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고발당할 각오라면 직접 나서는 건?
기자수첩 - 고발당할 각오라면 직접 나서는 건?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1.04.11 21:48
  • 호수 8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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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은 말 그대로 여러 사람에게 알리거나 건의하고 싶은 내용 따위를 자유롭게 써서 올리는 인터넷상의 공간이다.

자유게시판을 운영하는 측에서도 누구든, 자유롭고 편하게 의견·비판·하소연 등을 쓸 수 있게 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또 누구든 자유롭고 편하게 게시글을 읽을 수 있고, 필요한 경우 댓글을 달 수도 있다. 때문에, 간혹 예민하거나 의도 또는 문제성 있는 게시글은 찬반양론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댓글 전쟁을 불러오기도 한다.

전 세계가 인터넷상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시대인 요즘에도 익명이 보장된 자유게시판의 특성상 인신공격과 아니면 말고 식의 지르고 보기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물론 피치 못할 이유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익명성 뒤에 숨어 고충을 호소하거나, 양심선언이나 내부 고발을 하는 예도 있다.

지역 모 인터넷신문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공무원들 정신 차려라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선배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글쓴이는 나는 돈 안 쓰려고 버티다 사무관 승진한 후에 6개월 만에 퇴직했지만’ ‘지금 군에서 승진할 때 돈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 ‘군수가 이 글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했으면 한다고 했다. 지난 311일 오후에 등록된 이 게시물은 두 달여 만인 49일까지 2150여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201777일 첫 게시물 이후 최고 조회 수다. 이 게시물의 위력은 장성군의회 본회의장에까지 미쳤다. 지난 2일 열린 제32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태신 의원이 5분 발언 서두에서 해당 게시물을 언급하며, “허위사실이나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면 즉각 조처를 해야 된다며 수사 촉구와 진실 규명을 요구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의원의 5분 발언 이후 정체불명의 게시물이 이 게시판에 150건 가까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흔히 이슈가 되는 게시물이 메인 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할 때 행해지는 방법의 하나다. 이 자유게시판에는 20172, 20181, 20192, 20208건의 게시글이 올라와 있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게시글 이전까지 올해 올라온 게시글은 5건 정도다. 물론 자유게시판 운영자에 의해 취지에 맞지 않는 글은 삭제되고 있기는 하다.

닉네임 선배의 이야기는 사실일까? 소설이나 억지일까?

물론 글쓴이는 확신이 있어서 고발해주기를 바란다고 했을 거고, 자신이 몸담았던 직장의 후배들을 위해서 정신차리라고 충고할 수는 있다. 그러나 아이피 추적 가능할 테니 고발하라니. 이토록 예민한 문제를 툭 던지고 마는 이런 방식은 이해하기 어렵다. 어째서 상대가 고발하기를 기다리는가? 고발당할 각오까지 하면서 후배 공직자와 장성의 미래를 걱정하며 쓴 글이라면, 직접 나서서 실체 없이 오랫동안 온갖 소문과 추측들이 난무하는 장성군의 인사 문제를 수면 위로 꺼내 진실을 가려보는 건 어떤가. 어차피 고발이 진행되면 드러나야 할 것들이 적지 않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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