을 막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다양한 과목 개설에 따른 교사 확보다. 과목별 수업에 필요한 공간 확보도 필수다. 이에 대한 대안 중 하나는 온라인 수업이다.

 

2018년 고교학점제를 도입한 광주 광남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자신의 개인 시간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광남고등학교 제공)
2018년 고교학점제를 도입한 광주 광남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자신의 개인 시간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광남고등학교 제공)

<교원 수급, 공간 확보 문제-온라인 수업이 장기적 대안>

교육계는 이미 지난해 세계적인 펜데믹을 가져온 코로나 19로 인해 등교수업 대신 온라인 강의를 도입했고, 집합 금지가 이어지며 특히 수도권에서는 학교나 학원 모두 비대면 수업이 일상이 됐다. 그러나 비대면 온라인 수업은 현장감이 떨어지고 집중력 등 수업 태도 통제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 등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따라서 학력 격차 심화에 대한 우려도 크다. 최근에는 시선추적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영상교육이 시도되기도 했다. 시선이나 표정 인식과 같은 데이터를 수집해 학생들의 집중도를 체크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지난해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지정돼 운영 중인 강원 철원군 김화고등학교는 전교생이 157, 9학급 규모의 작은 학교지만 온·오프라인에 걸쳐 학습 공간을 넓혀 주목을 받았다. 철원군청에 소속된 마을 강사들이 학교로 찾아와 프로그래밍’, ‘3D 프린터 제품 제작’, ‘제과등 다양한 진로에 맞춘 과목들을 가르친다. 철원군 내 다른 고등학교와 수업을 공유해 학생들이 학교를 오가며 수업을 듣기도 한다. 벽지의 한계는 온라인 공동교육과정활용으로 극복하고 있다. 강원도 내 각 고교가 온라인 플랫폼에 개설한 과목을 학생들이 수강 신청하면 학교에서 노트북과 캠 등 필요한 기기를 지원한다. 실제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과목을 신청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라남도교육청(교육감 장석웅) 역시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대비해 올해 공동교육과정 운영을 확대했다. 2021학년 1학기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수강 신청 마감 결과, 지난해 20강좌에서 올해 36강좌로 크게 는 것. 도교육청은 사전 수요 조사를 거쳐 원하는 과목을 개설한 점과 전 강좌가 쌍방향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고 수업의 질도 높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학생들의 관심과 호응을 얻은 것으로 설명했다.

 

고교학점제 BI. 책, 학교, 학생의 이미지를 단순화한 디자인이다.
고교학점제 BI. 책, 학교, 학생의 이미지를 단순화한 디자인이다.

<졸업 유예? ‘미이수 제도운영한다>

고교학점제에서는 고교 1학년 1학기를 진로집중학기로 운영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3년간의 교육과정을 설계하도록 한다.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시기고, 결정이다. 고교학점제에서는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듣고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역량을 쌓을 수 있다. 그러나 3년간 총 192학점 이수 등 졸업 여건을 갖추지 못하면 졸업을 제때 못할 수도 있다. 학년별 수료에 필요한 출석 일수는 3분의 2 이상이다. 학기별 최소 이수 학점(64학점)이 있어 한 학기에 몰아 듣기는 불가능하다. 과목별로 40% 이상 성취 수준도 달성해야 한다. 고교학점제의 실제 학사제도는 크게 교육과정 편성 수강 신청 수업 운영 평가 이수/미이수 평가 학점 취득 졸업 등 7단계의 과정으로 구성된다. 이때 스스로 선택한 과목에 대해 일정 정도의 성취도를 반드시 이루도록 미이수 시 보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미이수 제도’가 시행된다.

 

<대입제도와 교사배치는 어떻게?>

대입제도와 교사배치는 학부모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먼저 교육부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입사 방향을 새로 수립하기로 했다. 공동교육과정 활성화를 위해 시·도별 공통운영지침 마련 등 제도 정비를 추진하고 학교 밖 학교교육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교사들은 여러 과목을 지도할 수 있게 양성하고, 배치를 개선한다. 희소 분야 등에서 교원이 부족할 경우 교원 자격 표시과목을 수시로 신설하고, 예비·현역교원 복수전공·부전공도 시스템화한다.

교원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에 대비해 내년까지 새로운 교원 수급 기준도 마련한다. 농어촌 및 소규모학교들은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할 수 있도록 교사와 강사가 뒷받침돼야 하고 다()과목 지도 교사에 대한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교육부는 교육지원청에 순회 교사를 배치해 교사 확보가 어려운 지역의 과목 개설을 지원하고, 고교학점제를 구현할 수 있는 교원 수급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시적으로 학교 밖 전문가에게 특정 교과를 맡기는 방안도 검토한다.

지난 120일부터 3일간 열린 ‘2021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계획단계 워크숍에서 고교학점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저자 정미라 늘푸른고 교사는 고교학점제의 이해와 사례발표를 통해 지역의 산업을 담아내는 교육과정과 과목 개설이 매우 중요하다. 인천의 어떤 고등학교는 무역이 활발한 도시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외국어 교과를 개설했다고 제안했다.

박경희 전남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고교학점제에서는 성적 상위 학생뿐만 아니라 학생 한 명, 한 명 모두가 빛날 수 있도록 다양한 과목을 개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등 6학년, 고교학점제 미리 준비하자>

고교학점제에서 진로에 대한 능동적 고민은 필수다. 상대평가인 석차등급이 아닌 절대평가 방식의 성취도로 평가되는 고교학점제 교육과정에서는 고교 입학 전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과 함께 능동적으로 고교 3년간의 수업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선 고교학점제를 올바로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이때는 단위학교 단독형 타학교 연계형 지역교육시설 활용 온라인 강의 활용 등 교육과정 운영 유형에 따른 학교와 운영 형태에 대한 정보가 필수다.

·중학교 학생들에게 더 많은 진로 탐구와 적성 쌓기 프로그램을 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예는 경기도 교육청의 꿈의 학교를 꼽을 수 있다. 꿈의 학교는 청소년의 꿈이 실현되도록 돕는 학교(정규교과과정) 밖 학교를 말한다. 2015년 경기도 전역 209곳을 시작으로 올해는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 학교 1200,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 학교 700, 다 함께 꿈의 학교 200곳 이상을 운영할 계획이다.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 학교는 학생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한 뒤 수강생을 모집해 운영하며, 경기지역 초··고생과 학교 밖 청소년이 응모할 수 있다.

고교학점제가 지역 한계를 극복하고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 학점을 이수하는 방식으로 교육 혁신을 가져올 것은 분명하다. 지역마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대비하고 있다. 문제는 교사 숫자와 교실 확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교육의 미래는 지난 1년여 동안의 변화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앞으로의 1년은 과거 10년 아니 수십 년의 가치와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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